삼성화재 세터 유광우는 V-리그 대표 세터 한선수와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플레이오프 진출로 활짝 웃었다.(자료사진=KOVO)
이번 대결에서도 웃은 쪽은 유광우(삼성화재)였다.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 V-리그 남자부 준플레이오프. 승자에게는 챔피언결정전으로 가는 마지막 고비인 플레이오프 출전권의 ‘기쁨’이, 패자에게는 그대로 시즌을 마쳐야 하는 ‘슬픔’과 마주해야 하는 분명한 경계다.
많은 배구 전문가는 정규리그 3, 4위의 맞대결을 두 세터의 맞대결로 예상했다. 유광우와 한선수, 두 동갑내기 세터의 자존심이 걸린 물러설 수 없는 맞대결이라는 의미다.
이 경기를 앞두고 유광우는 “개개인의 실력보다 전체가 하나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리 팀의 공격 옵션 가운데 가장 좋은 그로저를 알고도 상대가 막지 못하도록 연구하겠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임도헌 감독 역시 “어차피 우리 팀의 답은 나왔다. 공격루트가 다양하지 않은 만큼 얼마나 그로저와 국내 선수의 공격을 조화롭게 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그로저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었다.
올 시즌 힘겹게 ‘봄 배구’의 기회를 얻은 한선수는 “내가 토스를 잘 올리면 경기를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스스로 분발을 약속했다. 그는 “어렵게 잡은 기회인 만큼 부담 갖지 않고 동료들과 한마음으로 경기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장광균 감독대행은 “(한)선수가 본인이 잘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다. 잘 안될 때 경기를 보고 스스로 느낀 듯하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삼성화재의 세트 스코어 3-1 승리. 경기가 끝나고 유광우는 활짝 웃었고, 한선수는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다.
경기 후 만난 유광우는 “정규리그 36경기나 치렀지만 단판승부는 심장이 더 쫄깃했다”면서 “(챔피언결정전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그 나름의 긴장감이 있는데 이제는 한 경기를 지면 끝이라는 생각에 또 다른 부담감이 있었다”고 활짝 웃으며 크게 숨을 내쉬었다.
V-리그를 대표하는 두 세터의 라이벌 경쟁에서 다시 한 번 승리한 소감은 특별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유광우는 “(한선수와) 라이벌 경쟁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나도 긴장을 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선배로서 밝은 분위기에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만큼 (상대 코트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유광우가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곽명우(OK저축은행)는 한선수와는 또 다른 유형의 선수다. 주전 세터 이민규의 부상으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지만 ‘큰 경기’ 경험에서는 유광우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