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개막 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현대캐피탈의 정규리그 우승에 최태웅 감독(왼쪽)은 챔피언결정전까지 우승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선보였다.(자료사진=KOVO)
2015~2016시즌을 시작하기에 앞서 어느 팀도 현대캐피탈의 우승 가능성을 예상하지 않았다. ‘초보 지도자’ 최태웅 감독은 시즌 개막 전 저조한 연습경기의 성적으로 우승 가능성이 작게 예상된 결과에 시원섭섭하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6라운드 36경기를 모두 마친 현대캐피탈은 당당히 순위표의 맨 윗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4라운드부터 6라운드까지 정규리그 18경기에서 모두 우승하는 V-리그 신기록으로 당당히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가장 근접한 현대캐피탈이라는 점에서 ‘봄 배구’에 나선 나머지 3팀의 더욱 특별한 공략법이 필요했다. 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남자부 감독들은 정규리그 경험을 통해 각자의 필승 해법을 제시했다.
V-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준플레이오프에 나서는 정규리그 3위 삼성화재와 4위 대한항공의 감독은 “10일 준플레이오프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입을 모았을 정도로 현대캐피탈과 챔피언결정전 격돌보다는 당장 눈앞의 중요한 일전부터 승리한다는 신중한 입장이었다.
장광균 대한항공 감독대행이 “정규리그에 범실이 많았던 만큼 이 부분을 강점으로 만들겠다”는 포괄적인 승부수를 제시한 가운데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은 올 시즌 6차례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1승5패의 열세에 그쳤던 만큼 “현대캐피탈의 빠른 플레이를 막기 위해서는 우리가 서브를 적절하게 공략해야 한다.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주문하겠다”고 ‘라이벌’과 맞대결에 강한 의지를 선보였다.
정규리그 2위로 한결 유리한 위치인 OK저축은행의 김세진 감독도 챔피언결정전에 대한 의지보다는 플레이오프의 승리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다. 김세진 감독은 “현대캐피탈이 우리의 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준플레이오프 승리팀과 목숨을 걸고 경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세진 감독 역시 정규리그에서 현대캐피탈에 2승밖에 거두지 못한 만큼 “현대캐피탈의 빠른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블로킹을 더욱 신경쓰겠다”고 분명한 승부수를 제시했다.
7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해 나머지 3팀의 피 튀기는 접전을 지켜봐야 하는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은 부임 첫해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이루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시즌 전부터 큰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무용지용(無用之用·쓸모없어 보이는 것의 쓰임새)이라는 말처럼 우리가 큰일을 이뤘다”면서 “우리의 파죽지세가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다.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말처럼 결국 우승은 우리가 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