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왼쪽부터),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 (사진=KOVO 제공)
'NH농협 2015~2016 V-리그' 여자부 포스트시즌은 어느 시즌보다 흥미진진할 전망이다. IBK기업은행의 우승, 현대건설의 2위, 흥국생명의 3위로 정규리그는 막을 내렸지만, 단기전 승부는 예측 불가능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상대전적을 살펴보면 기업은행은 흥국생명을 상대로 5승1패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그런데 현대건설을 상대로는 3승3패로 팽팽했다. 현대건설은 오히려 흥국생명에 2승4패로 약했다. 물고 물리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정규리그 30경기를 치르면서 전력은 이미 파악이 됐다.
결국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정신력이다. 3개 팀 감독들 모두 8일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기술보다는 정신력"이라고 변수를 꼽았다.
통산 세 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하는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은 "기술보다는 마음, 애절함 같은 것들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헝그리 정신도 필요하다"면서 "그런 부분이 있어야 가지고 있는 기술도 나온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도 "배고픈 건 나도 마찬가지"라면서 "누구 하나 꼭 집어서 미치기보다는 6명 모두 간절함을 가지고 목표를 설정한다면 그 목표를 분명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미희 감독은 "기술적인 면보다는 간절함이 필요할 것 같다. 선수들이 한 곳을 바라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6~7명이 똑같이 잘 하면 좋겠지만, 컨디션이 안 좋은 선수 대신 들어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줄 선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세 팀 모두 약점이 있다.
기업은행은 외국인 선수 맥마혼의 챔피언결정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11일 실밥을 풀고 초음파 검사를 받은 뒤 결정할 계획.
이정철 감독은 "물론 왼손이라 다른 동작은 괜찮겠지만, 부상 경험이 없는 어린 선수라 말하기는 어렵다. 본인 의지가 절대적이다. 의지만 있으면 부분적으로 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희진도 "뛸지 안 뛸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국내 선수들이 더 끈끈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세터가 고민이다. 염혜선이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기복이 있다. 반면 기업은행은 김사니가 있고, 흥국생명 역시 주전은 아니지만, 이수정 플레잉코치가 위기 순간에 나선다. 확실히 세터에서는 밀린다.
양철호 감독도 "염혜선은 서브 리시브가 받쳐주면 공격수 활용이 좋다. 훈련 때 좋은 모습을 보이면 중용하겠다"면서 "대신 상대 포테이션에 맞춰 블로킹에 얼마나 막히느냐에 따라 이다영도 쓸 것"이라고 해법을 전했다.
흥국생명 역시 외국인 선수로 고민이다. 테일러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급하게 알렉시스를 데려왔다. 문제는 포지션에 센터다. 센터 김혜진을 측면으로 돌리는 방안도 시험했지만, 포스트시즌을 치르기에는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