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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담·협박도 허사' 또 자폭해버린 '럭비공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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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이러는지 몰라' 인삼공사 찰스 로드가 9일 KCC와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쿼터 5반칙 퇴장을 당한 뒤 벤치로 들어가고 있다.(전주=KBL)

 

'2015-2016 KCC 프로농구' KCC-KGC인삼공사의 4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이 열린 9일 전북 전주체육관. 경기 전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은 찰스 로드(201cm)에 대해 "얼마나 흥분하지 않고 중심을 잡아주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로드는 7일 1차전 패배의 큰 원인이었다. 센터임에도 1쿼터 3점슛을 2개나 쏴 실패하는 등 골밑을 비우면서 58-80 대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김 감독은 "로드가 외곽에 버티고 있으니 우리 슈터들이 슛 기회가 나지 않았다"고 혀를 찼다.

때문에 김 감독은 전날 로드와 특별 면담을 갖기도 했다. 훈련 때 따로 불러 약 30분 장시간 대화를 나누면서 타일렀다. 로드도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다짐했다.

2차전에 앞서 김 감독은 그래도 못 미더워 살짝 협박(?)도 가했다. 김 감독은 "정말 다른 팀에 가봐야 우리 팀이 잘해줬구나 하는 것을 알 것"이라면서 "이번 시즌 뒤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다른 팀에 가야 한다"고 짐짓 으름장을 놨다. 이어 "오늘 하는 것과 챔피언결정전 진출 여부에 따라 생각해볼 것이라고 얘기해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어르고 달래도, 타이르고 윽박질러도 '백약이 무효'였다. 로드의 돌출행동은 이날도 이어졌고, 결국 패배의 큰 원인이 됐다.

▲쓸데없는 반칙, 턴오버 남발

이날 로드는 1쿼터를 벤치에서 시작한 뒤 종료 1분50초를 남기고 코트에 들어섰다. 그러나 집중력이 다소 떨어졌다. 골밑에서 이정현의 패스를 놓쳤다. 노마크 득점 기회를 날렸다. 이후에는 상대를 미는 공격자 파울을 범해 공격권을 내줬다.

2쿼터에도 로드는 각성하는 기색이 없었다. 슛을 시도하다 하승진에게 밀렸는데 파울이 불리지 않자 이후 리바운드 과정에서 하승진을 밀어버리는 자신이 파울을 범했다. 김 감독이 그렇게 쏘지 말라던 3점슛도 쐈다. 비록 들어가긴 했지만 김 감독의 표정은 굳어졌다. 이후 또 다시 수비 리바운드 과정에서 하승진을 밀어 넘어뜨리는 쓸데없는 파울이 나왔다.

결국 로드는 3쿼터 1분 6초를 남기고 5반칙 퇴장을 당했다. 가뜩이나 KCC의 높이에 밀리는 상황에서 팀의 최장신으로서 파울 관리를 해야 했지만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했다. 의욕만 앞선 끝에 또 다시 추격의 원동력을 앗아갔다.

결국 인삼공사는 2차전에서도 88-99 패배를 안았다. 5전3승제 시리즈에서 먼저 2패를 당해 벼랑에 몰렸다. 김 감독은 "로드가 오늘은 잘 하겠다고 했지만 반만 믿음이 간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그 절반의 믿음까지 로드는 날려버렸다.

이날 로드는 20분여만 뛰고도 11점 11리바운드 더블더블에 멋진 블록슛과 가로채기를 기록했다. 재능과 기술은 분명 갖춘 선수다. 과연 로드가 잃어버린 신뢰를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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