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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의 오산' KCC는 둘만 막아서 이길 팀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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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의 영웅은 가드 전태풍

'내가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마라' KCC 가드 전태풍이 9일 인삼공사와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동료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전주=KCC)

 

'2015-2016 KCC 프로농구' KCC-KGC인삼공사의 4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이 열린 9일 전북 전주체육관. 경기 전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은 "오늘은 안드레 에밋과 하승진을 막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략을 밝혔다.

둘은 7일 1차전 80-58 KCC 대승의 주역이었다. 에밋은 승부처였던 1쿼터만 13점을 쏟아붓는 등 양 팀 최다 27점(8리바운드 4도움)으로 내외곽을 휘저었고, 하승진 역시 양 팀 최다인 16리바운드와 5도움에 15점을 올리며 골밑을 지배했다.

둘을 봉쇄한다는 인삼공사의 작전은 당연했다. 김 감독은 "KCC는 하승진이 골밑에서, 에밋이 외곽에서 확실하게 중심을 잡아준다"면서 "우선은 에밋을 마리오 리틀이 막고, 하승진에게는 오세근을 붙여 막아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KCC가 강팀인 만큼 1쿼터를 밀리면 승산이 없다"고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추승균 KCC 감독은 상대적으로 느긋했다. 리그 최고의 득점원 에밋과 건강한 몸 상태의 최장신(221cm) 하승진은 쉽게 막기 어려운 까닭이다. 여기에 다른 선수들의 컨디션도 정규리그 이후 2주 동안의 실전 공백을 무색케 할 만큼 좋았다. 추 감독은 "특별하게 1차전 전술을 많이 바꾸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단 인삼공사의 작전은 들어맞는 듯했다. 그러나 KCC에는 에밋과 하승진만 있는 게 아니었다. 인삼공사로서는 막아야 할 선수가 더 많이 있었다.

2차전의 주역은 전태풍(36 · 180cm)이었다. 최대 승부처였던 1쿼터 KCC의 리드를 안기며 승기를 가져왔다. 올 시즌 정규리그 MVP 투표에서 1표 차로 아깝게 2위에 머문 존재감을 확실하게 입증했다.

'격하게 고마워, 태풍이 형' KCC 하승진이 9일 인삼공사와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덩크를 도운 전태풍에게 감사의 눈빛을 전하고 있다.(전주=KBL)

 

1쿼터 KCC는 인삼공사의 만만치 않은 공세에 밀려 초반 자못 고전했다. 에밋이 득점을 올리긴 했지만 인삼공사 김기윤의 외곽포와 오세근의 미들슛으로 2분께까지 4-7로 밀렸다.

이때 전태풍이 나섰다. 전태풍은 에밋과 2대2 플레이로 공간을 만든 뒤 통렬한 동점 3점포를 꽂았다. 인삼공사도 에밋을 집중 마크해 패스 미스를 유도한 뒤 속공을 성공시켜 11-9로 앞서는 등 거세게 반격했다.

하지만 쿼터 종료 4분48초 전 전태풍이 상대 김기윤의 공을 재치있게 가로챘다. 이후 상대 골밑에 가 있던 하승진에게 롱 패스를 찔러줬다. 하승진이 통렬한 원핸드 덩크를 꽂으며 18-15 리드를 만들었다.

이때 팽팽하던 승부의 추가 KCC 쪽으로 기울었다. 1분 뒤 전태풍이 3점포를 꽂으며 23-15로 리드를 벌렸고, 이후 김효범까지 외곽 지원하며 25-15, 두 자릿수 리드를 만들었다. 전태풍은 1쿼터만 9점 1도움 1가로채기를 올리며 32-22,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1쿼터에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KCC는 2쿼터 에밋이 7점, 허버트 힐이 6점을 넣는 등 전반을 55-41로 마쳤다. 전태풍은 2쿼터에도 3점 2가로채기 1도움을 올리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결국 KCC는 후반 하승진의 골밑 위력과 에밋의 클러치 능력까지 살아나며 99-88로 이겼다. 5전3승제 시리즈에서 먼저 2승을 따내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전태풍은 16점 3리바운드 2도움을 올렸고, 에밋도 양 팀 최다 39점 6리바운드 5도움을 기록했다. 하승진 역시 14점에 양 팀 최다 16리바운드로 건재했다.

반면 인삼공사는 이날 초반 전태풍의 기세를 막지 못하면서 벼랑에 몰렸다. 리틀이 28점 9도움, 오세근이 21점 11리바운드로 활약했지만 찰스 로드(11점 11리바운드)가 3쿼터 종료 1분여 전 5반칙 퇴장을 당했다 .

두 팀은 10일 하루를 쉰 뒤 11일 인삼공사의 홈인 안양에서 3차전을 치른다. 인삼공사로서는 막아야 할 KCC 선수들이 너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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