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성공단 중단, 중국 협력 없인 실효성 없어
- 금융제재·해운제재 효과 한정적
- 北 비핵화 돌파구는 ‘북미수교, 평화협정’
- 현 시점에서 사드배치는 불가피
- 北, 5월 당대회 이후 대화제의 가능성 높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2월 15일 (월)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 정관용> 북한의 4차 핵실험 그리고 미사일 발사.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 오늘은 대북 추가적인 해운제재 방안도 거론됐고요. 여권 일각에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하자’ 이런 얘기가 공개적으로 나오는, 강대강이 맞서는 엄중한 한반도 정세입니다. 그런데 ‘이런 제재와 고립은 북한에 안 통한다’ 이렇게 주장하시는 중앙일보의 국제문제대기자 김영희 선생의 고견을 좀 듣겠습니다. 오늘 전화로 모셨어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영희>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 정관용> 개성공단 중단시킨 것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영희> 당분간은 돌아보지 못할 다리를 건너버린 건데요. 이게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해서 그런 조치를 취한 것 아닙니까?
◇ 정관용> 그렇죠.
◆ 김영희> 그런데 사실은 개성공단에 북한 근로자들 한 5만 4, 5000 되지 않습니까? 그 사람들의 임금이 동북삼성 단동지역 이쪽에서 중국 사람들이 북한 근로자들 고용한 임금의 한 절반밖에 안 돼요. 그러니까 북한은 여차 하면 개성공단에서 잃는 임금수입을 그보다 한 2배 정도 되는 중국에서 벌어들일 수 있다, 이런 배짱이 있는 것 같고. 그게 첫째고 그다음에 혹독한 대가라고 하지만 무엇을 위한 대가냐 이거죠. 그러니까 북한을 굴복시키기 위한 것이냐 아니면 비핵화를 위한 것이냐. 거기에 대한 정의가 뚜렷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이게 지금 핵미사일을 포기시키겠다는 것이냐. 아니면 도발을 중단시키겠다는 것이냐. 그런데 북한은 더 길길이 날뛰고 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저는 결론적으로 얘기를 하면 개성공단은 중단했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북한에 대한 혹독한 응징이 되지 않고 1년에 1억 달러 정도 손해를 보는 셈인데 그건 그만한 인력을 중국으로 수출을 하면 그보다 더 벌어들일 수 있다, 이런 얘기가 되고. 그다음에 국제공조하고 같이 묶어야 되는데 국제제재가 중국의 협력 없이는 전혀 효과가 없는 거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영희> 그리고 아직까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안보리에서 지금까지도 제재결의조차 아직 못 나오고 있잖아요. 그런 사태를 보면 국제공조도 지금 제대로 안 될 것 같고 결국 한다는 게 한국하고 미국하고 일본이 자체의 독자적인 제재를 하고 있는 데 불과하단 말이에요. 그런데 중국에 구멍이 뻥뻥 뚫려 있거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미국, 일본, 한국이 더 지금보다 촘촘한 금융제재 또 오늘은 해운제재 얘기까지 나왔어요. 북한을 경유한 다른 제3국의 선박도 우리 영해를 전혀 지나가지 못하게 하겠다, 이런 것인데. 이런 정도까지 해도 혹독한 대가가 아니다, 이렇게 보세요?
◆ 김영희> 100% 우리가 희망하는 건 얻질 못하고 일부 한정된 효과는 물론 있죠. 일부분 있지만 북한은 또 창이 발달하면 방패가 발달하는 것 아닙니까? 방패가 발달하면 또 창이 발전하고. 그러니까 무슨 수를 써서라도 특히 중국에 길이 많이 열려 있기 때문에. 그리고 북한의 여러 가지 무기관계 부품들, 사용부품들을 필요로 하는 나라들이나 테러단체들이 많단 말이에요.
◇ 정관용> 많죠.
◆ 김영희> 그러니까 북한으로서도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그런 대가를 받진 않을 거예요.
◇ 정관용> 그러니까 선생님 말씀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한미일의 철통같은 공조를 통한 강력제재를 해도 북한에 큰 효과가 없다, 이 말씀 아니겠습니까?
◆ 김영희>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효과는 없습니다. 한정된 효과는 있지만, 우리가 원하는 뭐가 있을 것 아닙니까? 북한을 굴복시킨다든가 무슨 비핵화를 시킨다든가 뭐가 있을 것 아닙니까? 최종적인 목표가. 그건 달성 못 한다는 얘기죠.
◇ 정관용> 중국은 계속해서 그러면 북한을 도울까요? 중국이 자세를 바꿔서 강한 제재를 할 가능성은?
◆ 김영희> 중국이 근본적으로 자세를 바꾸지 않는다는 건 이미 확인되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확인됐다.
◆ 김영희> 왕이 외교부장관의 얘기나 시진핑의 자세나 이런 걸로. 그리고 중국의 언론보도나 이런 걸 통해서 전부 확인이 됐고 왜냐하면 이게 사드 도입하고 물려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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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관용> 그렇죠.
◆ 김영희> 사드가 아니라도 중국은 북한을 완충지대로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숨넘어가는 건 중국이 원치 않아요.
◇ 정관용> 원치 않는다. 일각에서는 이런 얘기를 합니다. 개성공단 중단 같은 경우에 개성공단 근로자들 그다음에 그들의 가족 합하면 한 20만, 크게 봐서.
◆ 김영희> 곱하기 4를 하면 20만 되죠.
◇ 정관용> 그 20만이 김정은 체재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 강한 적개심, 분노심을 일으켜서 내부에서의 체재전복세력 식으로 비판세력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식으로 내부를 흔들어야 한다. 때문에 개성공단 중단은 잘한 거다. 이런 논리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 김영희> 그것까지 기대했던 건 생각하지 않고. 우리가 옛날에도 해방직후 같은 경우엔 외국기관에 취직하는 건 엄청난 특혜 아니었습니까? 특권이었죠. 그 사람들이 내부적으로는 속마음으로는 상당히 김정은 정권에 대해서 야속하게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죠. 한국 정부에서도 그렇고 동시에 그 원인제공자가 결국은 김정은이니까. 김정은에 대해서 야속한 생각을 하고 있지만 그러나 그게 가족을 다 합쳐도 20만인데 1700만 인구 중에서 20만이 조직된 어떤 무장단체도 아니고 조직된 세력이 아닌 이상 그게 어떤 손에 잡힐 만한 어떤 효과를 낼 것이냐. 단기적으로 저는 그건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희망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게 예를 들어서 여기저기서 20만, 5만 또 30만 이런 게 사방에서 일어나서 이게 하나의 연결이 될 때 그때 같으면 우리가 발언한 그런 효과를 낼 수 있을는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런 단계가 아니잖아요.
◇ 정관용> 한미일이 여러 가지 제재를 막 해도 그렇게 산지사방에서 들고 일어나는 상황은 만들 수 없다?
◆ 김영희>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결국은 무슨 얘기냐 하면 이게 우리가 분단 관리에 실패한 거죠. 분단 관리를 해서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고 그다음에 대화를 해서 최종적으로는 비핵화가 목적 아닙니까? 비핵화하고 평화하고. 그리고 언젠가는 통일을 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우선 미국하고 북한이 수교를 해야 되고 북미수교하고 미국의 핵, 북한의 핵 모라토리엄하고 교환을 하고 그다음에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고 그러면 신뢰가 쌓일 것 아닙니까? 예를 들어서 워싱턴에서 미국에서 평양에다가 대사관을 보내고 북한에서 워싱턴에 대사관을 보내고 대화를 하고 접촉하고 접촉이 늘고 교류가 늘고 그러다 보면 신뢰가 쌓일 것 아닙니까?
◇ 정관용> 맞아요.
◆ 김영희> 그때 가면 말하자면 불가역적 완전한 검증 가능한 비핵화, 여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선생님 말씀해 주신 것은 이 불가역적 비핵화가 최종단계이고 그 이전에 북미수교 또 핵 모라토리엄, 평화체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것 이런 것들이 비핵화 이전에 와야 한다. 이 말씀이신 거죠?
◆ 김영희> 물론입니다. 상당히 긴 과정을 거쳐야 통일이 온다, 이런 얘기죠.
◇ 정관용> 그런데 미국이나 한국은 비핵화에 관한 진전 없이는 북미대화도, 수교는커녕 평화협정 체결도, 대화조차도 안 된다. 이런 식이거든요.
◆ 김영희> 그런데 ‘비핵화에 대한 진전 없이는’ 그것도 말이죠. 레인지가 상당히 길어요. 상당히 길어서 그게 딱히 ‘이거다, 이걸 해라 이렇게 하면 우리가 이렇게 하겠다’ 여기에 대한 정의가 확실치 않아요. 예를 들면 비핵화에 대한 진전이라는 게 뭡니까? 대화를 할 때 우리가 보기에 좀 진지해 보인다. 이렇게만 해도 대화를 하는 거죠.
◇ 정관용> 우리가 인정하면 되는 거죠.
◆ 김영희> 네. 그렇지 않고 뭘 하다가 동결을 한다. 모라토리엄을 건다. 그러면 아까 제가 말씀드린 반대급부를 줘야 하는 거죠.
◇ 정관용> 그나저나 북한은 그런 걸 원하고는 있어요? 대화나 이런 걸?
◆ 김영희> 물론이죠.
◇ 정관용> 그게 무슨 근거가 있습니까?
◆ 김영희> 이게, 아니 근거가 있는 게 아니고 과거의 패턴을 보면 도발, 도전을 하고 핵무기를 핵실험을 하고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하고 나면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반드시 평화공세, 대화공세, 대화모드가 대화로 바뀐단 말이에요. 그런데 내달에 우리가 키리졸브하고 독수리훈련을 시작하지 않습니까? 이번에 굉장히 세게 하거든요. 그런데 세게 하지 않아도 과거에도 이런 일이 없어서도 우리가 한미연합훈련을 할 때는 북한은 바짝 긴장한다고요. 긴장을 하면서 상당히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는데 그 반응의 내용이라는 것이 거의 조그마한 도발도 있고 그런데 이번에는 엄청 세게 하거든요. 엄청 세게 하기 때문에 도발하는 것도 그렇게 엄두내기도 쉽지는 않을 거예요. 그런데 또 5월에 북한에 또 36년만에 처음으로 열리는 당대회가 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그 당대회를 지나고 나면 내 생각으로는...
◇ 정관용> 대화가 열린다?
◆ 김영희> 대화모드로 북한이 전환한다. 이 얘기죠. 그러니까 그때까지 기다려보고 이런 조치를 취했으면 좋겠는데 국제적으로 물론 엄청 강한 압박을 가해야죠. 그리고 이제는 ICBM까지 자꾸 경량화, 소형화하고 탄두를 갖다 이런 식으로 하고 있으니까 우리도 안보태세는 정말 철벽같은 안보태세는.
◇ 정관용> 그렇죠.
◆ 김영희> 갖추어야 하는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선생님.
◆ 김영희> 그러기 위해서 제 욕심으로는 5월 전당대회 이후까지 기다려봤으면 하는 그런 바람이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사드배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
◆ 김영희> 이제는 사드배치가 불가피하게 됐어요.
◇ 정관용> 불가피하게 됐다.
◆ 김영희> 왜냐하면 이게 거의 우리의 억제수단을, 대북억제수단을 중층적, 다층적으로 해야 되는 거거든요. 왜냐하면 이것은 한발이라도 떨어지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고고도에서 요격을 못 하면 저고도에서 패트릭미사일 3 가지고 하고.
◇ 정관용> 그러니까 2중, 3중으로 막아야 하기 때문에.
◆ 김영희> 2중, 3중, 4중, 5중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에 사드는 불가피하다, 이런 얘기입니다.
◇ 정관용> 오늘 원유철 원내대표까지도 공론화에 가담을 했는데. 우리의 핵무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영희> 그건 대단히 무지하고 위험한 발상입니다. 왜냐하면 한번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핵무장을 하잖아요. 핵무장을 하면 NPT를 탈퇴를 한다고요. 그러면 기왕에 핵보유국들이 중국, 우리의 최고의 우방인 미국, 프랑스, 영국이 앞장서서 한국을 제재, 한국에 대해서 제재를 가한다고요. 다른 나라는 고사하고 미국하고 중국이 우리를 제재하는 걸 상상을 한번 해 보세요. 그러면 우리는 완전히 국제적으로 고립된다고요.
◇ 정관용> 정몽준 전 위원 같은 경우는 지금 아주 특별한 비상시국이기 때문에 좀 봐달라고 그러면서 핵무장하는 것 어떠냐. 그러면 미국이 제재 안 하지 않겠느냐. 그렇게도 얘기를 하던데.
◆ 김영희> 우리가 핵무기를 가지자는 게 정몽준 전 의원의 지론인데 상당히 오랜 지론인데. 지금 비상상황이 좀 봐달라고 하는 것이 통한다고 생각하는 건 상당히 순진한 생각입니다.
◇ 정관용> 네, 알겠습니다. 5월 당대회 이후 대화.
◆ 김영희> 그때까지 한번 기다려봅시다.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 정관용>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김영희> 네, 들어가세요.
◇ 정관용> 중앙일보의 김영희 국제문제 대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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