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
새누리당 공천권 투쟁의 3라운드를 알리는 공이 울렸다.
1라운드가 안심번호를 활용한 여론조사 경선에 대한 친박계의 반발로 촉발됐고, 별도의 공천제도 기구까지 만들어 2라운드를 치른 결과 '상향식 경선' 원칙이 재확인됐다.
3라운드는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출범과 함께 시작됐다. 공관위는 11일 전체회의를 열어 여론조사, 자격심사, 우선·단수추천 등 3개 소위원회를 가동했다.
핵심 쟁점은 전략공천이 폐기된 뒤 당헌·당규에 새롭게 포함된 우선·단수추천제를 어떤 범위로, 어떻게 활용할지다. 이를 활용하려면 지역구 의원을 컷오프(예비심사에 의한 낙천)시켜 지역구를 비워줘야 하기 때문에 현역의원 입장에선 '저승사자'와 같은 제도다.
'상향식'에 정치생명을 건 김무성 대표 등 비박계는 우선·단수추천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반면 이한구 공관위원장 중심의 친박계는 경선을 최소화하고 우선·단수추천을 최대화하려고 한다. 서로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바탕 격돌이 불가피하다.
◇ 이한구 "다음 주부터 일부 현역의원 적격성 심사"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사진=황진환 기자)
이 위원장의 이날 발언을 종합해보면 컷오프의 기준은 '저(低)성과', '당 정체성과 어긋나는', '지지율이 낮은' 의원 등이다.
그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마치 '양반집 도련님'처럼 월급쟁이 비슷하게 4년 내내 별로 존재감이 없던 사람들이 제법 있다"며 "그런 사람들은 아무래도 집중 심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공관위 전체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공천 부적격자'에 대해 "우리 당인지 모르겠는 사람"이라고 지적한 데 이어 "(영남 등에서) 당 지지도보다 너무 떨어지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의 지침에 따라 공관위는 현역의원의 공천 적격성을 심사하기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적격성 심사에 대해 "전체 의원을 대상으로 하기는 힘들고, 일부를 대상으로 하는데 어떤 기준으로 대상을 정할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오는 16일까지 공천신청을 받고, 17일 이후부터 여론조사가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 親朴 '물갈이 필수' VS 非朴 '이한구 개인생각에 불과'
컷오프의 실제 성사 여부와 그 범위에 대해서는 계파 간 관측이 엇갈린다.
한 친박 핵심 의원은 경선 실시 지역에 대해 "50개 지역구 안팎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돌려 말하면 "50개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현역의원들은 우선·단수추천을 위해 지역구를 내놔야 한다"는 얘기와 같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을 들은 비박계는 "이 위원장 혹은 친박계의 일방적인 바람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비박계 관계자는 "최근 김무성 대표가 컷오프 주장에 대해 '이한구 위원장이 의욕적으로 할 수 있는 일과 구두 상으로 끝날 일을 구별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컷오프와 전략공천 등은 이 위원장의 개인적인 바람일 뿐 당헌·당규에 관련 조항이 없어 실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