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장하성 교수
- 현실정치 참여? 그럴 일 없어
- 문재인 전대표에겐 큰 결례, 죄송해
- 김종인, 국보위참여 했던 것도 문제
- 박정부 탄생 공로자라는 것도 문제
- 국민의당도 기대에 크게 못미쳐
- 출발부터 정당성이 좀 약했다
- 양당체제를 깬 것은 긍정적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2월 2일 (화)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장하성 교수 (고려대 경영학부)
◇ 정관용> 방금 국민의당 창당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오늘 스튜디오에 고려대학교 장하성 교수를 모셨습니다. 국민의당, 더불어민주당 두 곳에서 서로 모셔가려고 애썼던 분이죠. 한번 직접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장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장하성>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어제 안철수 대표랑 같이 공동토론회에 가셨더라고요.
◆ 장하성> 네.
◇ 정관용> 국민의당하고 조금 더 가까우신 거예요?
◆ 장하성> 어느 당을 선택해서 이야기한 건 아니죠. 어제 같은 경우는 그런 행사가 준비돼서 와서 경제문제를 얘기해 달라고 해서 했던 그런 경우입니다.
◇ 정관용> 어제 또 발언들이 좀 인구에 회자가 됐습니다. ‘세상이 바뀌기를 원한다면 기꺼이 돕겠다’ 그건 결국 함께 할 생각이 있다, 이 말 아닌가요?
◆ 장하성> 아니요. 그 얘기는 아니고 제가 현실정치를 하지 않겠다라는 말을 반복했는데 그 뜻을 명확하게 선출직에 나서거나 공직을 맡거나 당에 참여하거나 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을 바꿔야 할 지금 아주 절체절명의 시점에 있기 때문에 이런 바른 방향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정치인들을 정책적으로 돕는 일을 하겠다. 그건 안철수 의원만이 아니라 이건 문재인 대표께도 똑같이 제가 그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정책적인 도움은 제가 드릴 수 있는 한 드리겠다.
◇ 정관용> 문재인 대표도 장하성 교수한테 지금 김종인 선대위원장, 이제는 비대위원장이 됐고 사실상 정권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자리를 권했었다라고 하셨죠?
◆ 장하성> 어제 그 이야기를 한 것이 제가 문재인 대표께 큰 결례를 한 것으로 저는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왜요?
◆ 장하성> 그분이 저에게 어떤 호의를 베푸셨는데.
◇ 정관용> 그걸 공개한 것?
◆ 장하성> 민주당이 130명 가까운 국회의원을 가지고 있고 7, 80년의 야당 전통을 가진 민주당이 내부에서 당을 추스르지 못해서 지금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게 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분을 모셔다가 대표를 시킨 것을 비판하다 보니까 그 과정에서 그걸 좀 언급을 하게 돼서 사실은 문 대표께 대단히 죄송하다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언급은 좀 안 했었던 게 나았지 않나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어쨌든 내뱉어진 말이니까.
◆ 장하성>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언급이 보도된 후에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구체적으로 그런 자리 얘기한 적은 없다’ 이런 반응이 나와요.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장하성>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더 언급을 하지 않겠습니다.
◇ 정관용> 왜요? 사실관계 확인만 해 주세요.
◆ 장하성> 서로 좋은 뜻을 가지고 상대방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나눴던 대화이기 때문에 저는 그냥 그 신뢰를 제가 어제 언급을 함으로써 일부 좀 손상을 시킨 부분이 있어서 제가 더 이상 발언을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아무리 추궁해도 더 사실확인 안 해주실 것 같군요. 그런데 김종인 위원장을 그렇게 영입한 것은 정말 비판적으로 보십니까?
◆ 장하성> 전 그렇습니다.
◇ 정관용> 왜요?
◆ 장하성> 이 야당이 내부에서 그것을 수습할 수 있는 지도자가 단 한 명도 없어서 끊임없이 밖에서 사람을 찾아야 된다는 이 구조가 안타깝고 잘못됐다고 보는 것이고 그렇다면 지금의 120명이 넘는 국회의원들은 다 뭐냐 하는 이야기가 있고요. 김종인 위원장의 경우에는 경제전문가로서는 저는 굉장히 존경하고 제가 따르는 선배이시지만 정치적인 입지로 본다면 이미 다 논의가 됐습니다만 광주항쟁에 한이 있는 호남의 지지를 받고 있는 민주당이 국보위에 참여했던 분을, 더구나 ‘국보위에 참여를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본인 입으로 그런 말씀까지 하신 분을 당 대표로, 그것도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렸습니다마는 지금 이 반민주적이고 경제를 어렵게 만든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키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분을 아무런 그것에 대한 반성과 그것에 대한 책임에 대한 논쟁 없이 지금 당내수습용으로 그냥 모셔왔다는 건 저는 민주당이 과연 지금 한국의 정치현실을 제대로 보고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마는 또 김종인 위원장의 어떤 독특성이라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경제민주화 조항, 헌법의 어떤 걸 만드신 분이다라는 것도 있고. 또 한때지만 과거에 민주당에서 몸 담고 비례대표 의원도 하신 바가 있고. 이번에 처음 만난 게 아니라는 그런 의미에서. 또 박근혜 대통령을 만드는 데 일등 공신인 것은 맞지만 당선된 직후로부터 사실 토사구팽을 당하셨고 줄곧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공약 파기에 대해서 비판적인 견지를 유지해왔다. 이런 등등으로 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영입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이런 시각도 있을 수 있는데요.
◆ 장하성> 물론이죠. 갈 수도 있죠. 그런데 민주당의 국회의원 공천을 받거나 무슨 정책을 맡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을 혼자 통째로 지휘하는 대표가 된 겁니다. 민주당에는 정말 사람이 없나요? 그걸 묻고 싶었던 거죠. 더더구나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광주항쟁에 아직도 그 한을 풀지 못하고 있는 호남에 기반을 두고 있는 지지를 받고 있는 민주당이 그 문제에 대한 아무 런 언급 없고 그냥 오늘의 당내 계파간의 갈등을 극복하는 수단으로써 대표를 영입했다고 저는 보여져서 그런 비판을 한 겁니다.
◇ 정관용> 국민의당은 정식 창당을 오늘 했습니다마는 잘 하고 있다고 보세요? 어떻게 보세요?
◆ 장하성> 아이고, 정말 기대에 크게 못 미쳐서 거기도 역시 실망스러워서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니다라는 양비론이냐? 이렇게 비판하실 분이 있겠지만.
◇ 정관용> 양비론도 좋은 거예요.
◆ 장하성> 지금의 야당들이 잘못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를 견제하고 새로운 대안을 내는 이런 데 주력을 해도 부족할 판에 서로 갈라서서 정치판을 지금 어렵게 만든 것이 좀 안타깝습니다.
◇ 정관용> 국민의당에서는 뭐가 제일 실망스러우세요?
◆ 장하성> 우선 이 민주당하고 갈라서는 과정에서 정말 명확하게 왜 내가 갈라서느냐. 또 우리는 무엇을 추구하느냐 하는 것이 전제된 상황이어야 되는데 갈라선 것 자체가 저는 당내 갈등으로 갈라선 것으로 보여지거든요.
◇ 정관용> 그래요.
◆ 장하성> 그것이 추구하는 가치관이나 추구하는 정책이나 이런 것들의 충돌로 인해서 갈라섰다기보다는 당내 어떤 정치의 갈등에 의해서 갈라섰기 때문에 이 출발부터가 정당성이 좀 약했죠. 그러나 일부 예를 들어서 호남 같은 지역에서는 민주당이 이미 기득권화돼버렸기 때문에 제3의 정당 또는 수도권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로 기존에 양당체제를 깨는 제3의 선택의 정당이 생긴다는 의미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는데 과연 그러면 국민의당이 앞으로 그렇게 자리매김을 할 만큼의 정체성을 만들어갈 것이냐 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겠죠.
◇ 정관용> 그런데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으로는?
◆ 장하성> 지금까지로는...
◇ 정관용> 더불어민주당과 뭐가 다른지.
◆ 장하성> 네. 예를 들면 인물의 영입이랄지 구체적인 정체성이 아직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못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사실 거슬러 가보면.
◆ 장하성> 물론 저 자신도...
◇ 정관용> 책임이 있으시죠?
◆ 장하성> 네. 안철수 후보를 대선 때 도왔기 때문에 책임이 있고 또 제가 정치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외면한 책임이 있긴 합니다.
◇ 정관용> 거슬러 가보면 새정치를 표방하고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안철수 대표에게 가장 뼈아픈 것은 애매모호성이었어요.
◆ 장하성> 네.
◇ 정관용> ‘새정치라는 말만 있지, 그게 뭐냐?’ 여전히 똑같은 질문이지 않습니까?
◆ 장하성> 그러니까 당시 세상에서 그랬죠. ‘알 수 없는 것이 박근혜 창조경제와 안철수의 새정치’라고 이렇게까지 얘기를 했는데. 그 새정치라고 하는 것이 무슨 정치체제의 변화랄지 권력구조의 변화랄지 이런 거면 국민들이 쉽게 납득을 했을 겁니다. 그런데 기존의 정치구조와 권력구조는 그대로 두고 정치를 하는 방식의 변화를 가지고 새정치로 정의를 하니까 그것은 사실은 아주 치열하게 실천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한 설득력이 좀 없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 장하성> 그렇다고 해서 이 정책노선에 예를 들어서 급격한 변화, 예를 들면 지금 미국의 대통령 후보인 민주당 후보인 샌더스처럼 사회당, 지금 민주당 후보로 있지만 원래는 사회당이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장하성> 민주사회당 후보로. 그렇게 아주 명쾌한 자기의 노선이 드러나면 또 새정치로 보일 텐데 중도를 표방했기 때문에 보수와 진보 양쪽을 다 아우르겠다고 했기 때문에 그 새정치가 잘 눈에 보이지 않은 거죠. 그러니까 사실은 실천적인 부분에서 그 새정치를 구현해내야 하는데 그런 시간적인, 또 공간적인 여유가 허용되지 않았던 거죠.
◇ 정관용> 자, 그런데 장하성 교수께서는 안철수 대선캠프의 정책을 책임지는 자리로 참여하셨을 때에도 기존에 야당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세력이 나왔고 거기에 합류하셨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나뉘는 과정 자체를 비판하고 계십니다. 그건 왜 그렇습니까?
◆ 장하성> 아니요, 그 나뉘는 과정을 비판한 것은 이 나뉘는 것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내가 새로 세우려는 어떤 정체성과 내가 추구하려고 하는 가치, 미래관 이런 것에 의해서 나눠졌다면.
◇ 정관용> 그러면 동의하는데.
◆ 장하성> 네.
◇ 정관용> 단순히 갈등 때문이다.
◆ 장하성> 그런데 이건 당내 정치적 갈등의 또는 말하자면 당내 권력싸움의 갈등에 의해서 이것이 갈라섰기 때문에 저는 쉽게 동의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3의 정당 즉, 국민들이 기존의 양당체제가 이미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것이 이제 거의 저는 보여졌다고 믿기 때문에 제3의 정당이 나타남으로써 새로운 변화의 단초를 만든다는 의미에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본다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런데 장 교수님 강조하시는 게 새로운 노선이라는 말이에요. 정책기조일 것이고. 그 정책기조의 핵심은 또 경제정책입니다. 그런데 경제전문가로서 장 교수께서는 지금도 국민의당도 세상 바뀌기 원하면 내가 돕겠다. 내가 당적 갖거나 그러지는 않지만 정책적으로 자문하겠다고 말씀하시고 더불어민주당도 정책적으로 자문하겠다고 말씀하시지 않습니까? 양쪽 다 돕겠다는 생각은 갖고 계신 거잖아요. 그런데 노선이 서로 명확히 달라져야 된다는 주장과 두 당을 다 내가 정책적으로 조언한다는 것은 상호모순 아닌가요?
◆ 장하성> 아주 좋은 지적이신데요. 그런 모순이 왜 발생을 했느냐 하면 지금 한국사회가 지극히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이 상황까지 온 데는 많은 분들은 재벌이나 보수 쪽의 책임만 있다고 보는데 그것을 현실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야당 책임이 동시에 있어요.
◇ 정관용> 그렇죠.
◆ 장하성> 저는 예를 들어서 지금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 법안이 잘못됐다. 그러면 더민주나 야당 쪽에서 ‘우리의 안은 이거다. 이거 잘못됐으니 고쳐라’ 이게 아니라 ‘우리의 안은 이거다’라고 나와야 하는데 저는 그렇게 보이지 않거든요. 그런 점에서 첫째는 현상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겁니다. 지금이 얼마나 불평등하고 얼마나 불공정한지. 그러니까 그런 현상의 인식에 있어서는 저는 그것을 풀어나가는 대안을 무엇으로 찾을 것이냐 하는 것은 각자 정당의 정체성에 의해서 선택할 겁니다. 어떤 정당은 우리는 임금 통제를 하겠다. 어떤 정당은 우리는 세금으로 하겠다. 그 선택은 정당의 몫이나 지금의 구조를 바꿔야 된다는 현상인식에 대해서는 저는 얼마든지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두 야당 모두 다 변해라.
◆ 장하성> 그렇습니다.
◇ 정관용> 나의 인식을 동의한다면 변해라.
◆ 장하성> 나의 인식이라기보다는 지금의 한국사회가 고통 받고 있는 이 현상을.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것을 장하성 교수가 해석한 그런 방식대로 변해라. 이런 거로군요. 변할까요? 두 당 다? 두 당 다 변하면 하나로 합쳐져야 되는 것 아니에요?
◆ 장하성> 결국 그 두 당의 별개의 존립은 추구하는 비전과 가치관일 겁니다. 그런데 기존에 지금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이 추구하는 바가 다르라고 했지만 항시 선거 때가 되면 국민들 느낌에서는 뭐가 다르냐 할 정도로 그 정체성의 모호함이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그 문제는 앞으로 지켜봐야죠. 아직까지는 보이지 않죠.
◇ 정관용> 지금 새누리당은 반대하시는 많은 국민들 중에서 야당이 두 개로 쪼개져서 경쟁하고 하는 것 때문에 골치아파하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 장하성> 안타까워하시는 분들이 많겠죠.
◇ 정관용> 그 안타깝고 골치아파하시는 분들한테 한마디만 조언을.
◆ 장하성> 이 정치적 과정이 결국은 잘못하면 야당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또 이번 총선 이후로 내년에는 바로 올 연말부터 대선 국면으로 가면 정권교체라고 하는 더 큰 과제가 있기 때문에 이 총선에서의 야당의 만약에 패배가 굉장히 크다면 과연 정권교체 이룰 수 있을 것이냐 하는 안타까움, 절망감 이런 것이 몰려올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런 것 때문에 변화를 일으키지 않고 항시 야당이 그냥 뭉실뭉실 함께 가버리는 겁니다. 그러다가 오늘 이런 상황까지 온 거거든요. 정말 바라건대 만약에 안철수의 국민의당이 중도를 표방하는 부분이 있다면 정말 새누리당의 지지자도 일부 가져오고 민주당의 지지자도 일부 가져와서 독자 생존할 수 있는 만큼의 의석을 확보하고 민주당은 기존에 자기의 정체성에 의한 또 지지자를 모아서 3당 체제가 확립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3월이나 4월에 가서 선거에 임박해서 그것이 아니라 정말 야당 분열로 인해서 야당이 정말 공멸하는 관계가 온다. 그러면 그때 가서는 또 다른 정치적 선택을 분명히 생각해야 될 겁니다.
◇ 정관용> 어디 한 군데로 몰아가야 된다?
◆ 장하성> 그럴 수밖에 없지 않겠나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