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이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기소된 아서 존 패터슨(37)에게 1심에서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는 29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패터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도, 당시 만 17세의 미성년이었던 만큼 법정형의 상한인 징역 20년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정강력범죄처벌법은 18세 미만의 소년을 무기형으로 처할 경우 징역 20년을 선고하게 하고 있다.
재판부가 패터슨을 진범으로 본 결정적 근거는 범행 당시 그의 온몸에 묻은 혈흔이었다.
재판부는 화장실의 소변기 주변과 세면대 거울에 묻은 혈흔 등을 근거로 가해자는 숨진 조중필(당시 22세)씨와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 있었고, 조씨에게서 상당히 많은 피가 나왔던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목 양쪽과 가슴 부분에 여러 차례 공격을 한 만큼 가해자의 상·하의와 손목 등에 많은 양의 피가 묻을 게 명백하다고 전제했다.
이 때문에 범행 이후 양손과 머리, 상·하의에 많은 양의 피가 묻어 화장실에서 씻고 옷을 갈아입은 패터슨이 진범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첫 재판에서 범인으로 지목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에드워드 리는 화장실에 나온 직후 손을 씻지 않았고, 상의에 뿌린 듯 묻은 혈흔만 있었다.
세면대에서 패터슨이 조씨를 흉기로 찌르는 것을 봤다는 리의 진술은 비교적 신빙성이 있지만, 화장실 모서리 공간에서 리의 범행을 목격했다는 패터슨의 진술은 일관적이지 않고 객관적 증거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리가 패터슨에게 살인을 부추기고 앞장서서 화장실에 들어갔고, 범행 이후 친구들에게 "재미로 누군가를 찔렀다"고 말한 만큼 리 역시 패터슨의 범행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고 봐 그를 살인의 공범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리는 이미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아 같은 혐의로는 처벌할 수 없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10초도 걸리지 않은 시간에 매우 빠른 속도로 피해자에 대한 공격이 있었던 점 등을 볼 때 두 사람이 흉기를 주고받지 않았고, 패터슨만 조씨를 찔렀다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