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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에서 쌀을 수확한다?
김은경(성남시 분당구·42)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정욱(11)군이 학교에서 벼화분을 봤다고 하는 말을 듣고 신기해 벼화분을 구입, 베란다에서 재배하고 있다.
차를 타고 오가며 들판에 있는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것만 봤지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건 벼화분을 재배하면서부터다.
"벼에서도 꽃이 핀다는 거 아세요? 난과 같이 녹색, 황색, 자색 등 다양한 색깔의 잎도 관찰할 수 있어요. 저도 아이들도 너무 신기해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밥을 안 먹으려 해 고민했었는데, 직접 쌀을 수확해 본 후로는 밥이 더 맛있대요."
온도가 너무 낮으면 싹이 올라오지 않으므로 20°C 정도 유지해 주고 물을 받침분의 3분의 2이상 채워주면 벼가 쑥쑥 잘 자란다고 설명하는 김씨는 이제 벼박사가 다됐다.
또 받침분에 올챙이와 우렁이, 미꾸라지를 함께 길러 아이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집안의 작은 공간을 활용한 생태 체험장을 마련한 셈이다.
미꾸라지는 인근 재래시장에서, 올챙이는 운이 좋으면 학교 앞 문방구에서 만나 볼 수 있고 우렁이 역시 조금만 손품을 팔면 인터넷상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벼화분은 유치원 초등학생들과 도시민들에게 우리가 매일 먹는 쌀밥의 전 생육과정을 직접 체험하게 해 주고 쌀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경기도 농업기술원에서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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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최을수 연구원은 "특별한 기술 없이 물 관리와 햇볕관리만 잘해주면 집에서도 누구나 쉽게 벼를 기를 수 있어요. 싹이 트는 것부터 쌀알이 여무는 모습과 받침분에 우렁이 등을 키우며 아이들이 생태관찰을 할 수 있고 밥 지을 때 섞어 먹으면 아이와 함께 만드는 의미있는 먹을거리가 됩니다"라고 설명한다.
시중에서 구입할 있는 벼재배 화분은 전용상토, 흙톨볍씨, 받침화분, 재배화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손쉽게 설명된 재배방법을 참고해 화분에 볍씨를 심고 받침화분에 3분의 2정도의 물을 상시로 채워주기만 하면 약 5달 만에 쌀이 여무는 모습을 볼 수 있다.또 화분당 1천알을 수확할 수 있고 집에서도 절구를 이용해 찧어서 먹을 수 있다.
벼재배 화분은 한국학교기업협의회(www.kcsbe.com)나 인비트로플랜트(www.invitroplant.com) 홈페이지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단돈 600원으로 아이들에게 흙과 자연 배우게 해 벼 뿐만 아니라 야채도 화분에 심어 베란다에서 키우면 집안에 나만의 텃밭을 가꾸는 것과 같은 기분을 낼 수 있다.
민경미(수원시 금곡동·39)씨는 3년전부터 베란다 화분에서 치커리, 꽃양배추, 고추, 케일, 상추 등 가족들이 먹을 각종 야채를 길러오고 있다.
처음에는 딸 효정(13)이가 상추를 키워보고 싶다고 졸라대는 바람에 집에서 야채를 키우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가입해 야채화분을 키우는 사람들과 다양한 정보를 교환하는 등 야채 화분 키우기에 누구보다 열심히다.
모종은 화훼단지나 가까운 마트 또는 인터넷을 통해 구입이 가능해 민씨는 김포의 한 화훼단지를 찾아 모종 하나당 200원씩에 구입했다.
화분은 집에 있던 것을 재활용했고 모종 값으로 단돈 600원만 투자했을 뿐이다. 화분 세 개 놓는 공간에 1㎡도 채 할애하지 않았다.
민씨는 야채 화분을 기르는데 "특별한 노하우가 필요없다"고 말한다.
특히, 콩나물이나 숙주처럼 싹을 기르는 채소는 일조량에 상관없이 잘 자란다. 상대적으로 일조량이 적은 동향이나 서향 베란다에서는 부추, 생강, 미나리 등이 재배 가능하고, 정남향 베란다에서는 파, 열무, 시금치, 상추, 쑥갓 등이 적절하다.
야채화분을 기르다 보면 가장 큰 골칫거리는 진딧물이다. "고추를 물에 하루 밤낮을 담가둔 물을 뿌리면 캅사이신 성분이 살균 살충 효과를 내고 설탕을 넣은 우유를 뿌려주면 우유의 지방 성분과 설탕막에 의해 진딧물이 숨쉬지 못해 죽는답니다."
아이들은 조그만 열매가 달릴 때부터 남다른 흥미를 갖기 시작하더니 시키지도 않았는데 엄마의 일손을 돕는다.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푸른색에서 점점 붉게 익어가는 토마토 열매를 마냥 신기해 했다.
민씨는 "관상용 뿐 아니라 무공해 채소를 길러 먹는 즐거움과 아이들에게 흙과 자연을 일상 속에서 배울 수 있게 해 1석3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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