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길. (사진=OK저축은행 제공)
"공격적으로 살려가는 부분은 괜찮아요."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센터 김규민의 시즌 아웃 탓에 고민이 많았다. OK저축은행의 강점은 강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든 뒤 나오는 블로킹이다. 1~2라운드는 남부럽지 않은 블로킹을 자랑했지만, 3라운드부터 조금씩 처졌다. 현재 순위는 3위. 김규민이 제대로 뛰지 못하면서 블로킹이 확 떨어졌다. 그런 상황에서 김규민이 완전히 빠졌다.
한상길, 김정훈, 장준호 등 대체 자원 가운데 김세진 감독의 선택은 한상길이었다.
한상길의 신장은 194cm. 센터치고는 작은 편이다. 블로킹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대신 속공이 장점이다. 김세진 감독이 김규민의 대체 자원으로 한상길을 선택한 이유도 바로 공격 능력이다.
김세진 감독은 24일 우리카드전을 앞두고 "중간에도 계속 투입될 수 있었는데 발목을 다치면서 한 달 가까이 쉬었다"면서 "공격적으로 살려가는 부분은 괜찮다. 높이가 떨어져서 블로킹 때문에 기용을 못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OK저축은행은 센터들의 속공이 적다. 시몬이 센터 역할까지 해내면서 남부럽지 않은 속공을 자랑하지만, 덕분에 세터 이민규의 선택 폭이 좁아졌다. 가운데 속공이 살아야 이민규도 동시에 살아난다는 것이 김세진 감독의 생각이다.
김세진 감독은 "이민규를 살리려면 가운데 공격도 필요하다. 이민규가 최근 속공이 잘 안 되면서 양쪽에 의존한다"고 강조했다.
한상길은 우리카드전에서 실속 만점 활약을 펼쳤다.
3세트를 치르면서 총 득점은 8점. 36점을 합작한 시몬, 송명근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돌아갔지만, 한상길은 고비마다 속공과 블로킹으로 우리카드의 추격을 뿌리치는데 힘을 보탰다. 속공은 7개 중 4개를 성공시켰고, 약점으로 지적된 블로킹도 4개를 잡아냈다. 양 팀 센터 중 최다 득점이었다.
OK저축은행도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우리카드와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0(25-19 25-18 27-25) 완승을 거뒀다.18승8패 승점 56점으로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대한항공(승점 52점)과 격차를 4점까지 벌렸다.
18점을 올린 시몬은 후위공격 5점, 서브 3점, 블로킹 3점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작성했다. 올 시즌 개인 6호 트리플 크라운. 송명근도 18점으로 맹활약했고, 송희채도 8점을 보탰다.
우리카드는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지난 19일 대한항공전에 이은 두 경기 연속 셧아웃 패배.
경기 전 김상우 감독이 "대한항공전이 끝나고 '결과 이전에 다시는 이런 분위기, 이런 경기력이 나오면 안 된다'고 말했다. 오늘은 조금 가볍게 하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지만, 선수들의 몸놀림은 변함이 없었다. 쏟아낸 범실만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