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2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425호 법정.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준표(62) 경남도지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검찰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호텔 수사라든지 검찰청 외 장소에서 조사하지 말라는 검찰총장 지시가 있을 겁니다. 한 번 찾아보세요."
검찰이 돈 전달자로 지목된 윤승모(53)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호텔에서 만난 사실과 관련해 "함부로 소환하지 않고 사전 검증절차를 거친다. 다른 케이스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하자 발끈한 것이다.
홍 지사는 이어 지난해 4월 '성완종 리스트'가 보도된 이후 윤 씨가 입원해있던 병원에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가 찾아갔다고 주장하면서 검찰 쪽에 "확인해보세요"라고 요구했다.
그는 "해당 부장검사가 수사 초기 중요한 역할을 했다가 바로 빠지고 다른 부장검사가 들어왔다. 왜 빠졌겠느냐"며 "불법 감청을 한 뒤에 빠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홍 지사는 검찰이 변호인석을 향해 "수사에 대해 몰라서 그러는 것 같다"고 반박하자 큰 소리로 호통을 쳤다.
"수사는 모른다? 이런 표현은 안 하는 게 옳다. 검사님만큼 수사 다 압니다"라고 응수한 것.
검사 출신인 홍 지사는 첫 공판 때부터 마치 '선배 검사'가 후배 검사에게 훈계하는 듯한 언행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그는 전날 첫 공판에서는 검찰총장을 겨냥해 "새로운 검찰총장이 됐으면 수사관행도 바꿔야지, 이번 불법감청건에 대해 자체 감찰을 하라"고 주장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