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에 걸친 대물림 폭력이 빚은 '초등생 시신 훼손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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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군 아버지도 '체벌'속에서 성장…"사이코패스는 아냐"

초등생 아들 A군 사체훼손 사건으로 폭행치사, 사체손괴·유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친아버지 B(34)씨 (사진=박종민 기자)

 

'초등생 시신 훼손 사건'의 근원적 배경에는 3대에 걸쳐 대물림된 '폭력성'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부천원미경찰서 18일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3년 이상 냉동 상태로 보관되다 발견된 초등학생 최 군의 부모에 대한 프로파일링(범죄행동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경찰 조사결과, 아버지 최모(34) 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편모슬하에서 과도한 경제적 가장의 역할을 요구받으며 상습적인 체벌 속에서 성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 씨는 "자신도 초등학교시절부터 친어머니로부터 체벌을 많이 받았으며 그 과정에서 다친 경우도 많았으나 병원에 간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이 때문에 욕실로 강제로 끌려들어가다 넘어져 다친 아들을 한 달간 방치했지만, 사망에 이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군의 어머니(34) 또한 '방임'과 '무관심' 속에서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최 군의 부모 모두 '방치'와 '방임' 속에서 성장기를 거쳤으며, 이로 인해 사회적, 심리적으로 매우 폐쇄적이고 고립된 삶을 살아온 특징이 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부모 모두 정상적인 '자녀관'도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

특히 숨진 최 군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자 '체벌'과 '제재'만이 적절한 훈육이라는 왜곡된 인식을 갖고 상습적으로 아들을 체벌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의 상습 폭행에 익숙해진 최 씨는 자신의 아들에 대해서도 '체벌'과 '제재'로 훈육해야 한다는 왜곡된 교육관을 가지게 된 것.

또 상습체벌에 시달린 최 씨의 아들도 초등학교 입학 초기부터 '정서불안'과 '폭력성향'을 보이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숨진 최군은 지난 2012년 부천의 S초등학교 입학 초기부터 정서 불안 증세를 보였다.

최 군은 이후 같은 반 친구를 때려 '학교폭력 피해자 신고'가 접수됐고, S초등학교는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4월 30일 '학교폭력 자치위원회'를 소집했다.

하지만 위원회 참석을 통보받은 어머니는 이때부터 아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아 결국 '비극'으로 이어졌다.

한편 프로파일링 결과, 아버지 최씨는 사이코패스적 성향보다는 극단적 이기주의 성향과 미숙한 자녀양육 형태, 곤궁한 경제적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숨진 아들의 시신을 훼손해 냉동실에 보관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최씨는 "경찰에 신고하면 상습폭행 혐의가 드러나 처벌받을 것이 두려웠다"면서 "시체가 부패하면 냄새가 날 것 같아 냉동보관했다"고 진술했다.

또 "이같은 행각이 발각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아들 시신을 냉동보관한 사실에 대해서도 점차 무뎌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최씨가 경찰서에 출석한 아내에게 '경찰체포시 대응요령'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내준 사실과 관련해 증거인멸 여부와 진술의 신빙성 등에 대해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쯤 진술녹화를 받던 최씨가 갑자기 발작증세를 보였으나 출동한 119 구급대원의 조치로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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