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시신훼손 母, 딸 학교선 자상한 엄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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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기관이 연계해 아이 구했어야
-가정방문때 남이야기 하듯이 진술
-딸은 넘어지기만 해도 학교에 항의
-학교와 주민센터, 적극적 조치부재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안영길 (부천교육지원청 장학사),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자신의 친아들이 숨지자 시신을 훼손해서 냉동실에 자그마치 4년 가까이 보관해 온 부모가 발견이 됐죠. 참으로 믿을 수 없는 뉴스 앞에 주말 내내 많은 분들이 충격 받으셨을 텐데요. 얼마 전에 인천의 11살 소녀 학대사건 이후에 전국적으로 장기결석자 전수조사가 실시됐고 그 과정에서 이 끔찍한 사건이 드러난 겁니다.

만약 인천 아동학대 사건이 없었다면, 그래서 이번 전수조사가 없었다면, 이 숨진 아이는 대체 언제까지 냉동실에 숨겨져 있었을지 모를 일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오늘 좀 자세히 짚어보죠. 먼저 장기결석자 전수조사를 하면서 이 집을 방문해 사건을 처음 밝혀낸 분입니다. 부천교육지원청 안영길 장학사, 연결을 해보죠. 장학사님, 나와계십니까?

◆ 안영길> 네.

◇ 김현정> 당연히 충격 많이 받으셨죠?

◆ 안영길> 좀 더 우리 사회나 교육기관, 유관기관들이 연계가 잘 되어서 그 학생이 그런 정도까지 가지 않도록 했어야 되는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안타깝고 착잡하고 화도 나고 이러실 것 같아요.

◆ 안영길> 맞습니다.

◇ 김현정> 처음에는 그 아이의 어머니한테 연락을 하신 거죠?

◆ 안영길> 네. 연락을 했는데 ‘시간이 없다, 우리 아이는 이상이 없다.’라고 그랬죠.

◇ 김현정> 그런데 저희가 뉴스로 듣기에는 어머니 ‘아이가 실종됐다’라고 얘기를 했다고 하던데요. 어떻게 된 겁니까?

◆ 안영길> 그분이 횡설수설을 한 거죠.

◇ 김현정> 그때 좀 이상한 느낌을 확 받으신 거군요. 그래서 집에 가 보니까 집은 평범했습니까?

◆ 안영길> 동생인 초등학생 딸의 공부 흔적이나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요. 그 오빠인 피해 학생의 흔적은 잘 보이지 않더라고요.

◇ 김현정> 실종됐다고 답했다고 했는데,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라고 물었을 때는 뭐라고 답하던가요?

◆ 안영길> 그러니까 찬바람이 약간 날 때 아이가 집을 나갔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는 그랬죠. 어떻게 자기 아이인데도 실종접수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가지고 경찰에서도 그걸 집중적으로 캐물었죠. 그런데 부모가 그 얘기 자체를 할 때도 멍한 상태에서 그냥 남의 얘기를, 그냥 흘려들은 얘기를 누구한테 전해 주는 듯한 모습으로 보였어요. 애착이랄까요? 부모 자식 간의 애틋한 감정이랄까요? 그런 것들이 전혀 보이지 않았던 거죠.

◇ 김현정> 지금 경찰조사 결과가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는데. 아버지 진술로는 ‘아이를 씻기려고 끌고 가다가 아이가 넘어져서 의식을 잃었다. 그대로 한 달간 방치했더니 아이가 숨지더라. 그런데 겁이 나서 신고를 못하고 냉동실에 보관해왔다’ 이런 거죠?

◆ 안영길> 네.

 

◇ 김현정> 이 아버지 직업은 있었습니까?

◆ 안영길> 그런데 그때 저희가 집에 가서 당시에 만났을 때 여자 분의 이야기가 ‘자기 남편하고는 2011년부터 이혼을 하려고 했고 지금은 별거 상태이기 때문에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른다’라고 이야기를 해서 그때 왜 그런 얘기를 했었는지 거기에 대해서도 의심을 가지고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 부분은 안 알려졌던 건데요. 그러니까 처음에 별거 상태라고 진술한 이것도 아마 거짓일 가능성이 있네요. 남편이 도망칠 수 있게 해 주려고 알리바이를 만들려고 했던 게 아닌가, 이렇게 의심이 되는데... 딸은 정상적으로 학교도 보내고 피아노학원도 보내고 그랬다면서요?

◆ 안영길> 저희가 딸이 다니는 초등학교를 방문을 했어요. 그 학교에서 조사를 조금 더 했었거든요. 그랬는데 의외로 여자분께서 여동생한테는 굉장히 애착을 가지고 있었더라고요.

◇ 김현정>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는 건 어떤 식으로 애착이 있었다는 거죠?

◆ 안영길> 그러니까 학교에서 여동생이 작은 싸움 또는 부딪힘, 넘어질 수도 있고 아이들끼리 움직이다 보면 그런 일이 발생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굉장히 예민하게, 그것까지 학교에 문제를 제기하는 그런 어머니였다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그 딸의 학교 선생님들은 믿지 못하시겠네요.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하면 깜짝 놀라셨겠네요.

◆ 안영길> 그렇죠.

◇ 김현정>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왜 넘어져서 다친 아이를 병원에 안 데려갔는가. 이 아이 아버지 말대로라면 다쳤다는 얘기인데요. 이게 혹시 넘어진 게 아니라 폭행에 의해서 사망했을 가능성, 이것도 염두에 둬야 되는 거죠?

◆ 안영길> 네, 그럴 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떤 부분들이 좀 밝혀져야 하고 우리가 중점적으로 수사를 해야 할까요?

◆ 안영길> 사망 시점이 지금 불분명한데요. 학교에 가지 않기 시작하면서 몇 달 동안의 진행 과정에 대한 것도 조사를 통해 사망시점에 대한 분명한 조사가 조금 더 보강되지 않아야 될까 싶고요. 산정 시점을 좀 더 넓혀서 수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찬바람이 불 때, 11월에 아이가 다쳐서 그때부터 방치됐다라고 했는데요. 장학사님이 여러 가지로 보시기에는 ‘시점이 더 앞당겨졌을 수도 있다’, ‘그리고 다친 게 아니라 폭력에 의한 사망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해야 한다’, 이런 말씀이세요.

◆ 안영길> 맞습니다.

◇ 김현정> 사망 시점이 좀 앞당겨졌을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러니까 학교 안 다니기 시작한 5월 그 근처일 수도 있다는 말씀이 뭔가 좀 짚이는 게 있어서 그러십니까?

◆ 안영길> 학교에서 지금 밝혀진 바에 의하면 학교에 안 나온 이후로 가정방문을 했고, 그 이후에 담임교사께서 개인적으로 전화도 20여 차례, 문자도 20여 차례를 했는데 그것에 대한 전혀 답변이 없었거든요.

◇ 김현정> 2012년 5월, 6월 이때요?

◆ 안영길> 네, 5월 초에요. 계속해서..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한 번이라도 연락이 오면 자기가 어떤 의사표현이 분명히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전혀 연락이 안 되고 집에 찾아가도 사람도 흔적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이런 것들을 종합해 볼 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 김현정> 혹시 주변 조사도 좀 해 보셨습니까? 이웃이라든지요?

◆ 안영길> 학교에서 얘기를 나눈 결과로는 학부형 사이에서는 아이를 상당히 잘 기르고 관심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또 아이가 인사성도 바르고 부모도 좀 인사성이 바르고 그랬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갈수록 미스터리네요. 이 사건 밝혀내야 할 부분들 경찰이 확실하게 밝혀주기를 바라겠고요. 그보다 안영길 장학사님, 그 당시 학교에서 여러 차례 문자도 보내고 2번 정도 방문도 하고 그러다가 안 돼서 주민센터로 넘겼지요. 2012년 5월~6월에. 그런데 그후로 답이 안 오면 학교는 그냥 넘겼으니까 ‘우리 책무 다 했으니까 끝난 거다’ 그리고 이 시간들을 보냈어야 됐던 건지.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안영길>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하고요. 같은 교육기관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슬프고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렇죠. 어쨌든 안 장학사님, 고생 많으셨고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안영길>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부천교육지원청 안영길 장학사를 먼저 만났습니다. 이렇게 이유없이 장기결석 상태인 아동이 전국적으로 220명이 된다고 합니다. 지금 그중에 10여 명은 소재파악도 되지 않고 있는 상태이고요. 그동안 장기결석 아동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갔던 건지. 전문가를 한번 연결해 보죠.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봉주 교수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봉주>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자그마치 3년 7개월 동안 아이가 학교를 안 나왔는데. 독촉장 2번 보내고 집으로 한 번 방문하고 그리고 문자 같은 것들 보내고 그러다가 주민센터에 책임 넘기고. 주민센터는 직무유기하고 이 과정 어떻게 보세요?

◆ 이봉주> 학교도 그렇고 주민센터도 그렇고 현행 규정이나 이런 것에 나와 있는 것들을 그냥 소극적으로 각자 그냥 할 바만 하고. 실제 아동의 안전이라든지 아동의 소재를 파악하고 그걸 확인하고 하는 그런 적극적인 조치는 아무것에서도 취하지 않았다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결국은 이렇게 비극적인 사건으로 결론이 이뤄진 거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현정> 현행법상 하도록 돼 있는 최소한의 것만 했다, 지금 그러셨어요.

◆ 이봉주> 맞습니다.

◇ 김현정> 현행법상 어디까지 하도록 되어 있습니까?

◆ 이봉주> 교육법에 의하면 아동이 일주일 이상 장기결석을 하면 부모에게 독촉장 보내고 그리고 학교에 보고하고 또 주민센터에도 통보하고. 그런데 이런 것들을 다 그냥 공문 형식으로 하고. 가령 예를 들어서 독촉장을 보냈는데 답신이 없으면 그냥 없는 대로. 사실은 현행 아동복지법에 보면 아동학대나 방임이 의심되는 경우는 신고해야 하는 신고 의무자에 학교 교사가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신고를 하지 않았을 때 불이익을 받는다든지 하는 어떤 강제규정이 아직 미흡한 상태라서.

◇ 김현정> 신고를 하도록은 돼 있지만 안 했을 경우에 처벌 규정은 없기 때문에. 즉 규정이 느슨하기 때문에 공문으로서의 기록만 남기고 끝나는 거군요?

◆ 이봉주> 네. 그리고 또 하나 말씀을 드리고 싶은 건 이렇게 장기결석을 하는 경우는 어차피 우리나라는 중학교 3학년까지 의무교육 체제기 때문에 (이번 사건의 경우) 부모가 아동을 교육시키는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 그 자체가 아동복지법에 보면 방임이고. 교육적 방임은 아동학대의 일종입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장기결석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충분히 아동학대가 방임의 의심사례로 될 수 있는 것이죠.

◇ 김현정> 그렇군요. 이제 우리에게 시급히 필요한 대책은 뭘까 이 부분을 고민해야 할 때인데. 교수님 어떻게 보세요? 뭐부터 시작해야 됩니까?

◆ 이봉주> 첫 번째는 우리 지역 사회에서 아동보호시스템 자체가 지금보다는 훨씬 더 촘촘히 짜여야 되고요.

◇ 김현정> 촘촘하게.

◆ 이봉주> 이번 사건에서도 보는 것처럼 이게 어느 누구 한 사람의 잘못이라든지 이런 것이라기보다는 지역사회에서 아동보호시스템 그 자체가 완전히 무너진 사례다, 이렇게 보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다시 촘촘하게 세우고 그 주체를 아동의 안전을 중심에 놓고 하는 이런 식의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되겠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 김현정> 촘촘하게 다시 한 번 처음부터 짜보자는 말씀이신데. 해외에서도 이런 사건이 있나요?

◆ 이봉주> 가장 최근에는 유사한 사례가 영국에서 있었습니다.

◇ 김현정> 영국에서요.

◆ 이봉주> 네. 당시 8세 여자 아동이었던 빅토리아 클림비라는 아동이 학대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2000년에. 그런데 영국의 경우에는 사실 그 당시에 이 사건을 계기로 해서 의회에 특별조사위원회가 꾸려지고요. 그래서 몇 년간의 대대적인 준비를 통해서 영국 전체 아동복지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계기가 됐습니다.

◇ 김현정> 의회에서 특별조사단이 꾸려지고. 전체적인 복지 시스템을 다시 점검하는. 우리에게 좋은 모델이 될 수 있겠네요, 영국의 사례가.

◆ 이봉주>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그때그때 단기적이고 일회용으로 이뤄지지만 그것이 상시적인 체계로 이어지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전반적인 그리고 보다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 김현정> 이런 유사한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우리는 뒷북 논의만 하는 그런 허탈한 상황이 더 이상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봉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봉주 교수까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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