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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2016 금호석유화학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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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임직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6년간, 장소만 변할 뿐 매년 같은 시간을 마주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정말 새로운 해를 맞이한 기분입니다. 멈춰있던 풍경이 이제야 비로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임직원 여러분도 모두 아시다시피 작년, 금호석유화학그룹 8개사는 금호그룹과 계열분리를 완료했습니다. 이 사건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유가, 환율, 금리, 소비 등 모든 대외 요소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지만 우리에겐 늘 그룹경영이라는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었습니다. 때문에 외부의 모든 기회와 위협에 있어 경쟁사에 비해 매번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계열분리로 인해 이제 우리는 명확한 ‘좌표’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3년간의 경영정상화, 또 다른 3년간의 힘겨루기 끝에 비로소 우리는 세계시장에서 경쟁사와 동일선상에 설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생존이 달린 문제였지만, 수년간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가 많았습니다. 임직원 여러분의 걱정이 많았던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긴 기다림 끝에 우리만의 길을 만들 시간이 왔습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함께 해 준 임직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새로운 출발에 앞서 두 가지를 당부 드립니다.

먼저, 출발에 앞서 ‘뗏목’을 버릴 것을 당부 드립니다.

강을 건너기 위해 사용한 뗏목을 버릴 시간입니다. 우리는 치열한 싸움에서 생사를 다투며 강을 건너기 위해 ‘뗏목’을 사용했습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많은 고민 끝에 임시방편을 채택하기도 했고 급하지 않은 일에는 눈감아 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바다를 건너야 할 시간입니다. 뗏목으로는 거친 바다를 건널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하나의 독립된 그룹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단순히 ‘비전2020’을 향해 달려갈 수만은 없을 겁니다. 앞으로 더 어려운 과제에 스스로 답할 순간들이 더 많아질 겁니다.

이익과 윤리가 충돌할 때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한정된 자원으로 젊은 리더를 어떻게 양성할지 등은 더는 미룰 수 없는 핵심과제입니다. 보다 근원적인 중심이 확립되어야 합니다.

바야흐로 새로운 창업의 시간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고민해주시기 바랍니다.

‘금호’는 개인의 회사가 아닙니다. 주주가 투자한 회사이며 수천 명의 임직원이 헌신하는 일터입니다. 무엇보다 창업주와 우리 선배들이 일군 공동의 ‘유산’입니다. 때문에 우리에겐 이를 무작위로 소모하거나 남용할 권리가 없습니다. 우리에겐 오직 유지-발전시켜나가야 할 의무만이 있습니다.

우리가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출범하는 올해는 공교롭게도 금호그룹이 7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합니다. 70년간 우리는 금호그룹이 있어 태어날 수 있었고 또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금호그룹’이었기에 할 수 없었던 것들도 많았습니다.

과거 우리를 성장시켰던 것들은 더 이상 미래를 담보하지 못합니다. 이제 우리는 과감히 옛 방식과 결별해야 합니다. 새로운 길을 떠나야 하는 시간입니다. 그 길에서 실패를 겪는다 해도 이겨내서 후대에게 물려 줄 정신이나 가치를 남긴다면 그것이야말로 금호를 계승-발전시키는 진정한 ‘유산’일 것입니다.

창업주께서는 종종 말씀하셨습니다.

“남에게 진실되게 살아라.”

반 평생, 40년을 금호인으로 살아온 저로써는 아직도 그 뜻을 다 헤아리지 못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말씀이 금호석유화학그룹의 새로운 창업에 단단한 디딤돌이 되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올 한해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회장 박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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