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식품 기사 "전 직원이 피해자…그들은 죄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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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 펴주려다 몸에 손댄다고 발길질
-문 열린 상태로 운전 명령하기도…
-몽고식품 직원들 생각해서 사과 받아
-복직 제안 들어와, 현재는 고민 중
-고개숙인 벼처럼 아랫사람 생각했으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피해자 (前 몽고식품 회장 운전기사)

‘라이터로 때릴 때도 있고 주먹으로 때릴 때도 있는데 보이는 데는 다 때립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때립니다.’ 지난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몽고간장 회장의 운전기사 폭행 사건. 그 피해 운전기사의 증언입니다. 이 운전기사는 석 달 동안 회장의 차를 운전했는데요. 비인간적인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가 결국에는 해고를 당했습니다. 그후 회장의 만행이 담긴 녹음파일이 세상에 공개가 되면서 사회적인 공분을 산 건데요.

그 녹음파일을 들어보면 운전기사에게 육두문자는 물론이고 구둣발 폭행까지 이어졌다고 하죠. 김만식 회장은 논란이 발생하자 회장 직에서 자진사퇴를 하기는 했지만 몽고간장 불매운동이 이어졌고요. 급기야 오늘 회장이 직접 대국민사과를 한다고 합니다. 도대체 어떤 사건이었고 사건 이후의 상황은 어떻게 돌아간 건지. 피해자인 운전기사분을 지금부터 직접 연결해 보죠. 신원보호를 위해서 실명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기사님, 나와계십니까?

◆ 운전기사>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지금 몸 상태는 어떠세요?

◆ 운전기사> 지금은 괜찮습니다.

◇ 김현정> 지금은 괜찮으세요. 처음 김만식 회장의 운전기사를 하게 된 건 석 달 전이라고요?

◆ 운전기사> 네.

◇ 김현정> 그 폭언, 폭행은 그러면 입사 직후부터 바로 시작이 된 겁니까?

◆ 운전기사> 입사 첫 날부터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첫날부터요? 첫날은 어떤 일이 있었던 거죠?

◆ 운전기사> 입사 첫날에 김만식 전 회장님께서 식사하고 나오신 과정에서 바지가 접힌 부분이 있어서 ‘회장님, 제가 바지 좀 펴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하는 중간에 정강이를 차인 경우가 있습니다.

◇ 김현정> 바지 접혔다고 ‘바지를 펴드리겠습니다.’ 하고 무릎 꿇고 이렇게 바지를 펴는데 구둣발로 정강이를 차이셨어요?

◆ 운전기사> 네. ‘왜 내 몸에 손을 대?’ 하면서요.

◇ 김현정> 그게 시작이었군요. 폭행의 시작이었군요.

◆ 운전기사> 마산에서는 소문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지금 마산 창원에서 이렇게 행동하는 자체는 너무 오래되다 보니까 많이 알고 계시죠.

◇ 김현정> 그 첫날 구둣발로 차인 것 외에도 또 어떤 일들이 있었습니까?

◆ 운전기사> 어디 식사를 하러 가신다든지 모임에 가신다든지, 가신 자리에서 조금이라도 기분이 상하는 말씀을 듣고 오시면 그 모든 게 기사한테 다 넘어오더라고요. 출발을 해야 되는데 문이 열린 상태였습니다. 저는 문을 닫고 출발해야 되기 문을 닫으려고 가니까, 문을 닫으러 간다고 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문을 연 상태에서 출발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차가 출발하면 당연히 문을 닫아야 하는데 ‘왜 문을 닫으러 움직여? 바로 출발해.’ 해서 그냥 출발하셨다고요?

◆ 운전기사> 네. 그래서 출발을 일단 한 상황에서 핸들을 좌측으로 틀고 우측으로 틀면 원심력에 의해서 문이 자동으로 닫히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운전기사> 그런 방식으로 해서 겨우 닫아가지고 출발을 했습니다. 폭이 좁은 도로가 하나 있습니다. 급경사인데 그 길을 올라가는 순간에 신발이 날아오더라고요.

◇ 김현정> 회장의 구두가?

◆ 운전기사> 네. 신발과 양말과 스웨터와 라이터며 다 집어던지시더라고요. 그런데 거기에다가 마지막으로 더 경사에 올라갈 때 쯤에는 마지막 신발을 던진 순간부터 머리를 잡아당기고 해서 제가 핸들을 놓았습니다.

◇ 김현정> 아니, 운전하는 사람한테 물건을 던지고 머리를 잡아당겨요?

◆ 운전기사> 네. 그래서 그 순간에 핸들을 놓치다 보니까 옆에는 거의 낭떠러지였습니다. 4~5m되는 낭떠러지인데 브레이크를 억지로 잡으면서 핸들을 잡으니까 핸들이 옆으로 돌아가더라고요. 그래서 김만식 전 회장님이 뒤로 넘어지면서 마산 본사까지 오는 과정에서 많은 일이 생겼죠.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그만 좀 하시라고 항의를 할 상황은 전혀 아니었습니까?

◆ 운전기사> 할 수가... 대꾸 자체를 할 수가 없습니다. 저도 이번 계기로 알았지만 수행기사를 하시는 분 전체가 대꾸를 했을 때는 그에 대한 폭언과 폭행이 더 나오는 상태였기 때문에 특히 김만식 전 회장님은 더 심했기 때문에...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대꾸하면 대꾸했다고 또 화를 내고. 지금 김만식 회장은 더 했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은 그러면 다른 임원들 중에도 이런 경우들이 있었습니까?

◆ 운전기사> 있었죠.

◇ 김현정> 다른 임원들도?

◆ 운전기사> 제가 한 분은 직접 피해 당하는 걸 제가 직접 다 봤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다른 임원, 김만식 회장 말고 다른 임원한테 피해를 당한 기사가 또 있다는 거군요.

◆ 운전기사> 네.

◇ 김현정> 그 말씀이신 거죠?

◆ 운전기사> 네.

◇ 김현정> 그러면 회사의 임원들과 김 회장의 폭행이 문화처럼 관습처럼 이어져왔다는 거네요.

◆ 운전기사> 네.

◇ 김현정> 이건 또 알려지지 않은 사실인데 이런 일이 있군요. 몸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상처도 크셨겠어요?

◆ 운전기사> 없다고 할 수도 없고. 진짜 가슴에서 눈물로써 보냈죠.

◇ 김현정> 가족분들한테도 이 상황을 알리셨어요?

◆ 운전기사> 처음에는 제가 안 알렸습니다. 저도 가장으로서 자랑거리도 아니고, 제가 말할 내용도 아니고. 그런데 그런 마음까지 가졌는데 제가 이 사건을 알리게 된 계기는 제가 진짜 참고 일을 했는데 정말 억울했고 ‘이건 아니다’ 싶어서 그런 마음에서 다시 정리해서 용기를 내게 됐습니다.

◇ 김현정> 이 상황이 세상에 알려진 후에 불매운동까지 점점 벌어져 나갔고, 사과를 하겠다고 김만식 회장측에서 연락이 온 거죠?

◆ 운전기사> 네. 제가 어제 같은 경우에는 가슴에 응어리 진 부분들을 다 터놓고 싶어서 공원에서 만났습니다.

◇ 김현정> 공원에서요? 그래서 응어리진 것은 다 말씀하셨어요?

◆ 운전기사> 정말 있는 대로 이야기를 다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그분이 바뀌실지 안 바뀌실지는 장담할 수가 없지만 이 계기로 해서 조금이라도 바뀌는 부분이 생긴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말 그 분은 어디 가서 머리 숙이시는 분이 아닙니다. 그런데 어제 같은 경우에는 제가 모든 쓴소리를 다 했을 때도 받아들이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서 사과를 받으신 거네요?

◆ 운전기사> 쓴소리를 받아들이시고 그에 대한 부분은 생각을 많이 했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한편에서는 몽고식품이 마산의 대표적인 기업인데, 이렇게 일이 커지면서 몽고식품에서 일하는 다른 직원들이 많이 마음에 쓰여서 사과를 받아들이신 것도 있다면서요?

◆ 운전기사> 지금 현재 봤을 때 저하고 김만식 전 회장님하고만의 관계고 문제지, 몽고식품하고 관련된 건 아니잖아요. 지금 전 직원이 다 피해자입니다. 몽고식품 전직원이요.

◇ 김현정> 이 식품회사가 이 일 때문에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으신 건데요, 제가 지금 이 인터뷰 들어오기 직전에 새로운 소식을 들었는데요. 어제 사과를 하고 나서 ‘다시 복직해서 일해 주지 않겠느냐?’ 이런 제안을 받으셨다면서 게 사실인가요?

◆ 운전기사> 네, 제안은 받았습니다.

◇ 김현정> 회장의 아들, 사장으로부터 받으신 거예요?

◆ 운전기사> 네. 일단 좀 생각을 해 볼 생각입니다. 지금 다시 수행기사로 복직되는 건 아닌 것 같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마음의 상처가 가장 큰 상처가 될 텐데요. 이런 일이 처음 있는 일이 아니고 우리 사회에서 올해, 지난해부터 계속 이어져왔습니다. 소위 있는 자들의 갑질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기 위해서 이런 정도는 좀 배려해 달라, 끝으로 한마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하시죠.

◆ 운전기사>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베풀 줄 아는 사람들이 정말 덕망과 인품을 주위에서 다 알아준다고 봅니다.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고 하듯이, 산이 높으면 계곡이 깊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마음을 가지고 밑의 사람들을 가슴 깊이 좀 생각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 김현정> 우리 사회의 상류층이라는 말이 돈이 많아서 상류층이 아니라, 의무감을 가지고 우리 사회를 이끌 수 있는 인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진짜 상류층이 되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용기 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선생님, 고맙습니다.

◆ 운전기사> 네.

◇ 김현정> 갑질논란으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몽고식품의 피해운전기사의 목소리 직접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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