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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변했다고요? 그럴 수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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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회 맞이한 '유희열의 스케치북'…"진입장벽 높은 프로그램 되지 말아야"

유희열(사진=KBS 제공)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인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이하 스케치북)이 300회를 맞이한다. 크리스마스인 25일 늦은 밤 방송되는 300회 녹화에 최근 임한 진행자 유희열은 "300이라는 숫자는 크게 다가오지만, 제작진들도 '언제 이렇게 됐냐' 했을 정도"라는 소감을 전했다.

여타 방송사에서도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이 있었다. 하지만 치열한 시청률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폐지된 현실에서, 2009년 4월 24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무려 7년을 이어온 스케치북이 지니는 의미는 남다르다.

유희열은 "우리끼리도 '1년은 넘길 수 있을까' '100회는 할 수 있을까'라는 얘기를 했었는데, 벌써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우리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얘기하는 건데, 시청률이 좋은 프로그램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KBS에서 편성을 지켜준 것이 가장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간을 아껴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이소라·윤도현·이하나 씨로 이어온 진행자들이 오랜 시간 이 시간을 지켜 왔고, 저는 지금 현재 프로그램을 진행 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진행자 유희열에게는 지상파에서 유일한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을 지켜간다는 자부심, 사명감도 있을 법하다.

그는 "제일 기분 좋을 때는 가수들이 앨범을 내고 프로모션이나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하고 싶은 프로그램으로 스케치북을 얘기할 때"라며 "그게 우리 제작진들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지상파에서 하나 남아 있는 본격적인 음악쇼이기 때문에 나태해질 때마다 '우리가 이걸 잘 지켜내야 한다'는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스케치북의 제작진은 작가 3명에 음악감독 1명, PD 2명으로 꾸려져 있다. 여타 예능 프로그램에 비하면 5분의 1 수준인 셈이다. 제작비도 넉넉하지 않다.

그럼에도 유희열은 "이 프로그램의 제작진을 보면, 음악감독은 20여 년, 작가도 10여 년을 함께해 온, KBS 음악 프로그램의 산증인 같은 분들"이라며 "그분들에 대한 믿음과 이 시간을 쭉 지켜 온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가 오랜 시간 동안 두텁게 쌓여 있기에 나오시는 분들도 부담 없이 믿고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 혁오밴드…꼭 초대하고픈 가수 조용필"

(사진=KBS 제공)

 

"요즘 제일 많이 듣는 얘기가 '변한 거 아니냐'는 것"이라는 게 유희열의 전언이다. 이에 대해 그는 "그 말에 공감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했다.

"제가 1990년대에 이소라 씨나 윤도현 씨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나왔을 당시의 가요 순위 프로그램을 보면, 지금 스케치북에 어울리는 노래들이 차트를 석권하고 있었다. 그런데 2000년대가 되면서 음악계, 가요계가 많이 바뀌었다. 10, 20대에게 많이 사랑받는 아이돌 가수들이 많아졌고 '케이팝'이라는 단어도 나왔다. 그분들을 배제하고 간다는 건 어떻게 보면 역차별이라고 생각한다."

"하나 남아 있는 음악 프로그램이 가요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든 가수들, 숨어 있는 가수들까지 다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돼야 한다고 본다. 진입장벽 높은 프로그램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러면서도 "다만 한 가지, 라이브 음악쇼다 보니 순위프로그램에서처럼 보여주는 것 위주의 무대는 지양하려고 한다. 되도록 여기서만 할 수 있는 무대를 보여줄 수 있도록 부탁을 드리고 있다"며 "매주 줄타기 하는 심정으로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예전의 기억을 갖고 서운해 하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다. 가요계가 많이 바뀌었다. 마음을 조금 더 열고 '지금 세대는 이런 음악을 듣는구나' 하고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유희열은 최근에 나왔던 출연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로 '혁오밴드'를, 앞으로 꼭 초대하고 싶은 가수로 '가왕' 조용필을 꼽았다.

"혁오밴드는 저희가 가장 처음으로 소개해 드렸는데, 그 이후로 너무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물론 우리 덕분은 아니겠지만 제작진 모두 뿌듯해하고 있다. 1회 때도 말씀 드렸는데, 조용필 선배님을 꼭 초대하고 싶다. 대한민국 대중음악계의 상징적인 분이시기에 제작진 모두가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 소식을 들으시고 한번 꼭 감안해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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