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지난달 "진실한 사람만 선택해 달라"고 한 박근혜 대통령이 내년 총선에 나갈 5명의 장관 앞에서 또 다시 '진실한 사람'을 거론해 총선 개입 논란이 일고 있다.
박 대통령의 현장 방문에 청와대 출신 출마 예상자들이 잇따라 등장하는 것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이른바 '진실한 사람'을 거론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국회가 진정 민생을 위하고, 국민과 직결된 문제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나서 주시고, 앞으로 그렇게 국민을 위해서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촉구한 것이다.
이런 발언은 정치권에서 '총선 심판론'으로 해석되고, 박 대통령이 지지하는 정치인에 대해서도 단순히 '친박'이 아니라 '진박'과 같은 새로운 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여당 내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누가 박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진박'이냐를 놓고 많은 말들이 오고 갔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22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문제의 진실한 사람에 대해 또 다시 언급을 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어제(21일) 일부 부처에 대한 개각을 발표했다"며 "옛말에 들어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한결같은 이가 진실된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고 운을 뗐다.
박 대통령은 이어 "그것은 무엇을 취하고 얻기 위해서 마음을 바꾸지 말고 일편단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라고 설명한 뒤, "그 동안 국무위원으로서 최선을 다해주신 최경환 부총리님, 황우여 부총리님, 정종섭 행자부 장관님, 윤상직 산업통상부 장관님,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감사의 마음을 전한 최경환 경제 부총리 등 5명의 장관은 모두 내년 총선에 출마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물론 이 자리에서 총선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이런 상황은 총선에 나가는 이들 5명의 장관들에게 '진실된 사람'으로 행동할 것을 주문하는 지침으로 해석됐다.
더 나아가 박 대통령이 지난 6월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비판할 때 거론한 '배신의 정치 국민 심판론' 등 과거 발언과 맞물려, 총선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박 대통령의 최근 현장 방문에 공교롭게도 최상화 전 춘추관장(경남 사천 미국 수출형 훈련기 공개 기념식)과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인천 송도 삼성 바이오로직스 제 3공장 기공식) 등 청와대 출신 출마 예상자들이 연달아 등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측면 지원'이 아니냐는 논란을 낳았다.
청와대는 오비이락이라고 일축하지만, 박 대통령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청와대 출신 출마 예상자들의 총선 마케팅으로 활용되는 측면도 있어 뒷말이 무성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