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트위터 캡처)
5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런던 지하철역에서 괴한이 승객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해 영국 경찰이 대테러 수사에 착수했다.
AP, AFP통신, 이브닝스탠더드 등 외국 언론들은 이날 저녁 7시께 런던 동부의 레이턴스톤 지하철역에서 한 남성이 불특정 다수에게 칼을 휘둘렀다.
런던 경찰은 이 같은 난동으로 1명이 중태에 빠진 것을 포함해 최소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다수의 사람"이 흉기에 찔렸다는 내용의 신고가 저녁 7시6분에 접수됐다.
흉기에 목을 다친 부상자 1명은 중상이나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이며 다른 2명은 경상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출동한 경찰에 의해 저녁 7시14분 검거됐으며 동부에 있는 경찰서 한 곳에 구금됐다.
경찰은 진압 과정에서 전기 충격기인 테이저건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범행 당시 "이것은 시리아를 위한 것"이라고 외쳤다고 스카이뉴스는 목격자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간지 가디언도 경찰에 끌려나가던 이 남성이 자신의 행동이 '시리아에서 (영국의 군사) 개입에의 대응'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피의자가 "너희가 우리 모국 시리아를 해코지하면 이런 일이 발생한다. 너희는 피를 모조리 쏟아낼 것이다"라고 말했다는 목격자 증언을 전했다.
경찰은 이런 발언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다만 영국 수사당국은 대테러 수사에 착수했다.
리처드 월튼 런던경찰 대테러본부장은 성명에서 "우리는 이를 테러 사건으로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민이 침착하게 있되 경계를 늦추지 말기를 당부한다"며 "테러 위협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며 이는 여전히 테러 공격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트위터 상에는 개찰구 근처의 쏟아진 혈액, 흉기를 버리라는 경찰과 개찰구 안쪽에서 대치하던 용의자가 제압되는 영상과 사진이 돌고 있다.
영상에서는 현장에 있던 무슬림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용의자를 향해 "이봐, 당신은 무슬림이 아니다"라고 외치는 목소리도 들린다.
사태를 모르고 현장에 접근하던 행인이 다른 이들의 외침에 돌아가는 모습도 나온다.
앞서 영국 의회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을 이라크에서 시리아로 확대하는 방안을 지난 2일 승인한 뒤 바로 폭격을 시작했다.
프랑스 파리 테러 등 최근 테러 위협이 커진 가운데 영국은 두 번째로 높은 경보단계인 '심각(severe)'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이번 사건이 테러와 어떤 식으로 연관성이 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앞서 영국에서는 2005년 7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이 지하철과 버스에 폭탄 공격을 가해 52명이 사망하는 테러를 겪은 바 있다.
또한 2013년 5월에는 군악대원인 리 릭비 상병이 알카에다의 영향을 받은 영국인 이슬람 극단주의자 2명의 손에 런던 대로변에서 살해당하는 테러가 발생해 충격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