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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한·중유럽 협의체 출범, 50조원 인프라 진출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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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V4 공동성명 채택 '다자협력 지평' 아세안→중유럽

박근혜 대통령이 프라하성 내 대통령궁에서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체코 프라하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체코·폴란드·헝가리·슬로바키아 등 중유럽 4개국 지역 협력체인 비세그라드 그룹과 첫 정상회의를 갖고, 한-비세그라드(V4)간 전방위적인 협력을 실행하기 위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는 한-비세그라드(V4)간 미래 협력의 비전, 이를 달성해 나가기 위한 다양하고도 구체적인 협력 사업, 지역 및 글로벌 주요 현안에 대한 공조 방안과 공동 입장이 담겼다.

한국과 유럽 국가그룹간 최초의 다자 정상 협의체가 출범함에 따라, 비세그라드 4개국(V4)이 보유한 기초 과학분야의 강점과 유럽 펀드를 활용한 50조원 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우리의 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한-V4는 공동성명을 통해 중·동부 유럽내 인프라 개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함께 하고, 고속도로·철도·지능형 교통시스템(ITS) 등 교통 및 인프라 협력의 기회를 모색하는 한-V4 인프라 고위급 회의 설립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또 에너지 협력 강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에너지정책 협력 등을 위한 협의채널(Dialogue) 신설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이 지하철, 고속도로, ITS(지능형 교통시스템), 에너지 등 V4 국가의 50조원대 대형 인프라 국책 사업에 적극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EU는 지역 간 발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430조원 규모의 펀드를 운영 중인데, 이중 40%가(167조원) V4 국가에 집중 배정되고, V4 국가는 이 중 50조원 이상을 인프라 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우리 기업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주요 프로젝트로는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지하철 3호선 보수 사업(2.8조원 규모, 2016년 1분기 중 사업자 결정), 폴란드의 바르샤바 교통요금 징수 시스템 구축(580억원 규모, 16년내 사업자 결정), 슬로바키아의 신규원전 1기 건설(5조원 이상 규모) 등이다.

한-V4는 또 공동성명에서 과학기술·문화·중소기업 등의 분야를 포함한 창조경제 파트너쉽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구체적으로 R&D, 과학기술, 혁신 등의 분야협력을 통해 창조경제 구축을 위한 파트너쉽을 강화하고, 과학기술 분야의 다자 공동연구 프로그램을 신설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음악, 연극, 영화, 애니메이션, 문학, 미술, 전시 등 문화 창조 산업협력을 강화하고, 중소기업 관련 협력 증진의 필요성에 따라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실천 계획(Best Practice)도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프라하성 대통령궁에서 열린 한-체코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V4 국가들은 과학기술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21명이나 배출했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기초과학 역량을 갖고 있는 만큼, 한국의 응용과학을 결합시켜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한-헝가리 공동 연구 결과)에 이어 새로운 성공사례의 창출도 가능하게 됐다.

양측은 이와 함께 공동성명을 통해 "한-EU FTA의 경제적 효과를 인정하고, 무역·투자의 지속가능한 증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으며, "신기후체제의 성공"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관련한 교통, 물류, 통신 등의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비세그라드 4개국은 지난 80년대 말 이후 성공적인 체제전환과 경제발전으로 EU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EU의 신성장 동력으로 불리우고 있다. 특히 유럽의 동서와 남북을 연결하는 지리적 요충지에 위치해 에너지·인프라 분야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고, 이에 따라 인프라 분야의 높은 경쟁력을 갖춘 우리와의 협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청와대는 "이번 첫 한-비세그라드 그룹 정상회의 개최는 V4 그룹과 새로운 차원의 정상급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V4 국가들과의 다층적이고 다면적인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가고, △우리나라와 지역 국가 그룹간 다자 협력의 지평을 ASEAN에 이어 중유럽 지역으로 확대하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는데 큰 의의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청와대는 또 "비세그라드 그룹 국가들의 성공적인 체제전환 경험은 우리의 평화통일 준비 및 통일 과정에서의 통합과 전환에도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V4 그룹의 체제전환 경험을 공유하기 위한 협력이 더욱 강화되고,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에서의 외교 정책에 대한 V4 국가들의 변함없는 지지를 강화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채택된 공동성명에는 창조경제파트너십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 내용이 포함된 만큼 이들 V4 국가들과의 교류협력이 급진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과 비세그라드 5개국 정상들은 이번 정상회의의 모멘텀을 앞으로 유지·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양측 간 다양한 차원의 대화 채널을 더욱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날 한-비세그라드 정상회의에는 체코의 소보트카 총리, 폴란드의 쉬드워총리, 헝가리의 오르반 총리, 슬로바키아의 피쏘 총리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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