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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정치인생의 씁쓸한 뒤안길…'생활고' 노정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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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1-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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兩金시대 풍미한 전직 의원 상당수, 생계곤란

이윤수 대한민국헌정회 부회장 (사진=자료사진)

 

14~16대 3선 의원을 지낸 이윤수 대한민국헌정회 부회장은 차상위계층 보호대상자다.

성남의 한 월세방에서 사는 이 전 의원의 월 소득은 156만원.

부인과 공동으로 받는 정부 보조금 36만원에 헌정회가 주는 원로회원지원금 120만원을 더한 액수다.

그는 "국회의원 그만둘 무렵 집을 사거나 재산이 있다면 부정한 돈이라고, 지역구민에 말했다"면서 "3선을 했어도 모은 재산이 없어 지금도 월세방에 산다"고 밝혔다.

월세방커녕 끼니를 잇기도 어려운 전직 의원도 적지 않다.

홍성우 전 의원(10~12대)은 제주도의 한 컨테이너에 기거하며 헌정회 지원금의 의존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온전히 받아가질 수 없는 형편이다.

홍 전 의원은 "채권자에게 빚을 갚다 보면 한 달에 10여만원으로 생활하기도 한다"며 "사람으로서 살 수 없을 만큼 힘겹게 생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 "찜질방 전전하거나 컨테이너에서 기거하기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로 한국 현대사의 한 획을 그은 '양김 시대'가 완전히 막을 내린 가운데, 당시를 풍미했던 퇴역 노정객들 상당수는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416명의 전직 의원이 월 120만원인 헌정회 원로회원지원금을 '생계보호'란 명목으로 수령했다.

지난 2014년 1월 1일자로 헌정회육성법이 개정되면서, 현재는 월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보다 낮은 1948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에게만 지원금이 나간다.

지원금 수령자 중 상당수는 자가주택이 아닌 전·월세를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헌정회 관계자는 "전직 국회의원 1000여명 중 480여명이 전· 월세를 살고 기초수급대상자나 차상위계층 보호대상인 전직 의원도 꽤 있다"면서 "집이 없어 찜질방에서 생활하는 회원이 8명 있고 홍성우 전 의원처럼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는 의원도 4명"이라고 전했다.

전직 의원 10명 중 6명 이상은 생계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는 게 헌정회 측 설명이다.

대한민국 헌정회 (사진=헌정회 제공)

 

◇ 특혜는 사라지고, 벌이는 없고, 시선은 따갑고…

그나마 있는 헌정회 지원금도 앞으로는 기대하기 어렵다.

19대 의원부터는 이유를 불문하고 지원금을 못 받도록 법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모아놓은 재산이 있거나 변호사 자격증처럼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있지 않는 한 '전직 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정당 관계자는 "변호사나 대학교수들은 여의도를 떠나서도 제자리로 돌아가 돈을 벌지만 다른 국회의원 출신들이 갈 수 있는 자리는 공직이나 지자체 말고는 거의 없다"면서 "의원 출신이 일반 기업에 취업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특혜는 사라지고 마땅한 벌이는 없는 가운데 주변의 시선을 신경쓸 수밖에 없으니 퇴역 의원들의 살림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

헌정회의 한 관계자는 "국회의원 출신이라고 모두 잘 사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지원금을 받는 원로 의원들을 '국고 도둑' 취급할 게 아니라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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