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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장기매매 조직 검거, 장기매매 대상자 22명 수술 대기

10대를 인신매매해 장기를 적출하려 하는 등 국내에서 조직적으로 장기매매를 알선해 온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조직 총책이 공공화장실 등에 장기매매를 암시하는 홍보물을 부착하는 장면을 재현하는 모습 (사진=부산지방경찰청 제공)

 

장기 매매를 목적으로 10대를 인신매매하는 등 국내에서 조직적으로 장기매매를 알선한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 장기매매 경험 있는 40대, 큰돈 마련하려 범행 계획

인천 지역에서 일용직으로 생활을 이어가던 A(43)씨.

A씨 최근 형편이 어려워지자 큰돈을 벌 방법이 없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때 떠올린 것은 10년 전의 기억.

A씨는 당시에도 형편이 좋지 않아 결국 빚까지 지게 되자 이를 갚기 위해 3천만 원에 자신의 신장을 판 경험이 있었다.

A씨는 당시 장기 밀매가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떠올려 자신이 직접 장기 매매를 알선하기로 마음먹고 사회 후배와 범행을 시작했다.

A씨 등은 곧바로 '장기삽니다'라는 내용의 스티커 2만 장을 만들어 이 가운데 2천여 장을 전국의 공공화장실 등에 부착했다.

◇ 갈곳 없는 10대 신장 요구하며 '인신매매' 시도

10대를 인신매매해 장기를 적출하려 하는 등 국내에서 조직적으로 장기매매를 알선해 온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조직원이 장기매매 대상자를 모집하기 위해 나눈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 (사진=부산지방경찰청 제공)

 

효과는 올해 5월부터 곧바로 나타났다.

부산에 사는 B(28)씨는 A씨의 스티커를 본 뒤 평소 알고 지내던 C(18)군에게 "주변에 장기를 팔 사람을 알아봐 주면 한 사람당 3천~5천만 원을 주겠다"라고 제안했다.

이 말을 들은 C군은 주거지가 없어 방황하던 자신의 친구 D(18)군 등 3명에게 연락해 "수천만 원을 벌 수 있으니 장기를 팔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D군 등 두렵다며 이를 거부했다.

C군에게 이 같은 사실을 전달받은 B씨는 형편이 어려운 D군에게 숙소까지 제공하며 "마약 배달 등으로 큰돈을 벌게 해주겠으니 숙소에서 기다리라"고 말했고 D군 3명은 이를 믿고 부산 해운대구의 한 빌라에 거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B씨의 꿍꿍이는 따로 있었다.

B씨는 또다른 조직원들과 말을 맞춰 D군에게 서울로 마약을 배달하라고 시킨 뒤 이들을 인신매매해 장기를 매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B씨는 D군을 숙소에 묵게 한 뒤 미성년자인 D군의 신분을 속이기 위해 인상착의가 유사한 신분증을 수집하는 등 차근차근 범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 장기매매 대상자만 22명…병원 검사까지 마친 뒤 수술 대기

"장기매매를 알선해주겠다"며 A씨와 조직을 이룬 사람은 B씨를 포함해 모두 24명.

중간 연결책과 알선책, 모집책 등 조직의 모습을 갖춘 이들은 장기매매를 알선한 뒤 이를 이식하려는 작업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이들은 신분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나 SNS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으며 장기를 팔면 큰돈을 받을 수 있다고 알려 장기 매매 대상자들을 모집했다.

그 결과 3개월 만에 모두 22명의 장기매매 지원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부산을 비롯한 전국 14개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는 등 장기 매매를 위한 절차를 차례대로 진행했고 일부는 10월 중순 수술을 기다리고 있었다.

◇ 전국적인 장기매매 조직 모습 드러내…47명 무더기 입건

10대를 인신매매해 장기를 적출하려 하는 등 국내에서 조직적으로 장기매매를 알선해 온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장기매매를 암시하는 홍보 스티커. (사진=부산CBS 송호재 기자)

 

A씨 등의 범행은 신분 세탁을 위한 신분증을 모으던 E(17)군이 경찰에 붙잡히면서 드러났다.

친구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지난 9월 초순 E군을 조사하던 경찰은 E군에게서 13장의 신분증을 무더기로 발견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경찰은 E군을 추궁했고 결국 전국적인 장기매매 조직이 모습을 드러냈다.

조사를 통해 이들의 통화 내용과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 음성 등을 확인한 경찰은 3개월 동안 추적 끝에 인천 부평지역에서 A씨를 비롯해 장기매매에 가담한 47명을 붙잡았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간과 신장 등을 1억 5천~2억 원 상당에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기 이식을 위한 수술에 돌입하기 직전에 거래 대금을 송금하는 방식이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 김종호 형사과장은 "이들의 범행이 드러난 올해 5월부터 지금까지 실제로 장기가 거래된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라며 "총책인 A씨의 경우 수년 동안 이 같은 범행을 저질러 온 정확이 파악돼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해운대경찰서는 장기등이식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장기밀매조직 총책 A씨 등 12명을 구속하고 3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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