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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바닥에 차가 다닌다"…목마른 예당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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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당저수지가 마르면서 드러난 수몰 전 도로. 간간이 내린 비로 다소 물이 들어왔지만 여전히 차량을 타고 다닐 수 있는 수준이다. (사진=장규석 기자)

 

"지금 여기 우리가 서있는 곳은 과거 마을이 수몰되기 전에 길이 있던 자리입니다" 예년 같으면 물 아래 가라앉아 있어야할 땅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차를 타고 들어왔다. "원래는 저기 도로변까지 물이 찰랑찰랑했다구요" 예산군청 김재곤 과장이 저수지 언저리 도로를 가리켰다.

일행이 차를 타고 들어와 서 있는 자리에서부터 저수지 언저리 도로변까지 약 300미터 거리의 땅에는 이미 풀이 무성하게 자라있었다. 바닥이 드러난지 꽤 오래됐다는 뜻이다. 물 위에 떠있어야 할 낚시좌대도 상당수가 저수지 바닥 위로 올라앉아 있었다. 낚시꾼이 찾지 않아 썰렁한 좌대가 저수지 곳곳에 방치돼 있었다.

저수지 바닥 위로 올라온 낚시 좌대. (사진=장규석 기자)

 

저수량 4700만톤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저수지인 예당저수지의 14일 저수율은 29.2%에 그쳤다. 주말동안 단비가 내려 그나마 저수율이 30% 언저리까지 올라갔지만, 물 부족을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생각보다 물이 많이 차 있는 것 같다는 말에 김 과장은 고개를 저었다. "저게 다 접시물이에요. 수심이 얕아서 비가 오면 금방 물이 차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 정도로는 농사를 못 짓죠"

정부는 급한 대로 4대강 가운데 하나인 금강(공주보) 물을 끌어와 예당저수지에 채우는 공사를 승인했다. 장장 31㎞의 도수관을 설치하는데 모두 988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저수지 바닥이 초원처럼 변하면서 사용할 수 없게된 보트 (사진=장규석 기자)

 

올해 예비비 15억원으로 조사, 설계에 착수하고, 내년에 400억원을 반영해 본격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나머지 예산 573억원은 2년 뒤인 2017년에 투입돼, 같은 해 6월쯤에야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가뭄대비 예산이 뒤늦게 투입되기 시작했지만, 지역 농민들은 여전히 시름을 놓을 수 없다. 당장 이듬해 봄 농사에 쓸 물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예산군 대흥면 이복수 이장은 "당장 봄 농사때 쓸 물이 급한데 공사를 2년 씩이나 걸려서 하면 너무 늦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게다가 금강 물을 끌어오더라도 저수지 주변지역 농민들은 사용할 수 없는 것도 문제다. 양수장 등 관개시설이 부족해, 물이 방류되는 수문 하류 쪽 지역만 저수지 물이 공급되기 때문이다.

금강 물을 끌어와 저수지가 채워진다 하더라도, 저수지를 코 앞에 두고도 자기 논이 타들어가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농민들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은 "저수지를 앞에 두고도 그 물을 쓸 수 없는 심정은 말로 다 할 수 없다"며 "도수로를 건설하면서 양수장 같은 시설도 추가로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수백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지만, 양수장 설치 등 후속 조치가 없으면 넘치는 저수지 물도 이들 농민들에게는 그저 '그림의 떡'에 불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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