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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인명사전 法 판단은 "객관적, 공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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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발행금지 소송에 일관되게 민족문제연구소 손 들어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의 모든 중·고등학교에 '친일인명사전'을 보급하기로 하자 새누리당과 일부 단체들은 객관성을 떨어지는 사전이라며 배포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법원은 공익성과 객관성을 인정할 수 있다며 친일인명사전의 발행과 배포에 문제가 없다는 판결을 일관되게 유지해왔다.

실제로 일제강점기 4389명의 친일행적을 기록한 친일인명사전은 2009년 11월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지금까지 소송에서 패한 적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동생 지만씨가 출간 직전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분을 빼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친일인명사전은 언론인 장지연, 화가 장우성, 검사 엄상섭의 유족 등이 낸 게재·발행금지 가처분신청에도 휘말렸지만 법원은 모두 민족문제연구소의 손을 들어줬다.

'박정희 만주군 혈서지원'을 뒷받침할 1939년 만주신문 사본 등이 공개되는 등 방대한 자료가 객관성을 일정 부분 담보했고, 공익적 목적이 인정받았기 때문이었다.

서울북부지법은 2009년 지만씨의 청구를 기각하면서 "친일인명사전에 게재될 것으로 보이는 박정희 부분은 출생에서부터 사망까지 시간 순서에 따라 구체적인 사실인 주요 경력에 대한 서술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참고문헌을 상세히 명시해 진위가 충분히 확인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민족문제연구소가 밝힌 친일인명사전의 편찬 취지와 목적 등에 비춰볼 때 주요 목적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법원은 설명했다.

장지연의 유족이 낸 가처분 사건에서도 법원은 "목적이 공공의 이해가 아닌 특정인을 폄하하거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것으로 허위사실에 기초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친일인명사전이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고 있고,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게재·발행금지 요구는 이유 없다고 본 것이다.

지난달에는 '박정희 혈서가 조작됐다'고 주장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강용석 변호사 등 3명에 대해 38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도 있었다.

1991년 설립돼 친일인명사전 편찬을 주요 업무로 삼았던 민족문제연구소에서 120명이 넘는 학자들로 편찬위를 구성해 10년 가까이 집필해온 탄탄한 고증이 무너지지 않은 것이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8일 내년 새 학기 초까지 서울시내 모든 중고교 내 도서관에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을 보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새누리당 신의진 대변인은 이튿날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친일인명사전"이라며 법원과 판단을 달리 한 뒤 "학생들에게 배포하려는 의도는 지극히 불순하고 의도적"이라고 주장했다.

신 대변인은 그러면서 "편향된 친일인명사전을 배움의 터전인 학교에 배포하는 행위야말로 반대한민국적이고, 반교육적인 행위"라며 "대한민국의 통합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책은 책일 뿐"이라며 "개인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서 책에 덧칠해진 보수와 진보의 색채와 관계없이 모든 책은 사고의 근거이자 대상이므로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를 키우기 위해 학교 도서관에 비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맞대응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지난해 12월 예산이 편성됐기 때문에 사실과 다르다는 게 서울시교육청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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