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가요계에 컴백한 김태욱이 2일 오전 서울 서교동 롤링홀에서 첫 번째 싱글앨범 ‘김태욱의 마음에는 그대가 살고 있나봐’ 쇼케이스를 갖고 열창을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김태욱은 지난 1991년 가수로 데뷔한 뒤 다섯 장의 앨범을 냈다. 하지만 2000년 성대 신경마비 장애 판정을 받고 잠정 은퇴, 웨딩 사업가로 변신해 새 삶을 살았다.
그런 그가 무려 11년 만에 가수로 돌아왔다. 김태욱은 데뷔 후 첫 번째 싱글 앨범 '김태욱의 마음에는 그대가 살고 있나봐'에 '겉멋'을 빼고 '진정성'을 눌러 담았다.
김태욱은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대롤링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신곡을 열창한 뒤 "난 한물간 가수다. 11년 만에 무대에 올랐는데, 긴장되고 떨린다"며 웃었다.
◇ "긴 슬럼프…다시 만난 노래로 치유"
(사진=황진환 기자)
이번 싱글에는 2곡이 담겼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김태욱의 마음에는 그대가 살고 있나봐'와 연주곡 '속초에서 만들었던 노래'다.
이 중 '김태욱의 마음에는 그대가 살고 있나봐'는 감성적인 정통 발라드 장르로, 록커 출신 김태욱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인상적인 곡이다.
이 곡은 김태욱이 대표로 있는 회사 내 작곡가 출신 직원인 이종현 씨가 쓴 곡에 김태욱이 노랫말을 붙였다. 사장과 직원 간의 특별한 협업이 이뤄진 셈이다.
김태욱은 "꿈을 품고 부상에서 상경했지만, 끝내 작곡가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우리 회사에 입사한 친구의 곡"이라며 "'미생' 작곡가가 꿈을 이룬 순간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무엇보다 김태욱 자신을 깊은 수렁에서 꺼낸 준 곡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른 곡이다.
그는 "지난 여름부터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겉보기에는 유명 여배우와 사는 성공한 사업가로 보일 수 있겠지만, 정신적, 체력적으로 버티기 힘든 시기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성대 신경마비 장애 판정을 받은 뒤 음악을 떠나 사업을 했다. 너무 집중해서 사업을 해와서인지 쉽게 재충전이 안 되더라. 방황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그런 김태욱을 다시 일으켜 세워 준 건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고(故)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였다. 김태욱은 "아픈 상황에 더 아픈 노래를 들으니 위로가 됐다"며 "결국은 노래가 하고 싶었나 보다. 또 나도 누군가에게 비타민같은 영향을 준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에 다시 노래를 부르게 됐다"고 고백했다.
◇ "앞으로도 진정성 담아 노래할래"
(사진=황진환 기자)
김태욱은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이제야 내가 찾아가야 할 음악적 방향성과 색깔을 깨닫게 된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라는 생각"이라며 "예전에는 보이는 것에 집착했다. 이번에는 겉 멋을 빼고, 잘하든 못하든 내 심정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고 노력 했다"고 강조했다.
11년 만의 컴백이지만, 방송 활동은 계획은 없다. 이 같은 결정 역시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잃고 싶지 않아서다.
김태욱은 "예능 출연 제의도 많았다. 하지만 신상털기식 방송에 나가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라이브 공연을 여는 등 음악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날 아내인 배우 채시라에 대한 언급도 최대한 자제했다.
아내의 반응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야 "의도적으로 채시라 씨 이야기를 안하려 했다. 채시라 씨가 등장하면 노래 자체에 스며들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반응을 물어보시니 말씀드리자면, 내가 예전에 했던 노래들 보다는 훨씬 더 진정성이 느껴지고, 더 많은 사람이 좋아할 수 있는 곡인 것 같다고 담담히 이야기 해주더라"며 웃었다.
앞으로 추구하는 방향성도 이와 같다. "진정성 있는 음악을 하고싶을 때마다 음악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태욱은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많은 걸 배웠고, 덕분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며 "앞으로도 무한한 연습과 반복으로 장애를 극복해서 더 좋은 노래를 하고싶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