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신해철 1주기…잊혀지지 않은, 잊지 말아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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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고(故) 신해철 1주기 추모식 및 봉안식

25일 오후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열린 故 신해철 사망 1주기 추모식에 많은 팬들이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있다. 박종민기자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마왕'은 잊혀지지 않았다.

25일 오후 1시 30분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 평화광장에서 가수 고(故) 신해철의 1주기 추모식 및 봉안식이 거행됐다.

이번 추모 행사는 팬클럽 철기군 외 신해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관했으며, 신해철이 이끌었던 록밴드 넥스트의 곡명인 '히어 아이 스탠드 포 유(Here I stand for you)'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특히 유가족과 동료 지인들, 팬클럽 외에도 일반 팬들까지 함께하는 공개 행사로 거행돼 의미를 더했다. 앞서 소속사는 "더 많은 팬이 함께하는 가운데 추모식 및 봉안식을 치러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 굿바이 '마왕'…잊지 않겠습니다

25일 오후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열린 故 신해철 사망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팬들이 고인을 추억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고 늘 어떤 형태가 되든 사랑할 것이다."
"우리의 영웅 영원히 함께할게요."

이날 추모식이 열린 평화광장은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추모객과 취재진들로 가득찼다. 팬클럽이 준비한 400여장의 안내문과 추모 리본은 일찌감치 동이 났다. 또한 고인을 향한 마음이 담긴 대형 현수막과 화환 등도 눈에 띄었다.

추모관 안에는 신해철이 생전 팬들에게 남겼던 메시지들을 전시하는 공간도 마련됐다. 이를 본 팬들은 정성스럽게 손편지를 남기며 고인의 메시지에 화답하기도 했다.

추모식은 그리움의 편지, 퍼플 리본 달기 등 식전행사를 시작으로 추모 미사와 추모사 낭독, 기제사 예식 순으로 거행됐다.

송천오 신부(안드레아)의 집도 아래 추모미사가 이어졌으며, 추모사는 신해철이 최초로 자신과 함께 트윈보컬로 내세웠던 넥스트 유나이티드 보컬 이현섭과 팬 대표 이승우 씨가 낭독했다.

25일 오후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열린 故 신해철 사망 1주기 추모식에서 많은 팬들이 고인의 사진액자 뒷편에 메시지를 적고 있다. 박종민기자

 

이현섭은 추모사에서 "대한민국 가요사에 큰 족적을 남긴 신해철은 전무후무한 천재 뮤지션이었다. 때로는 친근한 형이자 무서운 스승으로서 많은 가르침과 용기를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의 발자취는 한국대중음악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감사했고 사랑한다. 저 세상에서 편히 영면하고 계실길 빈다"고 덧붙였다.

또한 팬 대표 이승우 씨는 "우리에게 신해철은 소중한 존재였다. 그는 용감했고, 누구보다 음악을 사랑했으며,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할때도 자신을 솔직히 보여주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며 고인을 추억했다. 또 "그는 떠났지만, 우리는 그의 뜻을 잊지 않겠다. 위로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공감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살겠다"며 울먹였다.

◇ '히어 아이 스탠드 포 유'…'마왕'은 늘 우리 곁에

25일 오후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열린 故 신해철 사망 1주기 추모식에서 고인의 유골함이 야외안치단으로 옮겨지고 있다. 박종민기자

 

'약속, 헌신, 운명, 영원, 그리고 사랑…이 낱말들을 난 아직 믿습니다 영 원 히' (넥스트 '히어 아이 스탠드 포 유' 中)

추모식에 이어 유토피아 납골당에 안치된 고인의 유골을 야외 안치단으로 옮기는 봉안식과 장지 헌화식이 이어졌다.

안치단은 평화광장 위 평화동산에 마련됐다. 디자인은 고인의 딸인 신지유 양이 그린 그림과 '빛이 나는 눈동자가 있어서, 우리를 보고 지켜줬으면 좋겠다'는 두 아이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설계됐다.

높이 2m, 너비 1.7m 크기의 오면체 모양이며 유족들의 뜻에 따라 '히어 아이 스탠드 포유' 노랫말 전체를 각인했다. 또한 고인의 안경과 즐겨하던 게임기의 조이스틱 등도 함께 담겼다.

봉안식은 유족과 동료,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거행됐다. 이후 이현섭의 선창으로 '민물장어의 꿈'을 모두가 함께 불렀으며, 일부 팬들은 끝내 눈물을 흘렸다. 헌화식이 끝난 뒤 자유참배가 이어졌으며, 팬들은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며 고인을 추억했다.

◇ 끝나지 않은 싸움…"현명한 판단 기다릴 것"

25일 오후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열린 故 신해철 사망 1주기 추모식 및 봉안식에서 고인의 부인 윤원희 씨가 헌화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신해철은 지난해 10월 27일 장협착 수술 20일 만에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고인의 아내 윤원희 씨는 장협착 수술을 진행한 S 병원의 업무상 과실 가능성을 제기하며 병원장인 K 씨를 상대로 경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지난 8월 K 원장을 업무상과실치사와 업무상비밀누설로 불구속 기소했으며, 현재 재판이 진행되는 중이다.

이날 추모식을 마친 유가족과 동료들은 의료과실 입증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특히 고인의 절친으로 잘 알려진 드러머 남궁연은 "가장 큰 문제는 현재도 재판이 진행중이라는 것"이라며 "신해철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지 않았다. 시스템에 의해서 보상을 받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는 이어 "(S 병원 측이)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비난을 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의료 분쟁 시 환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신해철 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또 이날 고인의 아내 윤원희 씨는 "신부님이 말씀하셨듯이 사랑은 기억이라고 생각한다. 벌써 1년이 지났는데, 많은 분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묘비에 쓰인 것처럼 (신해철이) 앞으로도 우리 모두를 지켜봐 주실 거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의료 분쟁 건에 대해서는 "법정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재판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 다만,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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