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군 우려-적장 기대' 무너뜨린 '거목' 니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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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 받아 마땅한' 22일 NC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 역투로 두산의 승리를 이끈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자료사진=두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두산의 플레이오프(PO) 4차전이 열린 22일 잠실구장. 경기 전 더그아웃의 화제는 두산 우완 선발 더스틴 니퍼트(34)였다. 과연 니퍼트가 1차전만큼의 역투를 펼칠 수 있느냐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살짝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 감독은 "사실 3일만 쉬고 등판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1차전의) 피로가 남아 있을 것"이라고 짐짓 걱정했다. 니퍼트는 18일 1차전에서 9이닝 완봉 역투를 펼쳤다. 112개의 공을 던지며 6탈삼진 3피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7-0 완승을 견인했다.

이후 3일 만의 등판이었다. 4, 5일 휴식 뒤 출전하는 정규리그보다는 기간이 짧았다. 때문에 김 감독이 우려하는 것도 당연했다. 김 감독은 "오늘은 이현호가 선발 등판 예정이었다"면서 "그러나 어제 3차전 도중 투수 코치와 면담에서 본인이 던지겠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이어 "투구수 100개 이상은 무리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경문 NC 감독은 니퍼트의 호투를 걱정하면서도 일말의 기대감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니퍼트가 1차전만큼의 구위라면 치기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3일 휴식 뒤 등판이고 우리 타자들도 컨디션이 올라왔으니 쳐주길 바란다"며 은근한 바람을 나타냈다.

NC 주포 나성범 역시 "1차전 때는 니퍼트의 공도 좋았지만 우리도 너무 긴장을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러나 경기를 치르면서 부담을 덜어낸 만큼 쳐보겠다"고 다짐했다.

▲3일 쉬고 괴력의 역투, 2경기 연속 MVP

그러나 니퍼트는 과연 니퍼트였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부상 여파로 부진했다고는 하나 최근 5년째 팀을 든든하게 이끌어준 거목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벼랑 밑으로 떨어지려던 곰 군단을 한 손으로 끌어올렸다.

니퍼트는 7회까지 삼진 6개를 뽑아내며 2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팀의 7-0 완승을 이끌며 1차전에 이어 4차전 MVP에 올랐다. 1승2패로 몰렸던 두산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NC와 플레이오프 1차전 완봉 역투에 이어 4차전에서도 괴력투를 선보인 두산 에이스 니퍼트.(자료사진=두산)

 

203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위력적인 직구는 최고 시속 154km를 찍었다. 예리한 슬라이더, 낙차 큰 커브, 체인지업까지 86개의 공이 전날 장단 19안타 16득점한 NC 타선을 잠재웠다. 올 시즌 6승5패 평균자책점(ERA) 5.10의 니퍼트가 아니라 지난해까지 4년 동안 52승을 거둬준 특급 에이스 그대로였다.

2, 3차전 2득점에 머물렀던 타선도 니퍼트의 호투에 화답했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6회 상대 에이스 에릭 해커를 무너뜨렸다. 선두 3번 타자 민병헌이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김현수의 볼넷과 양의지의 안타로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홍성흔이 1루수 파울 뜬공으로 잡혔지만 주장 오재원이 2타점 선제 결승 적시타를 뽑아냈다. 4구째 슬라이더 유인구를 잘 참아낸 오재원은 5구째 직구를 받아쳐 전진 수비하던 상대 1루수 에릭 테임즈의 키를 넘기는 원바운드 안타를 날렸다. 해커는 후속 고영민에게도 1타점 적시타를 맞고 강판했다. 1차전 4이닝 4실점에 이어 4차전도 5⅓이닝 3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두산은 11타수 1안타에 그쳤던 김현수까지 살아났다. 2회 중전 안타로 10타수 무안타 부진을 씻은 김현수는 7회 1사 2루에서 바뀐 좌완 임정호를 상대로 좌월 2루타를 뽑아냈다. 4-0으로 달아나는 쐐기타였다. 두산은 8회 허경민의 2타점, 민병헌의 1타점 2루타로 3점을 더 보탰다. 나머지 2이닝은 마무리 이현승이 책임졌다.

2승2패로 맞선 두 팀은 23일 이동일을 가진 뒤 24일 NC의 홈 창원 마산에서 5차전을 치른다. 여기서 이기는 팀은 정규리그 1위 삼성이 선착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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