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찰이 대구 동구에 있는 조희팔 조카 유모씨의 사무실에서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검찰과 경찰이 조희팔 사건 수사를 둘러싸고 또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검찰이 "조희팔 수사에서 검·경이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공언한 지 하루 만이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대구지검은 20일 숨진 채 발견된 조희팔 조카 유모(46)씨의 자택에서 컴퓨터 2대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압수했다.
변사 사건과 관련한 유류품은 통상적으로 경찰이 확보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조치다.
검찰은 또 유씨의 사무실에 있던 컴퓨터 5대와 휴대전화도 유족의 동의를 얻어 챙겨가려다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경찰 일각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경찰 한 관계자는 "검찰이 (유씨 컴퓨터를) 가져가겠다는데 막을 방법도 없고 의도도 모르겠다"며 "다만 숨진 유씨의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와 휴대전화, USB 등은 경찰이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대한 단서가 담겼을지 모르는 증거품을 검찰과 경찰이 쪼개서 나눈 모양새가 됐는데 수사가 원활하게 진행되겠느냐"고 볼멘 소리를 했다.
앞서 검찰은 검·경이 무분별한 수사경쟁을 벌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일축하기도 했다.
19일 대구지검 한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강태용 체포 이후 검찰이 경찰이 다투는 것처럼 비춰지는 게 안타깝다"며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필요한 부분은 서로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번 압수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답을 꺼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