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을 치고 기뻐하는 트로이 툴로위츠키. (홈페이지 영상 캡처)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서 먼저 2패를 당하면 뒤집기가 쉽지 않다. 먼저 2승을 따낸 팀이 올라갈 확률이 90%가 넘을 정도다. 당연히 단일 포스트시즌에서 두 번이나 2패로 몰리고도 시리즈를 모두 이기는 경우는 더 보기 힘들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일 포스트시즌에서 두 차례 이상 시리즈에서 모두 2패로 몰린 뒤 시리즈를 모두 잡은 팀은 딱 두 팀. 1981년 LA 다저스, 1985년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두 번이나 2패로 몰리고도 두 시리즈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1999년 보스턴 레드삭스, 2001년 뉴욕 양키스는 한 번은 이겼지만, 두 번째는 뒤집기에 실패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먼저 2패를 당한 뒤 3연승으로 시리즈를 따냈다. 그리고 캔자스시티와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도 먼저 2패를 당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토론토는 20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3차전에서 26안타를 주고 받는 난타전 끝에 11-8로 승리했다. 이로써 토론토는 2패 뒤 첫 승을 거두면서 다시금 뒤집기의 꿈을 꾸게 됐다.
캔자스시티의 챔피언십 시리즈 연승 행진도 '9'에서 끊겼다. 최다 연승 기록은 1969~1973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10연승이다.
▲홈런, 홈런, 또 홈런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 홈런쇼가 펼쳐졌다.
토론토는 3회말 트로이 툴로위츠키가 캔자스시티 에이스 조니 쿠에토를 상대로 3점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툴로위츠키는 포스트시즌 첫 6경기에서 25타수 2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2경기에서 8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4안타 중 홈런이 1개, 2루타가 1개였다. 특히 이번 포스트시즌 8타점째를 올렸다.
다음 주자는 조쉬 도널드슨. 이미 포스트시즌에서 2개의 홈런을 친 도널드슨은 3회말 크리스 메들렌을 상대로 2점 홈런을 날렸다. 토론토의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이다. 3홈런은 1992년 조 카터와 캔디 말도나도, 1993년 폴 몰리터에 이은 네 번째다. 특히 도널드슨의 홈런포는 458피트를 날아갔다. 카일 슈와버(시카고 컵스)의 461피트에 이어 올해 포스트시즌 두 번째로 먼 거리다.
라이언 고인스가 대미를 장식했다. 고인스는 5회말 메들렌을 두들겨 솔로 홈런을 만들었다.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1호 홈런. 토론토의 9번 타자가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을 친 것은 1992년 에드 스파라지가 유일했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도 토론토의 두 번째 3홈런 경기다. 토론토는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41경기를 치렀지만, 단 한 번도 3개의 홈런을 치지 못했다. 토론토는 올해 팀 홈런 1위(232개)다.
▲와르르 무너진 에이스 쿠에토캔자스시티는 선발로 조니 쿠에토를 냈다. 시즌 중 이적한 쿠에토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아픔을 씻기 위한 캔자스시티의 필승 카드였다. 쿠에토는 지난 15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디비전 시리즈 5차전에서 8이닝 2실점 승리 투수가 됐다.
하지만 토론토의 강타선을 이겨내지 못했다.
쿠에토는 1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2회말 3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그리고 3회말 그야말로 와르르 무너졌다. 무사 1, 2루에서 툴로위츠키에게 홈런을 맞았고, 러셀 마틴에게 볼넷, 케빈 필라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결국 무사 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고, 메들렌이 승계 주자를 홈으로 들여보내면서 실점은 8점이 됐다. 로열스 투수 중 포스트시즌 최다 실점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