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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성폭행해도 무죄?" 소년범 연령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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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재판정] 소년범 연령 "낮춰야" vs "유지해야"

<금태섭 변호사="">

- 소년범 기준 넓혀도 효과 없어
- 아이들에게 낙인효과 부작용만
- 소년원, 우범 학습의 온상 우려

<노영희 변호사="">

- 요즘 애들 달라… 촉법 연령 내려야
- 처벌 아닌 보호관찰 등 사법관리
- 교화 통해 아이들 책임성 키워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금태섭 (변호사), 노영희 (변호사)

뉴스쇼가 수요일에 마련하는 코너입니다. 라디오재판정. 그런데 오늘은 화요일이죠. 요일을 살짝 바꿨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뜨거운 이슈, 현안이 있기 때문에 요일을 바꿔서 오늘로 좀 당겨봤는데요. 청취자 여러분께서는 양측 변호인들 변론을 들으시면서 배심원 자격으로 평결을 내려주시면 되는 거 이제는 잘 아시죠? 오늘도 두 분의 변호인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금태섭 변호사, 어서 오세요.

◆ 금태섭>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노영희 변호사도 반갑습니다.

◆ 노영희> 네, 반갑습니다.

◇ 김현정> 오늘은 일단 주제부터 먼저 발표하고 가야 되겠어요. 오늘 재판에 오를 현안, 올릴 현안은 바로 소년범 기준 연령 유지해야 한다. 아니다, 더 내려야 한다. 왜 이런 주제를 재판정에 올렸는지 여러분 바로 눈치 채셨을 거예요. 바로 용인 캣맘 사건. 이제는 이름을 좀 바꿔야 합니다. 용인 벽돌 투척 사건 때문인데. 두 분은 이 용의자가 초등학생일 거라고 상상하셨어요? 금 변호사, 상상하셨어요?

◆ 금태섭> 글쎄요. 미리 예견하기는 어려웠는데. 나중에 들어보니까 저도 어려서 아파트 옥상에서 놀고 그랬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 김현정> 옥상에서 뭐 던지지는 않았죠? (웃음)

◆ 금태섭> (웃음) 던지거나 이런 건 아닌데 제가 나중에 생각하면 끔찍할 거라고 생각한 게 아이들이 옥상 난간에 올라가서 놀고 그랬거든요, 이맘때. 그래서 아이들이 이런 사건을 치는구나 해서 옥상을 좀 잘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저도 뭐 종이비행기까지는 날려봤어요. (웃음) 이 정도로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노영희 변호사는 어떠셨어요, 이 소식 듣고?

◆ 노영희>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은 초등학생까지 범죄 연령이 낮아진다는 얘기들 때문에 우려가 많았었는데. 사실 실제로 본 적은 거의 없었죠. 그런데 이번 사건은 정말 그 결과가 너무 예상치 못하게 컸기 때문에 충격이 컸습니다.

◇ 김현정> 저도 이게 방송 중에 속보가 들어왔는데 속보 전하면서 손이 덜덜 떨릴 정도더라고요. 초등학교 4학년 나이로 따지면 만 9세. 만 9세밖에 안 된 아이. 그런데 아파트 옥상에서 벽돌을 던져서 사람을 죽게 했더라도 현행법으로는 어떤 법적 조치도 받지 않는다. 이게 알려지면서 지금 논란을 낳고 있는 건데요. 금 변호사님, 소년범 연령 기준이 지금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는 거죠?

◆ 금태섭> 지금 현행법에 따르면 소년사법적용대상, 소년범이라고 하는데. 그 연령 기준이 만 10세입니다.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가 있는데요. 10살에서부터 13세까지의 소년범은 형사미성년자라고 해서 형법적인 처벌은 안 받는데. 또 촉법소년이라고 해서 소년원 송치나 거주지 보호관찰이나 교육을 받게 되고 만 14세부터 만 18세까지의 소년범은 범죄로는 처벌을 받는데 소년원이 아닌 소년 교도소에 수감이 됩니다. 이게 예전에는 만 12세가 넘어야만 소년법의 적용을 받았는데 2008년도에 두 살을 낮춘 거예요.

◇ 김현정> 낮춘 거예요. 제가 다시 한 번 정리해 볼게요. 만 10세 이상부터는 소년범이라고 우리가 부를 수 있는데. 하지만 만 13세까지는 촉법소년이라고 그래서 법에 접촉된다. 이런 거죠?

◆ 금태섭> 그렇습니다.

◇ 김현정> 소년원을 간다. 하지만 전과는 없는 거예요.

◆ 금태섭> 전과는 없죠.

◇ 김현정> 전과는 없고 소년원은 가고. 그런데 만 14세 넘어서 만 18세까지는 ‘범죄소년’이래서 전과도 있고 교도소도 가요. 다만 소년 교도소를 가는 상황.

◆ 금태섭>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나눠지는 상황. 이번에 만 9세 아이는 아무 데도 해당이 안 되네요.

◆ 노영희> 안 되죠. 현행법으로 따지면 이 아이가 만 10세 미만이기 때문에 촉법소년 연령에도 못 미치거든요. 그렇게 되면 소년원 송치나 교육, 보호 처분 이런 것 등을 받을 수가 없죠, 사실은.

◇ 김현정> 그렇죠. 그러면서 요새 만 9세면 아무것도 모르는 만 9세가 아닌데. 사람 죽였는데도 아무 조치 안 받고 그냥 집에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 이참에 소년범 기준 연령 더 낮춰야 한다. 어리게 해야 한다. 이런 주장이 나오면서 지금 찬반 논란이 있는 건데. 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러분 의견은 지금부터 보내주시면 됩니다. 금태섭 변호사의 의견이 맞다 싶으면 금변, 노영희 변호사 변론이 맞다 싶으면 노변. 적어서 지금부터 보내주십시오. 입장 확인부터 하겠습니다. 먼저 금 변호사님.

◆ 금태섭> 저는 끔찍한 범죄를 두고 이런 말씀 드리기는 그렇지만 지금의 제도도 충분히 낫기 때문에 그대로 유지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유지해야 한다. 노 변호사님은요.

◆ 노영희> 저는 약간 견해가 다른데요. 처벌이 물론 능사가 아니고 낙인효과의 부작용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형사처벌 대상인 형사 미성년자의 연령을 낮춰서 해결하는 것보다는 촉법소년의 연령을 낮춰서 그 아이들이 교육이나 교화를 통해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야 되는 게 아닌가. 지금 현행법으로는 만 10세 이상이 촉법소년인데요. 그 연령을 한 2년 정도 더 낮춰서 형사처벌은 안 받는다 하더라도 본인이 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그런 것을 잘못했다라는 걸 깨달은 다음에 교화시킬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은 당연히 마련되어야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소년원에 갈 수 있는 촉법소년 연령을 더 낮춰야 된다면 얼마나 낮춰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노영희> 일반적으로는 한 두 살 정도를 낮추는 것이 맞습니다.

◇ 김현정> 만 8세요?

◆ 노영희>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초등학교 1, 2학년인데.

◆ 노영희> 실제로 촉법소년이라는 것이 무조건 아이들을 소년원에 보내는 것이 아니고 아이들을 교화하는 시스템 속에 집어넣는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사실 아이들을 교화시키지 못하는 그런 교화의 사각지대가 존재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사회가 흉폭해지고 청소년이나 어린 아이들이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빈도가 많아지면서 문제가 많이 생기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아이들을 형사처벌을 안 해도 됩니다마는 이 아이들이 잘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그 아이들을 교육시킬 수 있는 시스템에도 못 집어넣는다면 사실 아이들은 그 무책임함이 점점 더 배가 될 수밖에 없거든요.

◇ 김현정> 시스템 안에 넣어줘야 된다, 소년원은 그러니까 갈 수도 있고 안 갈 수 있는 거네요.

◆ 노영희> 그렇죠. 소년원에 가는 비율이 많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살인을 할 정도면 그러면 소년원 갈 거 아니에요.

◆ 노영희> 만약에 고의에 인한 살인이라는 게 입증이 되면 당연히 소년원 갈 가능성도 있죠. 물론 이 아이들은 연령 때문에 안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당연히 그런 전제는 사라지는 거기는 해요. 그런데 실제로 문제가 되는 건 뭐냐면 촉법소년이나 형사 미성년자들이 보여주고 있는 강력범죄의 비율이 점점 많아지고 있거든요.

◇ 김현정> 여기까지 듣고 일단 금 변호사님, 기회 드릴게요.

◆ 금태섭> 지금 우리나라의 연령기준이 거의 대부분의 선진국과 같습니다. 유일하게 이것보다 낮은 곳이 미국인데. 미성년자 또는 아이들이 저지르는 사건에 대해서 가장 엄하게 다루는 곳이 미국입니다.

◇ 김현정> 미국은 얼마나 낮은가요?

◆ 금태섭> 만 6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만 6세요? 유치원생을 보내요?

◆ 금태섭> 유치원생도 법에 의해서 처리가 되고요. 특히 미국은 미성년자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 사형도 시키고 그런 경우가 꽤 많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몸집도 크고 하기 때문에 한참 논란이 됐던 사건이 2000년대 초반에 이제 보기에는 성인이랑 똑같은데 14세 소년이 여자 아이한테 레슬링하자고 해서 이제 죽게 한, 사망하게 한 사건이 있는데. 그때 사형까지도 얘기가 되다가 결국은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됐는데. 문제는 이렇게 처리한다고 해서 미국에 소년범의 빈도가 낮아지냐. 소년범이 적냐하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많고. 그래서 이것이 끔찍한 사건이 안 일어나도록 어떻게든지 피해자 측 시각에서는 범죄를 줄여야 되는데. 선진국들이 10세에 맞춘 것은 어느 정도 더 이상 낮은 데 대해서는 형사적인 절차로 범죄를 낮추기가 어렵고. 오히려 너무 어린 나이에 형사절차하고 이렇게 접촉을 하게 되면 더 범죄의 길로 가는 수가 많기 때문에.

◇ 김현정> 오히려. 거기 안에서 만난 나쁜 사람들에게 물들 수도 있다.

◆ 금태섭> 실제로 저희가 현장에서 보면 좋은 뜻으로 교화라고 하지만 교도소도 뭐 교도, 좋은 길로 교화한다 그런 뜻인데. 실제로 현장에서 이것을 구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더 이상 낮추는 것은 효과가 없다.

◇ 김현정> 노 변호사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무리 연령 낮춰도 범죄율이 떨어지지 않더라, 효과가 없더라.

◆ 노영희> 그거는 촉법소년 연령을 낮췄는데 효과가 없다고 볼 게 아니라 촉법소년 연령을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교육 시스템이나 교화 시스템이 잘못됐다고 봐야 되고요.

◇ 김현정> 시스템이 잘못됐기 때문에, 운영이.

◆ 노영희> 현재 대검찰청 통계가 나와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18세 미만 청소년의 범죄 건수가 2012년에 10만 7490명이었거든요. 그런데 그중에서 촉법소년 즉 형사처벌을 받지 않지만 사실은 이제 교화나 이런 것들을 통해서 해결해야 되는 그런 사람들이 저지른 범죄 중에서 강간 같은 범죄의 비율이 57.9%. 또 방화의 범죄가 30.7%. 강도가 9.2% 이런 식으로 나타났어요.

◇ 김현정> 만 10세에서 13세인데 50%가 강간을 저질러요?

◆ 노영희> 강력범죄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는 거거든요. 이 아이들에 대해서는 아이들이 저지른 범죄니까 아무것도 하지 말아라 이건 말이 안 된다는 거죠.

 

◇ 김현정> 말이 안 된다. 그런데 청취자 2261님은 ‘이거 너무 잔인하다. 그래도 아이들한테까지 소년원에 가라는 게 잔인하다. 만 8세면 너무 어리다.’라고 하시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노영희> 만 8세면 우리나라 나이로는 10살인데요. 그 아이들을 무조건 소년원에 보내는 게 아닙니다. 이게 약간 개념이 잘못돼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약간 소년 교도소처럼 생각하시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소년 교도소처럼 그 아이들을 감옥에 집어넣는 이런 시스템이 아니고 이 아이들을 보통 한 17% 정도만이 소년원에 가서 정말로 이런 교육을 받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이제 경찰이라든가 사회유지라든가 가정이라든가 이런 곳에서 체계화된 교육을 받습니다.

◇ 김현정> 교육, 보호, 관찰. 이런 걸 말씀하시는 거예요. 청취자 배심원들의 중간평가 잠깐 들어보시죠. 0675님은 '노영희 변호사의 말이 맞습니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됩니다. 옛날 우리 시절에 초등학교, 초등학생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하셨고. 반면에 금태섭 변호사 말이 맞다고 하시는 분은 문순영 님이세요. '어린이들에게 책임만을 강요할 게 아닙니다. 어른들이 우리가 얼마나 잘 가르치고 모범 보여줬는지부터 반성하자' 하셨어요. 양희준 님은 '연령 낮추는데 동의합니다. 왜냐하면 요즘 아이들 안에 어른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셨어요. 애어른들이 많다.

◆ 노영희> 맞아요.

◇ 김현정> 이런 얘기를 지금 하신 거고 반면에 2533님은 '연령 낮추면 소년원이라는 게 결국 어린이 감옥되는 거 아니냐? 형벌보다는 사회봉사 이런 쪽으로 계도하자' 이런 얘기도 들어오는데요. 금태섭 변호사님?

◆ 금태섭> 제도를 고치는 것은 실제로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될지를 먼저 봐야 됩니다. 사실은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아이들이 소년원에 다 갈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범죄가 좀 중하더라도 집에서 부모가 아이를 교육시킬 만한 능력과 의지가 있다고 판단이 되면 집에 맡기는 경우가 오히려 많고요.

오히려 결손가정이나 어려운 아이들은 그럴 환경이 안 되기 때문에, 여러 번 범죄를 저지르면 소년원에 가게 됩니다. 실제로 제가 검찰에 있을 때 현장에서 보면 소년원에 가는 애들은 본드 불다가 여러 번 걸린 아이들, 또 오토바이 같은 거 몇 번 훔친 아이들, 이런 아이들이 가게 됩니다.

제가 검사 생활을 하면서 가장 후회한 것이요. '제가 직접 만난 아이들이라도 어떻게 개인적인 자매결연 같은 거라도 맺었더라면 애들한테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입니다. 실제로 ‘얘는 좀 어떻게 해야 되겠다' 정도의 무거운 잘못을 저지른 아이들도 집안에 맡기는 게 맞거든요. 오히려 연령을 낮추면 진짜 본드 불거나 이랬던 애들이 소년원 들락날락거리면서 범죄자의 길을 걷게 됩니다. 현실을 놓고 봤을 때 노영희 변호사님 말씀대로 시스템이 완비된다면 처벌 연령을 낮추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어느 나라도 그렇게까지 하기는 어렵습니다.

◇ 김현정> '시스템이 정말 완벽하다면 좋은 일이지만 실상은 시스템이 구비가 안 된다, 미국도 안 되더라'라는 주장인데요. 노영희 변호사님은 어떠세요?

◆ 노영희> 시스템이 완비가 안 됐기 때문에 계속해서 아이들이 저지르고 있는 잘못에 대해서 방치해도 되느냐? 이 문제는 다른 얘기거든요. 예를 들면 지금 우리가 이런 논의를 하는 것 자체가 책임능력이라고 하는 것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책임능력이 없다, 본인이 저지른 잘못이 무엇인지, 본인의 행동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를 받아들이고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그 아이들을 무조건 혼내고 무조건 처벌해서 낙인찍는 것이 옳지 않다' 이게 바로 아이들이 형사법 미성년자 연령이나 촉법소년 연령을 논의하는 전제가 되는 건데요. 실질적으로 요즘에는 신체적으로 너무 성숙해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정신적으로나 도덕적으로는 책임감이 너무 없어지고 있어요.

◇ 김현정> 아이들이 몸은 크는데 머리는 같이 안 커요.

◆ 노영희> 그렇죠. 그래서 자신의 행동이 어떤 식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시켜줘야 되는 것이고요. 내가 재미로 던진 돌 때문에 맞아 죽는 개구리가 있다는 것을 우리가 분명하게 이해시켜야 되거든요.

◇ 김현정> 그건 촉법소년 연령기준을 낮추는 게 아니라 집에서 엄마들이 데려다가, 부모들이 데려다가 교육시킬 수는 없어요?

◆ 노영희> 그럼요. 그 부모들이 데려다가 교육시키는 것도 촉법소년에 대한 보호처분 중에 하나가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 현재 시스템에서는 만 10세 이하의 아이들의 대해서는 그런 것조차 강제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 김현정> 법으로 일단 의무 규정으로 부모들에게 무겁게 해놓을 필요가 있다, 이런 말씀이세요. 금 변호사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금태섭> 소년법이라는 것은 결국은 형사절차의 일부를 이르는 건데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계속 소년원에 오게 되는 것은 할머니가 혼자 키운다든가 집에서 돌봐줄 사람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본드 불다가 한 번 걸려서 경찰에 갔다가, 가정법원 가서 판사 만나고 집에 돌려보내졌다가 몇 개월 후에 또 잡혀서 또 비슷한 처벌 받고.. 그러다가 소년원에 가게 되는데요.

먼저 그런 형사절차적인 방법이 아니라 아이들을 상담해 주고 돌봐줄 수 있는 어떤 복지적인 측면의 대책을 갖춘 다음에 그러고도 안 되는 경우가 생기면 연령을 낮추는 걸 고려해야죠. 지금 연령만 낮추는 것은 이런 사건을 놓고, 어떻게 보면 사건과 별 상관 없는 제3자들의 양심을 편하게 하는 거지. 막상 현장에 있는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안 된다는 거죠.

◇ 김현정> 똑같은 교육을 받더라도 소년범이라는 테두리 안에 가둬서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것과, 그냥 그 밖에서 교육시키는 것은 굉장히 아이들 정서에 다를 것이라는 말씀이세요.

◆ 금태섭> 그렇죠. 복지적인 측면에서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 노영희> 그런데 그건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들에게 올바르게 살라고 가르칩니다. 지금 현재 우리 모두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이렇게 살면 안 된다, 저렇게 살아야 된다’ 알려주고 있죠. 그러나 그것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니까요.

◇ 김현정> 안 되는 게 현실이니까요.

◆ 노영희> 현재 만 8세, 9세 되는 아이들은 사고방식이 우리가 옛날에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거든요. 그 아이들은 상황에 대한 인지능력이 충분히 성숙돼 있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 아무런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사실 문제가 있는 거거든요.

◇ 김현정> 정취자 의견 들여다 보고 가죠. 4677님 '요즘 초등학생들이 끼리끼리 모여서 또래 여자아이들을 어떻게 하자, 그래도 경찰에 안 잡혀간대~ 이렇게 말을 한다고 합니다' 정말인가요? 정말요? '요즘 초등학생이 예전 초등학생이 아니다' 이런 의견 주셨고요. 3052님은 '어떤 형태로든 처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방범죄 우려도 있고 범죄에 대한 죄의식이 무뎌질 우려가 있다'라고 하셨어요.

반면에 박지훈님은 '소년원이나 소년 교도소가 어떻게 교화를 가능하게 해 줄까요? 설령 보내도 낙인효과 때문에 다시 나쁜 길로 가게 될 것 같다'라고 의견을 주셨고. 4631님은 '가정교육이 제일 중요합니다. 가정 안에서 어떻게 할 생각을 해야지 이걸 법으로 테두리 안에 넣는 건 너무하다'하시면서, 이분은 지금 만 10세도 너무 낮다고 생각하신대요. 이런 의견까지 들어왔어요. 결국 낙인효과가 오히려 악영향을 줄 거라는 건데요. 마지막 마무리 변론 들으면서 여러분의 주장 정리를 좀 해 주셔야 되겠어요. 노영희 변호사님.

◆ 노영희> 제가 지금 맡고 있는 사건 중에 상당히 가슴 아픈 사건이 하나가 있는데요.

◇ 김현정> 어떤 건가요?

◆ 노영희>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초등학교 고학년 형아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를 성추행했습니다.

◇ 김현정> 성추행이요?

◆ 노영희> 성추행한 가해 학생의 나이도 상당히 어리죠, 초등학생이니까요. 이 피해자 부모가 겪는 고통은 정말 상상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그 아이가 매일 가위에 눌리고 정상적으로 성적 관련된 성장을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해자인 학생이 촉법소년도 안 되는 연령이라고 해서 그 아이에 대해서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다면 그 양쪽 아이들 전부에게, 사실은 다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중요한 것은 집에서 교육을 시킬 수 있으면 당연히 좋죠. 그렇지만 촉법소년 연령을 낮춰놓고 그 아이들을 오히려 교화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놓는다고 해서 어떤 점이 더 달라지는 것인지 제가 잘 모르겠어요.

◇ 김현정> 금태섭 변호사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 금태섭> 7살, 8살, 9살 아이들이 끔찍한 사건을 저질렀을 경우에 그 책임에 대해 아무 조치도 취할 수 없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겁니다. 그러나 그 책임은 아이보다는 부모한테 있다고 할 수 있고요.

◇ 김현정> 아까 청취차 분이 말씀하셨잖아요.

◆ 금태섭> 민사책임을 통해서 충분한 책임을 부모에게 지게 해야 하고, 또 그 과정에서 가해자도 이제 느끼게 됩니다. 자기 부모가 엄청나게 힘들게 되니까요. 그러니까 다만 아이들이 아직 판단력이 성숙하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도 더 이상 범죄의 길로 가지 않도록 교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현실적으로 놓고 볼 때는 형사적인 책임 연령을 낮춰서 그쪽으로 가는 것보다는 부모의 책임지는 모습을 보게 하고, 복지적인 측면으로 교육해 나가는 방식으로. 힘들지만 그렇게 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노영희 변호사님, 지금 손을 드셨어요. 왜 손 드셨어요?

◆ 노영희> 부모가 책임지는 부분은 사실은 돈으로 해결한다는 것밖에 없거든요. 결과적으로 그거 가지고는 부족하다는 거죠.

◇ 김현정> 지금 여러분의 의견 보내주셔야 합니다. 얼른 주시면 저희가 밖에서 집계하겠습니다. 집계가 이루어지는 동안 이런 질문이 하나 들어왔어요. 어제부터 많이 들어온 질문인데요. ‘이번 용인벽돌투척사건 보면서 이 아이들이 지금 낙하실험을 하다가 실수로 그랬다는 건데, 이게 진짜 낙하실험한 게 아니라 만약 부모가 이렇게 말하라고 시킨 거라면 여기에 대해서 부모는 처벌을 받는가?’ 이 질문이 어제부터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 노영희> 처벌 받지는 않죠. 왜냐하면 예를 들어서 생각해보면요. 증거은닉, 인멸이나 범인 도피죄 내지는 위증교사 이런 걸로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이 아이들이 재판에 회부돼서 선서해서 증언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증죄는 당연히 성립이 안 되는 것이고 그렇다면 위증교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또 부모가 자식에 대해서 어떻게 얘기하라고 했다고 해서 그 아이에 대해서 범인도피나 은닉을 도와줬다는 그런 식으로 처벌하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부모가 자식에 대해서 거짓말 하라고 한 건가는 문제가 안 돼요? 그런가요?

◆ 금태섭> 이건 수사 과정에서는 부모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마찬가지고요. 연령을 낮춘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닌데 다만 부모가 민사책임을 지기 때문에 위자료를 상정하거나 할 때 충분히 고려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고의성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민사책임 정도는 많이 달라집니까?

◆ 금태섭> 많이 달라지죠.

◇ 김현정> 얼마나 달라져요?

◆ 금태섭> 과실인 경우에는 상대방과 과실상계를 따질 수 있지만 고의는 다 책임져야 됩니다. 위자료 액수나 이런 것도요.

◆ 노영희> 원래 민사는 고의냐 과실이냐 따지지 않고 실제 손해가 있으면 그걸 배상하는 것이 원칙입니다마는 이런 경우에는 위자료 산정에서 문제가 되겠죠.

◇ 김현정> 사람이 숨졌으니까요. 그래서 지금 경찰이 철저하게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사이에 여러분 문자가 속속 도착을 했습니다. 9191님. ‘옥상에 올라가서 지붕을 타고 넘어갔습니다, 옆 라인으로. 벽돌을 던진 아이들이라면 정말 사람 있는 걸 모르고 던졌을까요? 교화조차도 안 받는 거는 말이 안 된다.’ 하셨습니다.

반면에 5540님은 ‘앞으로 살아갈 날이 훨씬 많은 철 없는 아이들입니다. 어차피 아이들 평생 속죄하면서 살 텐데. 소년범이라는 법적 테두리 안에 넣는 건 과하다.’ 이런 의견이 들어왔네요. 그 와중에 집계가 됐군요. 라디오 재판정. ‘소년범의 나이를 지금보다 낮춰야 한다, 아니다, 현행이 좋다.’ 이 주제에 대한 뉴스쇼 가족들, 뉴스쇼 배심원들은 62% 대 38%로 소년범의 기준 연령은 낮춰야 한다, 노영희 변호사의 손을 들어주셨습니다. 노영희 변호사 눈을 감고 계세요, 지금.

◆ 노영희> 제가 학교폭력교실위원회 위원인데 너무너무 슬퍼요, 사실.

◇ 김현정> 슬퍼요. 왜 이렇게 됐을까요?

◆ 노영희> 정말 현실이 정말 암담합니다.

◇ 김현정> 주장하면서도 슬프시죠?

◆ 노영희> 그렇습니다.

◇ 김현정> 금태섭 변호사는 어떻게 받아들이세요?

◆ 금태섭> 이게 우리가 지금까지 투표한 것 중에 가장 적은 차이로 된 것 같습니다. 아이들 좀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어쨌든 이건 뉴스쇼 청취자들의 의견입니다. 우리 전체적인 여론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여러분도 들으시면서 여러분의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 보시고요. 우리 라디오 재판정은 좀 밝은 주제 같은 거 없나요? 좀 웃으면서 할 수 있는 주제도 한 번 찾아봐야 되겠어요.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 금태섭> 감사합니다.

◆ 노영희> 고맙습니다.

◇ 김현정> 금태섭 변호사, 노영희 변호사. 노영희 변호사, 금태섭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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