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가 13일 국회 본회의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정부·여당의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으로 촉발된 여야간 역사이념전쟁이 19대 국회 마지막 대정부질문에서도 펼쳐졌다.
여야는 13일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각각 '좌편향·왜곡된 역사교육의 정상화', '유신 회귀 시도이자 국론분열 행위'라며 공방을 벌였다.
새정치민주연합 백재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세월호로 '국민들을 슬픔'에 몰아넣고, 메르스로 '국민들을 공포'로 몰아넣더니 이제는 역사왜곡으로 국민이 일본의 역사왜곡을 비난하는 것조차 부끄럽도록 한다"며 "식민지 역사를 근대화의 출발로, 쿠데타로 이루어진 유신독재를 부국의 초석을 놓는 과정으로 후대에게 가르치고 싶은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황교안 국무총리는 "그럴 생각 전혀 없고 만약 그런 시도가 있다면 제가 막겠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체사상 등을 무비판적으로 게재하고 6.25 전쟁 당시 국군의 양민학살만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북한의 학살은 소개하지 않는 등 편향되고 왜곡된 내용이 있다"면서 "미래세대에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민족사적 자긍심을 길러주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교훈과 지혜를 줄 수 있도록 균형잡힌 교과서를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같은 당 이찬열 의원은 "현행 교과서에는 주체사상을 비판하고 6.25.전쟁은 북한이 침략한 것이라고 기술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지금 와서 유신체제인 74년에 만든 국정화 교과서로 돌아간다는 생각 자체가 유신으로 회귀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황 총리는 "발행 체제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검정제 이후 오해와 곡해가 있어 바른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 국정화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황 총리에게 '5.16이 군사쿠데타냐 혁명이냐'고 집요하게 물었지만 황 총리는 "제가 대답하는 것은 또다른 많은 논란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답변을 거부했다.
이춘석 의원은 초등학교 5학년 국정 사회교과서를 들고 나와 "의병을 학살이 아닌 소탕했다고 하고 쌀을 수탈이 아닌 수출했다, 을사조약 체결을 성공리에 마쳤다고 기술하는데 올바른 내용이냐"고 물었고, 황 총리는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그런 부분을 포함해서 모두 고쳐나가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새누리당 의원들도 곧바로 맞받아쳤다.
조해진 의원은 "딸 3명과 역사토론을 하면서 일선 교사들이 내 소중한 자식들을 자신들 목표의 도구나 실험의 몰모트로 생각하는가 하는 참담한 생각이 들었다"면서 "아이들에게 바른 역사를 가르키기 위해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 국민의 뜻과 국론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또 "바른 역사교과서는 친일, 반민족행위, 폭압적 체제를 은폐하거나 두둔해서는 시대착오적 독재체제를 비호해서도 안된다"면서 "유례없는 성공신화를 이룬 대한민국 역사를 부정해서 안되고 독립과 건국을 이뤄낸 건국의 아버지들과 공산침략으로부터 나라를 지켜낸 위대한 지도자들을 모략하거나 격하해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