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제2라운드를 맞았다. 노사정 합의에 이어, 새누리당이 발의한 노동 관련 5대 입법을 두고 여야 간의 입법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CBS는 10월 국회에서 치열하게 맞붙을 입법 전쟁을 앞두고, '노동시장 구조개혁, 쟁점과 전망'을 4회에 걸쳐 짚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글 싣는 순서 |
1. 5대 노동법안, 핵심 쟁점은? 2. 쉬운해고, 취업규칙 도입되면? 3. 양대 노총의 딜레마 4. 5대 노동법안 연내 타결 가능성은? |
노사정이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대타협에 합의한 지난달 1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노사정위 사무실에서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왼쪽)과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손을 잡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정부와 한국노총, 경총 등으로 구성된 노사정위원회는 지난 9월 13일 일 년여 만에 대타협에 합의했다.
노동계가 막판까지 반대했던, 성과가 낮은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쉬운해고'는 법원 판례에 따라 행정지침을 통해 도입하되, 장기적으로는 노사와 전문가가 참여해 근로계약 해지 전반에 관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임금 피크제 도입 등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은 악용되지 않도록 요건과 절차를 행정 지침을 통해 명확히 하기로 했다.
노사정 대타협이 합의되자 마자 새누리당은 16일 당론으로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기간제근로자법, 파견근로자법 등 5개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기간제근로자법과 파견근로자법 개정안에 합의안과는 다른 내용이 포함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먼저 기간제·파견 노동자의 사용기간 제한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기로 한 것이다.
노사정 합의안은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 당사자 및 전문가 의견 등을 충분히 들어 대안을 마련한다고 돼 있지만 새누리당은 정부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안을 일방적으로 반영한 개정안을 내놓은 것.
또한 역시 추가 논의과제였던 파견근로자법과 관련해서도 금형, 주조, 용접 등 뿌리산업 6개 업종에 대한 파견을 허용하고, 제조업과 55세 이상의 고소득·전문직 고령자 등의 파견도 허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내놨다.
경영계는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이형준 노동정책본부장은 "노동개혁과 관련해 노동시장 현장에서 필요한 것들을 반영해 법안을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노사 모두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도록 법을 만들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이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민주노총 박성식 대변인은 "노사정 합의에서 담아내지 않은 것을, 한 발 더 나아가 개악시키려 하는 새누리당의 안은 부당하다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이 새누리당의 일방적인 입법을 막겠다고 공언하고 나서 여야 간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