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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아직도 시댁부터 찾아 일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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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일만 하는 '근로 명절' 대신 온가족 쉬는 '힐링 명절'로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연휴가 시작된 25일 서울역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어린이들이 부모의 손을 잡고 고향으로 향하는 열차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2년차 새댁인 송모(31·여)씨는 설, 추석과 같은 명절 연휴마다 전남에 있는 시댁에 가는 대신 집 근처에 있는 친정을 찾는다.

연휴에도 직장 당직을 서야하는 남편을 홀로 남겨두고 시댁에 내려갈 수도 없고, 성탄절과 같은 휴일마다 자주 시댁을 찾아가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송씨는 "옛날 같으면 며느리 혼자라도 시댁에 가서 전이라도 부치는 게 며느리의 도리였을 것"이라면서도 "시댁 식구의 자식은 남편인데, 자식도 가지 못한 시댁을 나 혼자 갈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배진환 씨 부부도 우선 서울에 있는 처가부터 들른 뒤 세종시에 있는 누님 집에서 배씨의 부모님을 잠시 뵙기로 했다.

배씨는 "매형 집안은 명절이 되기 전 미리 모이고, 명절에는 각자 쉬는 가풍이 있어 누님 역시 시댁 걱정이 없다"며 "양가 부모님 모두 굳이 시댁 먼저, 친정 먼저를 따질 것 없이 상황에 맞게 가족이 모이면 된다고 생각하신다"고 말했다.

이처럼 명절 당일 필수 코스이자 고부 갈등의 정점으로 꼽히던 시댁 방문을 미루는 가정이 점차 늘고 있다.

물론 아직 대부분의 며느리들은 시댁에서 추석 당일까지 일하고, 추석 오후쯤부터 친정에 가서 쉬거나 아예 친정에 가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연휴가 시작된 25일 서울역에서 마중나온 딸이 역귀성한 노부부를 맞이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특히 차례상을 차리거나 명절 음식을 잔뜩 차리는 한, 시댁과 친정을 자유롭게 오가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양성평등과 함께 맞벌이 부부 가족 형태가 널리 퍼지면서, 젊은 부부들은 며느리가 시댁에서 일만 하는 '근로 명절'을 과감히 거부하기 시작했다.

특히 주말·연휴 가릴 것 없이 쉴 틈 없이 일하는 현대인들로서는 가뭄에 단비처럼 찾아온 '빨간 날'만큼은 쉴 수 있는 '힐링 명절'로 보내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

연휴마다 양가 부모님을 번갈아 모시고 여행을 가는 백기욱 씨 부부도 이번 추석에는 장모님 고향인 전남 목포에서 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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