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내년 20대 총선 지역선거구 수 확정을 추석 연휴 이후로 미뤘다.
획정위는 23일에 이어 24일에도 전체회의를 열어 20대 총선의 지역구 수를 앞서 밝힌 '244∼249개' 중에서 최종 확정하려 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획정위는 다음달 2일 오후 2시 회의를 다시 열어 선거구 수를 확정하기로 했다.
획정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획정위원은 보다 심도있는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회의에서 제시한 지역구 수 범위인 244~249개에 대해 정교한 분석과 검토 후 단일안을 마련하자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당초 획정위는 이날 현행 246개나 249개 중에서 단일안을 선택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어느 안으로 가더라도 영‧호남, 강원 등 농어촌 지역은 9석 안팎의 대폭 감소가 불가피해 해당 지역 의원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여야 의원 25명으로 구성된 '농어촌‧지방 주권지키기 의원모임'과 새누리당 강원 의원 모임은 잇따라 성명을 내고 농어촌 지역대표성 유지를 위해 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 지역에 각각 1석 이상의 특별선거구를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또 통폐합 위기에 몰린 경북 영주지역 새누리당 당원들과 주민들은 전날 오후 획정위 회의가 열린 중앙선관위 관악청사 앞에서 상경 시위를 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안산지역 국회의원들도 자신들 지역의 선거구 수 축소는 절대 안된다는 성명을 내며 가세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 등이 직접 나서 획정위 안을 비판하면서 지역구 수를 더 늘리고 비례대표를 줄여야 한다고 획정위를 압박했다. 여야가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으로 유지하기로 잠정합의했기 때문에 지역구 수를 늘리면 비례대표 수는 자동으로 줄게 된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비례대표 축소 불가 방침을 고수하면서 독립기구인 획정위의 결정에 국회가 개입하면 안된다고 맞서고 있다.
여야 입장이 이렇게 충돌하면서 획정위 입장은 난처해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독립기구이기는 하지만 총 9명의 획정위원 중 위원장을 제외하고 여야 추천이 각각 4명씩인 획정위 구성상 여야 의견을 무시하고 독자적인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획정위는 "(10월 2일) 다음 전체회의에서는 반드시 단일안에 합의할 것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역구 수를 조속히 확정해야 지역구당 평균 인구수와 인구 상한·하한선이 정해지고 이를 토대로 '경계조정소위'와 '구역조정소위'를 가동해 법정시한인 10월 13일까지 국회에 최종 획정안을 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