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가 숙적 일본을 누르고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윤영환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19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야구장에서 열린 제27회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9회말 하주석(국군체육부대)의 대타 끝내기 홈런으로 일본에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4연승을 달린 대표팀은 20일 인도네시아와 최종전에 관계 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1999년 이후 16년 만의 정상이다. 특히 라이벌 일본의 6회 연속 정상 등극을 저지했다.
극적인 우승이었다. 한국은 2회 선발 김상수가 일본 하야시 도시유키에게 좌월 1점 홈런을 내주며 끌려갔다. 이후 타선이 일본에 묶이고 최채흥, 정영일, 김재영, 이용찬 등 투수진이 무실점투를 이어가며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기회는 마지막 9회말에 찾아왔다. 선두 타자 이우성이 중전 안타와 박세혁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기회를 맞았다. 이원석의 삼진으로 2사에 몰린 대표팀은 승부수를 띄웠다. 오선진 타석에서 대타 하주석을 낸 것.
하주석은 기대에 부응했다. 상대 투수 간도 히토시와 1스트라이크-3볼의 유리한 볼 카운트 승부를 가져간 하주석은 5구째 슬라이더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경기를 끝내는 역전 2점포였다.
승리의 주역 하주석은 경기 후 "몸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고 오늘 경기에도 나가지 못해 마음고생을 했다"면서 "2010년 세계청소년대회, 2011년 아시아청소년대회, 올해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등 3번이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는데 오늘 한방으로 그동안 못 다한 한을 푼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항상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기회를 주셔서 타석에서 최대한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직구 타이밍을 잡고 있었는데 슬라이더가 들어와 풀스윙 했는데 끝내기 홈런으로 연결됐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