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로몬] 朴대통령의 '머릿속'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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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률 70%'는 사라지고 '노동개혁'만 남아

 

쓸로몬은 쓸모있는 것만을 '즐겨찾기' 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신조어' 입니다. 풍부한 맥락과 깊이있는 뉴스를 공유할게요. '쓸모 없는 뉴스'는 가라! [편집자 주]

청와대의 중요 정책은 대통령비서실에서 나옵니다.

대통령비서실은 많은 업무를 관할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대통령과 비서실장, 수석비서관들이 함께하는 수석비서관회의는 청와대 업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공식 취임 이후 2월 27일, 첫 수석비서관회의를 시작으로 2015년 8월까지 총 50차례(2013년 26차례, 2015년 15차례, 2015년 9차례) 대통령주제 회의를 했는데요.

지난 2년 반 넘게 박근혜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어떤 말들을 했을까요? 그리고 박 대통령의 생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한 발언을 모두 취합해 네트워크 분석으로 살펴보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국민행복 10대 공약' 중 일자리 관련 공약으로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일자리 늘리기, 근로자의 일자리 지키기, 근로자의 삶의 질 올리기 등 세 가지를 내세웠습니다. 일자리를 늘리고 지키며 삶의 질을 올리겠다는, 이른바 일자리 '늘·지·오' 공약이었죠.

특히 '근로자의 일자리 지키기' 공약은 60세로 정년을 연장하고 해고 요건을 강화하며 일방적인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 방지를 위한 사회적인 대타협기구 설립을 그 내용으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취임 초기에는 고용률 70% 달성을 강조하며 줄기차게 '노사정 대타협'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년 반을 거치는 동안 고용이란 키워드의 언급 횟수는 1/3 이상 감소했습니다.

 

고용이라는 키워드로 수석비서관회의 전문을 네트워크 분석한 결과를 보시면 어떤 차이점이 생겼는지 알 수 있습니다.

고용률 70% 달성은 각각 중요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4년이 되자 세 키워드 모두 중요 키워드에서 멀어져 갔습니다. 이윽고 2015년에는 세 키워드 모두 찾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대신 임금피크제, 노동시장과 같은 고용과 다소 배치되는 키워드가 주로 언급되었습니다. 노동시장의 경우 핵심어로까지 분류되며 단어 연결력이 높았는데요. 현재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노동개혁 구호와 의미를 같이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고용률 70% 달성은 헛된 구호로 돌아가고 노동시장 개혁으로 가닥을 잡은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노동 키워드는 어떨까요?

노동에 관한 언급은 2013년-2014년에 비해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2015년 언급된 노동 키워드는 2013년 대비 무려 250%나 증가했는데요. 어떤 의미로 증가한 것이었을까요?

 

노동 키워드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바로 2015년 중심어로 자리잡은 개혁과 노동개혁 키워드였습니다. 2013년에 있었던 고용률, 70%, 노사정, 대타협과 같은 노동계와 함께하는 늬앙스의 키워드가 존재했지만 2015년에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잘했다고 평가 받는 공무원연금도 주변 키워드로 등장해 눈여겨볼 만 했습니다.

올해 공무원연금 개혁이 국회에서 가시권에 들자 정부는 다른 '타깃'을 찾았는데요. 이른바 '정규직 과보호론'이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임금격차, 노동시장 경직성, 일부 대기업노조의 이기주의 등은 노사, 노노 간 갈등을 일으켜 사회통합을 가로막는 대표적 장애물"이라고 지적한바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은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을 막고 우리 경제를 저성장의 늪으로 밀어넣고 있으므로 정규직 노동자가 양보해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결국 대선 후보 시절 국민행복 10대 공약으로 제시한 '고용안정 및 정리해고 요건 강화' 공약이 그 정반대인 '노동시장 개혁'으로 귀결된 것이 네트워크 분석 결과 확연하게 드러났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노동과 고용에 관한 키워드를 직접 피부로 체감하고 있는 청년 키워드는 어땠을까요?

박근혜 대통령의 청년 키워드 언급 2013년보다 소폭 상승했습니다. 다른 키워드만큼 두드러진 증감은 있지 않았지만 청년에 관한 언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내용은 어땠을까요?

역시 고용과 고용률 70%를 강조했던 취임때와 달리 지금은 개혁과 노동개혁이 청년과 함께 많이 언급 되고 있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임기 초반 '고용률 70% 달성 로드맵'을 발표하고 연간 노동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늘릴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각종 복지공약이 쪼그라들고 '경제민주화'가 사라지는 등 정부의 개혁 의지 축소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정부는 '고용률 70% 달성'에 역량을 집중해왔는데요. 그러다 2015년에는 청년의 일자리 창출을 노동개혁으로 해결하려는 내용을 분석결과 확실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거 아시나요?

2014년에 23번이나 언급됐던 세월호는 2015년 단 한번밖에 언급되지 않았다는 사실을요. 취임 당시 그렇게 강조하던 경제민주화 키워드도 2015년, 단 한번도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재벌이라는 키워드는 지난 3년을 동안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언급조차도 되지 않았습니다.

국민들에게는 여전히 키워드였지만 대통령이 주재한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그게 아닌가 봅니다.

*기사에 사용된 네트워크 분석은 키워드 중심성을 기준으로 2013년분터 2015년 8월까지 박근혜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나온 대통령 말씀을 중심으로 분석을 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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