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대형 크레인이 경인국철 1호선 선로를 덮친 사고는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높이 40m의 대형 크레인이 넘어진 경인국철 1호선은 상·하행선에 각각 2개의 선로(일반·급행)가 있어 총 4개의 선로를 갖춘 복복선 전철이다.
출·퇴근 혼잡시간대에는 상·하행선에 일반열차를 6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승객이 적은 나머지 시간대에는 운행간격을 10분으로 늘린다.
사고가 발생한 오후 2시 34분께는 상·하행선에 열차가 각각 10분 간격으로 운행 중이었다.
이들 열차의 중간에는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급행열차도 끼어 있어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운행 중인 열차를 직접 덮쳤으면 큰 인명피해를 초래할 수 있었다.
코레일 측은 사고가 난 부평역∼백운역 구간에 사고 당시 운행 중인 열차는 없었다고 밝혔다.
코레일 관계자는 "전철은 선로를 모두 개방해 운행하지 않고 구역을 나눠 앞 열차와 뒷 열차가 반드시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있다"면서 "크레인이 선로에 넘어졌을 때 부평역과 백운역 사이에는 운행 중인 열차가 없어 급정차 등의 비상조치는 없었다"고 말했다.
크레인이 서 있던 오피스텔 신축 공사현장은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의 주거 밀집지역에 있어 크레인이 자칫 다른 방향으로 넘어졌었더라도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 했다.
사고 현장은 경인국철 선로와 인접한 한쪽 방향을 제외한 다른 세 방향에 5층 미만의 빌라와 다세대주택 등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다행히 크레인이 운행 중인 열차가 없는 때에 전철 선로로 넘어지면서 전철 승객도, 주민들도 화를 면할 수 있었다.
경찰은 이날 사고로 공사현장 작업자 3명이 가볍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 이외에 다른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공사현장의 크레인은 늘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몇년만 해도 크레인이 넘어져 소중한 인명을 앗아가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3년 5월에는 목포의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대형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작업자 2명이 40여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지난해 5월에는 수원의 주상복합 신축현장에서 크레인이 넘어져 작업자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했다.
재난 사고 관련 전문가들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공사 현장의 크레인 주변을 지날 때에는 먼곳에서 돌아가고 항상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