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확성기는 동네에서 100미터 거리에 위치
-북한의 확성기 조준사격 경고후 불안감 상승
-생명의 위협과 생업에 지장 느껴 탄원서 제출
-마을과 2km 떨어지면 주민들 굳이 대피 안해도
-국방부는 10월 6일까지 기다려 달라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9월 2일 (수)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황기환 이장 (강화군 교동도 인사리)
대북확성기 (사진=국방부 제공)
◇ 정관용> 강화군 교동도 주민들이 오늘 대북확성기 좀 옮겨 달라. 국방부에 탄원서를 냈답니다. 혹시 모를 북한의 조준타격 우려 때문에 생명의 위협도 느끼고 생업에 지장도 많다는 이유인데요. 그 목소리 들어보겠습니다. 강화도 교동면 인사리 황기환 이장님을 연결합니다. 이장님, 안녕하세요?
◆ 황기환>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저희가 지도를 보니까 교동면 인사리. 북한 땅 바로 앞이네요? 북한하고 거리가 얼마나 떨어져 있어요?
◆ 황기환> 저희 동네하고 2.6km 떨어져 있습니다.
◇ 정관용> 2.6km.
◆ 황기환> 네.
◇ 정관용> 그러면 뭐 항상 보이시겠네요.
◆ 황기환> 네, 육안으로도 날씨가 좋은 날은 다 보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지금 확성기가 어디에 있어요?
◆ 황기환> 저희 마을 바로 뒷산에 군부대가 있는데요. 그 군부대 안에 있습니다, 확성기가.
◇ 정관용> 그러니까 마을 뒷산이라고 하셨는데. 그 마을 뒷산이면 북한 쪽 방향이에요, 아니에요?
◆ 황기환> 산이 북한 쪽에 있고요. 저희 마을은 북한, 산을 등지고 있죠, 그러니까.
◇ 정관용> 마을에서 그 확성기가 있는 뒷산까지는 거리가 얼마나 됩니까?
◆ 황기환> 거기 군부대 철책, 경계 철책선하고는 불과 몇 미터 떨어진 농가도 있고요. 한 100여 미터 거리 안에 있죠, 다.
◇ 정관용> 확성기도 100여 미터 안에 있어요?
◆ 황기환> 확성기는 조금 더 떨어져 있어요.
◇ 정관용> 어느 정도 거리나요?
◆ 황기환> 한 2, 300m 될 것 같은데 제가 재보지는 않았는데
◇ 정관용> 그리고 확성기의 방향은 마을 쪽은 아니고 마을에 반대편 북쪽을 향해 있겠군요?
◆ 황기환> 네.
◇ 정관용> 그런데 그 확성기에서 나는 소리가 마을에서 다 들리긴 들립니까?
◆ 황기환> 네. 크게는 안 들리고요. 조그맣게 들리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 확성기가 그 자리에 위치한 건 언제부터예요?
◆ 황기환> 정확한 연도는 모르겠는데요. 저희들 어렸을 때부터 확성기가 있었거든요. 제가 올해 51살인데 제가 어렸을 때부터 확성기가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 정관용> 수십 년 됐다, 이런 얘기네요.
◆ 황기환> 네,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지난 한 11년 동안은 일절 확성기가 울리지 않았었죠?
◆ 황기환> 네.
◇ 정관용> 그러다가 불과 얼마 전부터 다시 확성기 대북방송이 시작된 거죠?
◆ 황기환> 네. 저번에 목함 지뢰 사건 이후로.
◇ 정관용> 자. 지금 국방부에다가 이 확성기 위치 좀 올려달라고 탄원서를 내셨어요.
◆ 황기환> 네.
◇ 정관용> 그 이유는요? 어떤 점들이 제일 우려되고 불편하십니까?
◆ 황기환> 여러분들이 다 아시겠지만 이번에 북한에서 대북방송용 확성기를 향해서 조준사격을 한다고 경고했었잖아요? 그래서 저희들이 이번에 4일 동안 대피를 했었는데 대피를 하다 보니까 첫째 생업에 좀 지장이 있고요. 또 시골이다 보니까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많아요.
◇ 정관용> 그렇죠.
◆ 황기환> 어르신들은 이동수단도 없고 그래서 이동하시는 데 불편하시고 그래서 저희가 요구하는 건 저희 마을 아니라도 확성기를 놓을 만한 위치가 민가 없는 지역에 위치가 있거든요.
◇ 정관용> 아. 북한하고 가까운 쪽에도?
◆ 황기환> 네, 철책선에 민가가 없는 자리가 있어요. 그런 쪽으로 이전해 주셨으면. 마을 주민들이, 첫째는 생명의 위협을 덜 느낄 것 아닙니까? 그래서 이번에 탄원서를 제출하게 됐습니다.
◇ 정관용> 그 대북확성기 소리 때문에 소음 피해가 심하다, 이건 아니네요. 소리는 그렇게 크게 들리지는 않는 모양이군요.
◆ 황기환> 네. 소음 피해는 좀 미미하고요. 첫째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또 그것 때문에 자꾸 대피하다 보니까 생업에도 지장이 있고. 또 어르신들이 힘들어 하시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장님 보시기에는 그러니까 인가가 없는, 인가로부터 뚝 떨어져서 그러나 또 북한 쪽에는 분명히 위협이 될 만한 확성기를 놓을 만한 자리가 충분히 있다, 이 말씀입니까?
◆ 황기환> 네, 저희가 판단할 때는 저희 마을하고 2km 이상 떨어진 곳에 그런 자리가 있거든요.
◇ 정관용> 거기에 확성기를 설치하면 만약에 북한이 사격할지도 모른다는 위협을 해도 인사리 주민들은 굳이 대피할 필요까지는 없어지는 건가요?
◆ 황기환> 저희들 판단에는 그래요. 이번에도 대피라는 게 군부대에서 2km 반경 이내에 있는 마을만 대피를 했거든요. 그게 해당되는 마을이 저희 마을이고요. 교동에 17개 리가 있는데 그 2km 안에 있는 마을이 저희 마을만 이번에 대피하게 됐어요.
◇ 정관용> 그렇군요. 그러면 2km만 떨어지면 우리는 대피 안 할 수 있다.
◆ 황기환> 이번 경우를 봐서는 그럴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일각에서는 ‘그래도 안보상 꼭 필요하니까 일부 불편하고 대피해야 하고 이런 것도 감수해야 되지 않습니까?’ 이런 말도 있긴 하던데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황기환> 저도 그 안보에 대한 얘기는 공감을 하고요. 저희도 여기 아까 말씀드렸지만 북한하고 2.6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요. 그래서 어려서부터 북한하고 접경지역에 살다 보니까 안보에 관해서는 저희도 어느 국민 못지않게 철저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저희가 얘기하는 것도 확성기를 완전히 철거해달라는 게 아니라 민가하고 좀 떨어진 지역에다가 설치를 해 주셨으면 그런 뜻입니다.
◇ 정관용> 옮길 만한 장소가 있다면 좀 옮겨 달라. 우리가 보기에는 옮길 장소가 있다, 이 말씀이군요.
◆ 황기환> 네.
◇ 정관용> 국방부 쪽에서 무슨 답 같은 것 아직은 전혀 없습니까?
◆ 황기환> 전혀 없는데 국방부에서는 10월 6일 안으로 해답을 주겠다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아. 일단 날짜는 통보를 받으셨네요.
◆ 황기환> 네, 10월 6일 전에 연락을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 정관용> 잘 알겠습니다. 같이 좀 관심 기울이면서 국방부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황기환>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강화군 교동면 인사리 황기환 이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