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몰카 범죄 5년 사이 8배 급증. 기기도 고성능.
- 솜털 보일 정도로 화소수 높고 소형화 돼.
- 몰카 판매 제재할 법조항 현재로선 없어.
- 이동식은 잘 못잡는 탐지기만 권장할 수 없고.
- 업장마다 고성능 탐지기 설치, 개인도 주의해야.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8월 26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 정관용> 워터파크 몰래카메라를 촬영한 20대 여성이 오늘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모두 185분 분량, 피해자만 200명에 달하는데 촬영 당시에는 그 촬영 사실을 눈치 챈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그러죠. 점점 지능화하고 다양화되고 있는 몰래카메라 범죄수법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점검해 볼까요? 한국범죄학연구소 김복준 연구위원입니다. 나와 계시죠?
◆ 김복준>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한 군데서 촬영한 게 아니더라고요. 여러 군데였었죠?
◆ 김복준> 네, 맞습니다. 국내에 있는 워터파크 세 곳 정도하고 지금 알려진 건 한강 둔치 쪽에 있는 야외수영장 한 곳 해서 총 4군데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촬영한 그 몰래카메라가 휴대전화 케이스에 달려 있는 그런 몰래카메라였다고요?
◆ 김복준> 맞습니다. 이번에 밝혀진 것은 대만산인데요. 휴대폰 케이스와 일체형 몰카인데 우리나라 돈으로 49만원 정도 한다고 합니다. 이 여성 말로는 본인한테 몰카를 하도록 시킨 채팅 남자가 줬다가 촬영하고 난 다음에 회수해갔다고 지금 현재 얘기를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면서 전화기를 보고 있는 것처럼 하면서 찍고 있는 그런 거였겠군요?
◆ 김복준> 그렇습니다. 이번 것은 휴대폰 케이스고요. 그런데 사실 조심해야 될 게 있습니다. 누가 보면 완전히 휴대폰으로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 정관용> 아, 그런데 몰래카메라예요?
◆ 김복준> 네, 그게 몰래카메라입니다. 누가 보면 휴대폰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몰래카메라인 그런 기기도 지금 있습니다.
◇ 정관용> 방금 소개하셨는데 이이 여성은 채팅한 남자한테 돈을 받겠다, 이렇게 하면서 촬영을 해서 넘겼다고요?
◆ 김복준> 네, 현재 이 여성의 진술로는 채팅에서 만났던 남자인데 한 건 당, 한 번 찍어올 때마다 100만원 정도 준다고 했는데 사실상 자기는 30만원도 받고 60만원도 받고 이렇게 했다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 사람이 방금 말씀하신 대만산 몰래카메라까지도 사다가 줬다는 거고.
◆ 김복준>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남성은 체포됐나요?
◆ 김복준> 아니요. 지금 경찰에서 아직 수사를 하고 있고요. 지금 현재까지 여성의 진술로는 그렇게 얘기를 하는데 여성이 그 남성하고 연락이 잘 안 된다는 식으로 진술하고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 정관용> 지금까지 아무튼 진술로 드러난 걸 보면 어떤 남자가 채팅에서 여자를 만나서 ‘은밀한 곳에 가서 찍어 와라. 돈 줄게’ 이렇게 했다는 거고 동영상을 받아서 해외사이트로 유포시켰다, 이거잖아요?
◆ 김복준> 그렇죠. 그겁니다.
◇ 정관용> 그 남성은 해외사이트에 유포하면서 그걸로 돈을 버나요?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김복준> 이게 돈입니다. 제가 판단하기에는 이 여성의 말대로라면 그 채팅남은 이른바 우리가 얘기하는 ‘헤비업로더’라고 하거든요? 헤비업로더. 음란물 사이트라든지 이런 데다가 동영상을 대량으로 올리는 이런 사람들을 그렇게 말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많고요. 이 사람들이 올리고 나면 그거를 다운로드한 건수에 따라서 돈을 받아요. 그런데 수십만 건을 해외에 유포하면 돈이 되기 때문에 이런 짓을 하고요. 또 이 동영상을 캡처해서 다른 음란사이트에 링크로 사용하면 또 돈을 주거든요. 결국은 이 자체가 돈이 될 수 있습니다, 그쪽 세계에서는.
◇ 정관용> 그래서인지 몰카 관련된 범죄가 최근 몇 년 사이에 엄청나게 늘어나더라고요. 어떻게 늘어나고 있습니까?
◆ 김복준> 이게 참 답답한 일인데 2009년도에는 807건 정도밖에 안 됐는데 이게 2012년도에는 2400건, 작년에 6623건, 5년 사이에 한 8배 이상이 급증했습니다.
◇ 정관용> 이렇게 급증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 김복준> 두 가지 관점으로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일단은 우리 사회가 갑자기 IT발달로 해서 인터넷이라든지 휴대폰이 굉장히 발달됐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은연중에 음란물에 중독된 음란물 중독자들이 양산되기 시작했어요. 우리 사회가. 그러다 보니까 관음증이 걸린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이 관음증에 걸린 이 사람들을 인터넷상에서 수요자라고 본다면 그 수요자에 부응하는 공급자가 생겨나기 시작한 거죠. 이런 시스템이 있겠고 그런데 두번째는 역시 돈이라고 봐야 하겠죠.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상업적인 목적의, 돈 목적의 행위라고 보겠죠.
◇ 정관용> 사실 수요자가 늘어났다. 그래서 돈이 된다. 이것은 같은 얘기일 수도 있고.
◆ 김복준> 그렇죠.
◇ 정관용> 더 중요한 건 이 몰래카메라의 기술이 훨씬 발전해서 잘 들키지 않고 장시간을 녹화할 수 있는 기기들도 아주 작아지고 이런 거 아닐까요?
◆ 김복준> 맞습니다. 결국은 이 부분도 우리가 따지지 않을 수 없는데요. 이게 화소 수가 엄청나게 높아져서 인체에 있는 솜털까지 다 보일 정도로 화소가 높아지고 그다음에 두번째는 아주 소형화되어서 심지어는 우리 넥타이 같은 것, 와이셔츠 단추 구멍 정도만 있어도 촬영이 가능하다는 거죠. 고성능으로. 이게 문제가 되는 겁니다, 결국.
◇ 정관용> 이런 몰카 판매에 대한 규제는 없습니까?
◆ 김복준> 이게 지금 답답한 현실인데요.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그것을 특별히 제재할 수 있는 어떤 법조항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데 최근에 이게 하도 몰카 범죄가 많다 보니까 이런 말이 나오긴 합니다. 우리가 총기 같은 건 경찰에서 허가를 받거나 등록을 하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김복준> 그 정도까지 하자는 분들도 있고 그런데 그것까지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염산이라든지 황산 같은 유해화학물질을 관리하거나 농약 같은 것, 맹독성을 판매할 때 구입자의 이름이라든지 주민번호, 전화번호, 연락처를 의무적으로 기재하는 이런 시스템은 있거든요?
◇ 정관용> 그럼요.
◆ 김복준> 그래서 그 정도라도 해서 심리적으로 압박이라도 좀 가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일각에서 학자들 중심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런저런 규제를 해도 또 그걸 피해나가는 식의 은밀한 몰카 유통이 있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완전히 손 놓고 있는 것보다야 아무래도 차단효과가 있지 않겠습니까?
◆ 김복준> 그렇죠. 그 정도만 시행한다 하더라도 심리적으로 압박을 주어서 인터넷에 버젓이 ‘초소형 몰카 팝니다’ 라고 마음 놓고 올리지는 못하겠죠.
◇ 정관용> 못하겠죠. 규제책이 빨리 마련되어야 할 것 같고. 요즘 몰카가 두렵다 보니까 몰래카메라 탐지기가 또 유행이라는데 그런데 정작 이 탐지기는 비싼 돈 주고 사려고 해도 그게 제대로 되는 건지 확인하기도 어렵다고 그러고 또 탐지기 사도 걸러내지 못하는 게 너무 많다면서요?
◆ 김복준> 맞습니다, 맞습니다. 기본적으로 여관이라든지 이런 고정식 몰카 같은 것은 탐지기의 효용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합니다. 주파수를 통해서 잡아내는 방법이거든요. 그래서 여관 같은 데 몰래 고정식으로 하는 이런 건 잡아낼 수가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요. 이번에 워터파크처럼 휴대용 전화 사용하는 것처럼 이동식으로 들고 다니면서 찍는다? 이걸 찾아내는 건 사실 어렵고요.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려서 조금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성능은 미지수거든요. 그래서 이건 덥석 믿고 불안해서 사시는 것도 사실 권장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 정관용> 몰카 탐지기는 답이 될 수 없네요. 그렇죠?
◆ 김복준> 네.
◇ 정관용> 거기다 국내 사이트라면 범행을 잡아서 다 발본색원할 수 있지만 대부분 해외사이트를 통해 유통되잖아요.
◆ 김복준> 맞습니다. 이게 전체가 지금 가장 문제가 되는 게 서버 자체가 해외에 있기 때문에 우리 경찰 수사기관의 여력이 그쪽까지 미치지 못하는 거예요. 그것을 악용하는 사례인데 사실상 해외사이트를 우회해서 들어오고 또 도메인을 수시로 바꾼다든지. URL을 수시로 변경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장난을 해버리면 정말 사실상 추적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아이고, 걱정입니다. 우선 몰카 판매에 대한 규제책이 필요하다, 그거 하나 대책으로 얘기를 하고요. 그럼 당장 불안하신 분들 이거 어떻게 해야 합니까? 김복준 연구위원이 무슨 답을 주실 수 있겠어요?
◆ 김복준> 답답하기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몇 개 좀 나누어서 보면 업장 같은 데서 우선 이번처럼 워터파크라든지 이런 데는 어찌됐건 고성능 몰카 탐지기를 탑재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업장에서는. 좀 해 주고요.
◇ 정관용> 그런데 좀 고가겠습니다만 고성능 몰카 탐지기는 휴대용으로 들고 다니는 것도 탐지할 수 있나요?
◆ 김복준> 그거는 사실상 이동식은 기술적으로 좀 어렵다고 얘기를 합니다만.
◇ 정관용> 그래요?
◆ 김복준> 네. 그리고 탈의실이라든지 이런 데 직원들을 증원해서 감시를 하는 시스템을 구축을 해야 할 것 같고요. 그리고 답답한 건 개인한테는 제가 사실 조심하라는 얘기밖에 할 수 없는 입장인데 한 가지 조언하자면 자주 가는 특정 장소에 가셔서는 그 전에 왔을 때는 보이지 않던 소화기가 새로 만들어져서 설치되어 있다든지 무슨 전등 스위치가 급격히 늘었다든지 이를테면 전자기기 같은 게 없던 게 늘어나 있으면 유심히 살펴볼 필요는 있습니다.
◇ 정관용> 아니, 하지만 이번 경우처럼 워터파크에 놀러가서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이거 어떻게 조심합니까? 이건 조심할 방법도 없잖아요?
◆ 김복준> 사실은 방법이 없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아까 말씀하신 그런 업장에서는 고성능 몰카 탐지기 같은 걸 구입할 필요가 있다. 몰카 탐지기의 기능도 앞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예를 들면 크게 ‘여기는 초대형, 초고성능 몰카 탐지기 작동 중’ 이런 거라도 하면 조금 위협 효과는 되지 않겠어요?
◆ 김복준> 상당히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죠, 범행하는 사람 입장에서는요. 하여튼 이런 여관 같은 데, 모텔 같은 데는 ‘저희 업소는 몰래카메라 탐지기가 있습니다’ 하고 밖에 써 붙이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