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유난희 (쇼핑호스트)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채널을 멈추고 보게 되는 홈쇼핑 채널. 제품에 대한 쇼핑호스트들의 친절한 설명에 '전화기를 들까, 말까?' 고민하셨던 경험 많이 있으실 텐데요. 올해로 국내 홈쇼핑이 첫 방송을 시작한 지 20년째가 됐습니다. 20년 된 우리나라 홈쇼핑의 변천사, 이분에게 여쭤보면 가장 정확할 것 같아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국내 쇼핑호스트 1호인 유난희 쇼핑호스트를 연결하겠습니다. 유난희 씨, 안녕하세요.
◆ 유난희> 안녕하세요. 박재홍 씨, 반갑습니다.
◇ 박재홍> 안녕하세요. 역시 목소리가 좋으시네요. (웃음)
◆ 유난희> (웃음) 감사합니다.
◇ 박재홍> 우리나라 쇼핑호스트 1호시니까, 홈쇼핑 업계에서 일하신 지 딱 20년 되신 거네요.
◆ 유난희> 네, 그렇죠.
◇ 박재홍> 유난희 씨의 방송을 또 손꼽아 기다리는 팬들이 정말 많다고 들었는데요. 인기를 실감하시나요?
◆ 유난희> 예전에는 사실 많은분들이 잘 모르셨는데요. 요즘에는 아주머니들하고 여성분들이 많이 알아보세요. 남자 분들은 잘 모르시지많요. 식당을 가거나, 쇼핑을 하러 가면 여성분들이 알아 보시고 반갑게 인사하시는 분도 계시고요. 본인이 사신 거 보여주시면서, 방송 보면서 이거 샀다고, (웃음) 그러시는 분도 계시고요. 오랫동안 저를 봐오신 분들은 제가 일을 하니까 살림을 안 한다고 생각하시고 김치 같은 거 담가서 보내주시고 그러세요. (웃음)
◇ 박재홍> 팬층이 두터우신데요. (웃음) 이름 덕도 보시나요? 유난희 씨라는 이름 때문에, 유난히 또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 유난희> 네, 그 영향도 있는 것 같아요. 저희 친정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인데요. 특이해서 한번 들으면 빨리 기억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유난히’ 라는 부사어도 있으니까, 더 쉽게 기억해주시는 분들도 있고요. 이름 덕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요.
◇ 박재홍> 또 방송도 워낙 잘 하시니까. 시청자들이 신뢰하시는 것 같아요.
◆ 유난희> (웃음) 감사합니다.
◇ 박재홍> 20년 전에 홈쇼핑 처음 생겼을 때 방송 첫 1회를 진행하셨다면서요?
◆ 유난희> 네.
◇ 박재홍> 첫 방송 기억하세요?
◆ 유난희> 그럼요. 1995년 8월 1일, 아침 10시였어요.
◇ 박재홍> 와, 정확하게 기억하시네요.
◆ 유난희> 네.
◇ 박재홍> 무슨 상품이었나요?
◆ 유난희> 벽에 걸어놓는 뻐꾸기 벽시계 혹시 아세요? 요즘은 너무나 오래된 추억의 상품인데요. 나무로 만들어서 통나무 같은 시계였는데, 정시가 되면 뻐꾸기가 나와 ‘뻐꾹’거리는 시계, 그 시계를 13만원대에 판매 했던 것 같아요.
◇ 박재홍> 20년 전인데, 비쌌네요. (웃음)
◆ 유난희> 그 당시에는 굉장히 비쌌죠. 그날 방송을 4시간을 했는데요. 쇼핑호스트 4명이서 그 시계 하나 가지고만 돌아가면서 한 시간씩 맡아서 판매했어요.
◇ 박재홍> 시계 하나를 4시간 동안요?
◆ 유난희> 네. 그날 주된 상품은 그 뻐꾸기 시계였거든요.
◇ 박재홍> 뻐꾸기 시계가 잘 팔렸나요?
◆ 유난희> 그 당시에는 홈쇼핑 채널을 보시는 분들이 많이 없으셨어요. 그 당시에는 홈쇼핑 채널이 유료 채널이었거든요. 그래서 돈을 내고 가입을 해서 케이블 설치를 해야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사실 보시는 분들이 많이 없었어요. 그래서 첫 방송하고, 재방송을 해도 열 몇 개만 판매가 됐대요.
◇ 박재홍> 열 몇 개요? 정말 안팔렸네요. (웃음)
◆ 유난희> (웃음) 그런데, 그 열 몇 개를 방송국 직원분들이 사고, 사장님도 사시고, 상무님도 사시고, 사실 직원들이 한두 개씩 산 거죠. (웃음)
쇼핑호스트 유난희 씨(사진=본인 제공)
◇ 박재홍> (웃음) 그렇군요. 초기에는 그렇게 힘들었는데 20년이 지난 요즘은 굉장히 잘 되지 않았습니까? 유난희 씨가 또 베스트셀러 판매를 많이 하셨는데요, 한시간에 가장 많이 파셨던 물건은 얼마예요?
◆ 유난희> 분당 몇 개라는 표현을 하거든요. 1분에 얼마나 판매가 됐느냐는 건데요. 1분에 1억이었어요.
◇ 박재홍> 1분에 1억이요? 뭘 파셨는데 1분에 1억을 파셨어요?
◆ 유난희> 옷이였어요. 고가의 상품이었죠.
◇ 박재홍> (웃음) 대단하네요. 지금까지 굉장히 많은 상품을 파셨을텐데, 쇼핑호스트 20년 생활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상품이라거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 유난희> 사실 상품은 수만가지 상품이어서요. 가장 기억에 남는건 1997년도에 IMF 왔을 때에요. 전국적으로 소비를 좀 줄이고, 돈을 아끼고 금모으기 운동도 할 때 였는데요. 저희는 방송에 나가서 사라고 멘트를 해야 되는 거잖아요. 돈을 아껴야 하는 시절인데 ‘사세요’라는 멘트를 해야 하는게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국민들이 어려운 때에 이런 고가 상품을 판매를 해야 하는 건가 싶을 때였는데요.
중소기업들도 부도가 많이 났었잖아요. 큰 대기업도 문을 닫을 때 였으니까요. 그런데 그때 한 업체분이 3000개 정도되는 옷을 가지고 오셨어요. 모 기업이 부도가 나니까 남아 있는 상품의 판로가 없어서 한 석 달째 공장도 못 돌리고 직원들 월급도 못 주고. 부도위기에 놓여있던 중소기업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 남아 있는 재고를 홈쇼핑에 가지고 오셔서, 다 판매하고 그 판매금은 밀린 직원들 월급 주고, 본인은 문 닫고 시골 가서 농사짓겠다고 하셨던 사장님이 계셨거든요.
그 옷 판매 방송을 15분 정도 아주 솔직하게 했어요. ‘이 옷은 부도나기 직전의 물건이다. 그리고 판매하고 나면 사장님은 시골에 가신단다’ 솔직히 판매를 했는데 15분 만에 그 상품이 다 나가버린 거예요, 매진이 됐어요. 그날 방송 끝나고 사장님께서 그 짧은 시간에 3000개가 다 소진됐다는 말에 무릎을 꿇으시면서 우시더라고요.
◇ 박재홍> 기업을 살리셨으니까요.
◆ 유난희> 저보다 한참 어른이신 분이었는데, 손을 잡으시면서 ‘선생님, 너무 감사합니다. 저를 살려주셨습니다.’ 했는데 눈물이 같이 왈칵 나오더라고요, 지금도 눈물이 나네요. 사장님이라곤 하셨지만, 너무나 허름한 행색이셨거든요. 왈칵 우시는데 같이 울었었어요.
결국, 그분이 나중에는 공장을 다시 돌리셨어요. 공장을 다시 돌리셔서 옷을 다시 만드셔서 사업을 재개하신 그 일이 제일 잊혀지지 않고 기억에 남아요.
◇ 박재홍> 이야기 계속 듣고 싶은데, 생방송이라 시간이 부족하네요. (웃음) 아쉽지만,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겠네요. 앞으로도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그런 방송을 해 주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유난희> 감사합니다.
◇ 박재홍> 오늘 홈쇼핑 탄생 20년을 맞아서 국내 홈쇼핑 호스트 1호죠. 유난희 씨를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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