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 강정리 마을 주민들이 17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강정리 마을에서 또 석면 환자가 발생했다며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사진=대전CBS 정세영 기자)
충남 청양군 비봉면 강정리 마을에 또 석면 환자가 발생했다.
70대 마을 주민은 “죽어가는 주민들을 살려달라고 누구한테 말해야 하느냐”며 울부짖었다. 충남도와 청양군은 민간이 구성한 특위가 대책을 내놓으면 행정적 지원을 하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청양군 강정리 마을에 사는 노형식(73) 할아버지는 17일 충남도청을 찾아 잔뜩 가래가 낀 것처럼 쉰 목소리로 하소연을 했다.
노 할아버지는 “마을에 또 석면으로 쓰러져 치료를 받고 있다”며 강정리 마을을 도와달라고 말했다. 노 할아버지도 숨이 차서 쉰 목소리가 나온다고 했다.
함께 온 한상필 할아버지는 “저를 위해 석면광산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저희들이야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살겠나. 아이들이 피해를 입으면 안 되지 않냐”고 말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강정리 마을에서는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석면 피해로 3명이 숨지고 2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올해 4월에 석면 폐증 환자가 1명 더 발생했다.
강정리 근처 마을까지 합치면 사망자는 5명, 석면 폐증 등의 환자가 13명이라고 도는 덧붙였다.
노 할아버지 등 마을 어르신 10여 명은 이날 충남도에서 강정리 마을을 도와달라고 했다.
이들이 충남 청양에서 내포 신도시까지 찾아온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 대전인권사무소에 건강권과 환경권 등 인권을 침해받고 있다며 진정을 냈지만, ‘인권위 업무 밖’이라는 이유를 들어 각하됐다.
인권위는 석면 광산에 있는 폐기물 처리업체의 불법 산지 점용이 의심된다며 대전지검 공주지청에 고발한 것으로 생색을 냈다.
충남도와 청양군은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제대로 된 현장조사 없이 주민감사청구를 끝낸 충남도는 폐기물 처리업체가 산림복구를 하도록 청양군에 지난 5월과 8월, 두 차례 공문을 보냈지만, 여전히 산림복구에 나서지 않으면서 석면 노출을 방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