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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일기] 지원해선 안되는 이유를 찾고 있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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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꿈 잘못 택했나 일반기업체에 눈 돌려봤으나…변영건씨 편

 

인터뷰를 위해 만난 변영건씨의 얼굴은 검게 그을려 있었다. 가족과 제주도 여행을 막 다녀온 뒤라고 했다.

미래가 불투명한, 그래서 현재가 저당잡힌 취준생 처지지만 가족의 연례행사인 가족여행을 포기할 순 없었다. 또 다시 언론사 시험에 낙방한 뒤라 위로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했다. 그에게 가족은 늘 삶의 원천이었다. 절망의 나날인 요즘도 아버지는 딸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조언자로 남아있다.

그의 마음속에 언론인의 꿈이 언제 뿌리 내렸는지는 그도 정확히 기억해내지 못한다. 아마도 고등학생 때부터였을 수 있다. 졸업을 앞두고 최우수 성적을 받았음에도 '주요과목' 성적에서는 다른 학생에게 밀린다는 이유로 학교장 추천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옳지 않은 학교 행정에 맞서 싸움도 벌였다. 결국 실패로 끝났지만 어린 나이에 일상 속의 모순이 어떤 것인지 체득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대학에 진학해서도 사회참여의 문제는 정치학도인 그의 인식 주변을 늘 맴돌았다. 행동하는 청년이 되겠다는 대학초년시절의 마음가짐, 또 언론사를 과녁삼아 화살을 쏘고 지금의 모습, 모두 같은 고민의 산물이다. 올해 4월 세월호 1주기 때 노란깃발 나부끼던 광화문 광장을 지켰던 것도 그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언론고시를 준비하면서도 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충만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실패의 기록이 쌓일수록 자신감 옆에 두려움이 자리잡기 시작하는 걸 막을 수는 없었다.

최근에는 언론사 '입사원서' 조차 거부당하고 있는 냉혹한 현실 앞에서 고뇌하기도 했다. 어느 날엔 자신이 진로를 잘못 선택했는지 자가 진단해 보기도 했다. 다른 길을 찾아볼까 하여 채용 사이트 공고를 확인해 본 것이다.

하지만 모집 글을 보면 볼수록 의미가 없다고 느껴졌다. 어떻게든 그 회사에 지원하면 안되는 이유를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다음날 그는 다시금 언론인의 꿈을 다잡으며 '취준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그래 조급해 하지 말자. 하나씩 하면 될 거야"

[편집자의 글] 이 기사는 청년실업자 100만 시대를 맞아 CBS노컷뉴스가 우리시대 청년 구직자들의 속내를 그들의 '음성'으로 세상에 알리기 위해 마련된 연속기획입니다. 취업준비생들의 애환을 나누고 그들을 위로하고 또 격려하기 위해서입니다. 구인 기업들에게도 서류와 짧은 면접으로는 미처 파악하지 못한 취준생의 면면을 보다 세밀하게 판단할 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의도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 취준생들에게 1개월 간 각자의 스마트폰에 자신의 목소리로 취업준비 활동을 매일 일기처럼 음성으로 녹음하게 했습니다. 물론 취준생들에게는 소정의 사례비가 지급됩니다. 제작진에 전송돼 온 한달치 음성파일은 편집 과정을 거쳐 미니 다큐로 가공돼 CBS라디오 뉴스에서 방송되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음성 파일이 탑재된 텍스트 기사 형태로 편집돼 이 기사처럼 매주 한 편씩 소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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