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 한번 들어보라' 8월 이후 연승과 연패가 갈리면서 순위에도 큰 변화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김성근 한화 감독.(자료사진=한화 이글스)
'야신'의 예언이 현실이 되는 걸까.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순위에 대지각 변동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김성근 한화 감독(73)은 30일 두산과 잠실 원정을 앞두고 향후 순위 싸움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공고해지는 듯했던 상위권도 안심할 수 없고, 가라앉아 있던 하위팀도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50경기 이상을 남긴 가운데 한 마디로 안개 정국이 전개될 것이라는 견해다.
김 감독은 "최근 5위 싸움이 치열하다"는 취재진의 말에 "5위가 아니라 2, 3위도 안심할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 3위던 두산, NC도 순위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야신의 눈에는 1위 삼성도 단단한 것은 아니었다. 김 감독은 "삼성도 2위와 승차가 많지 않다"고 봤다. 29일까지 삼성과 두산의 승차는 2경기였다. 하위권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9위 LG도 어쨌든 5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LG는 29일 현재 5위 한화에 7경기 차였다. 다른 하위팀 역시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이 주장한 혼전 전망의 이유는 연승과 연패다. 사실 시즌 초반 신생팀 케이티를 빼면 연승과 연패가 많지 않았다. 여기에 6월 케이티가 안정을 찾은 이후에는 각 팀들의 물고 물리는 육박전이 더욱 치열해졌다. 전력 평준화가 되면서 각 팀들이 5할 안팎의 승률로 치고 받았다.
하지만 8월로 넘어가는 한여름 연승과 연패 팀이 생길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 감독은 "투수가 1명이라도 쓰러지는 팀은 연패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반대로 치고 올라가는 팀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음 주부터 3연전이 2연전 체제로 바뀌어 이동 거리가 늘어나 체력 부담이 커질 것도 변수다.
30일 홈런포를 터뜨리며 팀의 연승을 이끈 삼성 박석민(왼쪽부터), 넥센 박병호, KIA 백용환.(자료사진=삼성, 넥센, KIA)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부터 서서히 김 감독의 말이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연승과 연패가 갈리기 시작했다. 순위도 바뀌면서 지각 변동의 조짐이 생겼다.
이날 5경기에서 연승과 연패 팀이 3개씩 나왔다. 삼성이 NC와 홈 3연전을 쓸어담으며 4연승을 달렸다. 반면 NC는 4연패를 당했다. 넥센은 케이티와 홈 3연전을 싹쓸이하며 4연승, 케이티는 4연패했다. 또 KIA 역시 SK와 홈 3연전을 스윕했고, SK는 4연패했다.
순위도 바뀌었다. 두 달 가까이 상위권에서 맴돌며 3위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던 NC가 4위로 강등됐다. 역시 한 달 이상 장기간 4위에 머물던 넥센이 3위로 치고 올라갔다. 넥센과 2위 두산의 승차는 불과 0.5경기다. 또 다른 변동이 생길 수 있다.
KIA도 6위 SK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주 4경기에서 승차가 1경기로 좁혀졌다. 3연전 모두 끝내기 2연승을 포함, 역전승으로 장식한 KIA도 충분히 연승 가도를 달릴 발판을 마련했다. 공교롭게도 주말 김 감독의 한화와 맞붙는다.
장마가 가고 한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8월. 과연 야신의 의미심장한 예언이 현실로 다가올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