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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내는 한화, 무너지는 SK, 추격하는 K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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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면 5위 전쟁, 롯데도 "아직 포기 없다"

'이 여름 누가 버텨내느냐' 치열한 5위 전쟁을 벌이고 있는 한화 김성근(왼쪽부터), SK 김용희, KIA 김기태 감독.(자료사진=한화, SK, KIA)

 

가을야구의 막차 티켓을 놓고 펼쳐지는 '5위 전쟁'이 새 국면을 맞았다. 한화가 위기에도 일단 버티기에 성공한 반면 SK는 잇따라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며 추격 의지가 한풀 꺾였다.

여기에 7위 KIA가 새롭게 추격자로 떠오른 모양새다. KIA는 SK를 잇따라 연파하는 등 최근 3승을 모두 끝내기 승리로 장식하는 무서운 뒷심을 보이고 있다. 멀어보였던 5위권도 추격의 가시권에 들어왔다.

특히 한화는 난적 두산을 상대한 이후 주말 KIA를 홈으로 불어들여 운명의 3연전을 치른다. 여기에 8위 롯데도 최근 4연승으로 가을야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과연 포스트시즌 막차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한화, 퀵후크의 아쉬움은 남는다

이번 주중 3연전에서 한화는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2위 두산과 1승1패를 나눴다. 특히 상대가 좌완 특급 장원준과 유희관을 냈음에도 연패를 면한 점이 고무적이다.

28일 한화는 대어 사냥에 성공했다. 올해 이미 10승을 거둔 장원준을 상대로 이겼다. 사실 이날 한화는 선발 카드에서 열세였다. 자책점(ERA) 7점대에 허덕이던 송은범이었다. 그러나 송은범은 5이닝 2실점, 기대 이상의 호투로 10-2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장원준은 5회도 채우지 못하고 7실점하며 무너졌다.

다만 한화는 연이틀 대어를 낚지는 못했다.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두산 선발 유희관에 7회 2아웃까지 1득점으로 막혔다. 유희관의 다승 단독 1위(13승) 질주를 바라봐야 했다.

'모처럼 컨디션 좋았는데...' 한화 배영수(왼쪽)가 29일 두산전 4회 2사 1루에서 아쉬운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오는 모습.(잠실=한화 이글스)

 

기회는 있었다. 한화 선발 배영수는 4회 2아웃까지 노히트 경기를 펼치며 순항했다. 다만 이후 연속 홈런을 내주며 1-2 역전을 허용한 뒤 볼넷을 내주며 다소 흔들렸다. 그래도 투구수가 불과 68개, 더 던질 만했다.

하지만 한화 벤치는 배영수를 내리는 초강수를 뒀다. 배영수는 진한 아쉬움 속에 마운드를 내려갔고, 뒤를 이은 송창식은 2루타 2방 등 3안타와 고의 4구 포함해 3볼넷을 허용, 3실점으로 무너졌다. 투수 교체 실패였다. 결과론이지만 배영수를 그대로 뒀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한화는 30일 신인 김민우를 선발로 세워 위닝시리즈에 도전한다. 김민우는 지난 25일 삼성전에서 4회 2아웃까지 1실점으로 호투한 바 있고, 올해 두산전 5이닝 무실점 중이다. 다만 상대 선발 허준혁도 최근 5경기 3승의 상승세다. 한화는 필승 계투 송창식을 쓸 수 없는 가운데 박정진-권혁-윤규진 트리오의 분전이 절실하다.

▲SK, 최후의 보루 정우람이 무너졌다

사실 이번 주는 SK가 5위를 탈환할 호기였다. 한화가 난적을 상대하는 사이 SK는 하위권인 KIA를 만나는 대진이었다. 지난주까지 한화에 0.5경기 차 6위였기에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실제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듯싶었다. 28, 29일 두 경기 연속 9회초까지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9회말 1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연이틀 KIA에 끝내기 패배를 안고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한화와 승차가 1.5경기로 벌어졌다.

'우람아, 너마저' 최근 KIA와 원정에서 연이틀 끝내기 패배로 무너진 SK 마무리 정우람.(자료사진=SK)

 

무엇보다 최강 마무리 정우람이 무너진 게 뼈아팠다. 28일 SK는 에이스 김광현을 투입해 필승 의지를 다졌다. 지난 9일 이후 모처럼 등판한 김광현도 6회 2사까지 2실점, 기대에 부응했다. 이후 윤길현이 1이닝을 막아내 3-2 리드를 지켜냈다. 그러나 SK는 정우람이 9회 1사 1, 2루에서 김원섭에게 끝내기 역전 3점포를 맞고 3-6 패배를 안았다.

29일도 아쉬웠다. SK는 8회까지 4-3으로 앞섰다. 특히 2-2로 맞선 8회초 상대 에이스 양현종과 최고 몸값(4년 90억 원)의 사나이 윤석민에게 2점을 뽑아내 승기를 잡았다. 8회말 1점을 내주긴 했지만 그래도 2연패를 끊을 만했다.

하지만 정우람이 다시 흔들렸다. 9회 볼넷 2개와 안타 1개로 만루 위기를 자초한 정우람은 2사 만루에서 브렛 필에게 2타점 끝내기 안타를 얻어맞고 고개를 떨궜다. 상위 타선으로 이어지기 전에 주자를 내보내지 말았어야 했는데 8, 9번 대타 김다원, 이홍구에게 볼넷을 내준 게 화근이었다.

▲KIA-롯데, 끝까지 가보자

반면 KIA는 기사회생했다. 지난주를 마쳤을 때만 해도 KIA는 SK와 승차가 4경기나 됐다. 한화와도 4.5경기, 5위가 멀어보였다.

하지만 SK를 연파하면서 희망이 생겼다. 패배의 나락에서 연이틀 승리로 벌떡 일어서면서 SK와 승차도 2경기로 좁혀졌다.

무엇보다 연이틀 끝내기 승리를 거두면서 팀 사기가 충천했다. 28일 김원섭이 자신의 1000번째 출전 경기에서 의미있는 한방을 날렸고, 29일에는 필이 '효자 용병'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만약 KIA가 30일까지 SK를 잡는다면 더 격차를 좁힐 수 있다. 다만 벼랑에 몰린 SK가 선발 켈리를 내세워 필승 각오로 나선다. 켈리는 최근 3연승에 올해 KIA에도 1승 ERA 1.42로 강했다. ERA 8.28의 KIA 선발 김병현이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변수다. 이후 KIA는 주말 한화와 원정에서 5위 도약의 분수령에 선다.

'까까머리가 끝냈다' 29일 각각 SK와 LG를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날린 KIA 브렛 필(왼쪽)과 롯데 박종윤.(자료사진=KIA, 롯데)

 

롯데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 주말 KIA와 이번 주중 LG까지 이른바 '엘롯기' 대전에서 4연승을 달렸다.

특히 KIA와 마찬가지로 29일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상대 필승조 이동현-봉중근이 나선 연장 10회말 박종윤이 적시타를 때려내 한 여름 사직벌을 열광시켰다.

KIA와는 반 경기 차, 5위 한화와는 4경기 차다. 멀어보이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더욱이 주말에는 신생팀 케이티와 대결을 펼칠 예정이라 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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