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없다고 설마?' 29일 경기 중 9회 송구하는 과정에서 발목 부상을 입어 30일 한화전에 결장한 두산 주포 김현수.(자료사진=두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한화전이 열린 30일 잠실구장. 경기 전 두산 선발 명단에는 간판 타자 김현수(27)의 이름이 빠져 있었다.
두산 관계자는 "김현수가 어제 9회초 수비 때 홈으로 송구하는 과정에서 오른 발목을 살짝 접질렸다"면서 결장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상태가 심각하지는 않아 엔트리에서 빠지진 않았고, 대타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현수의 3번 타순에는 주장 오재원이 들어갔다. 또 김현수의 좌익수 수비는 정진호가 맡았다. 두산 주포 김현수의 결장은 일장일단이 있었다.
일단 오재원은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기세를 올렸다. 0-0이던 4회말 오재원은 선두 타자로 나와 볼넷을 골라냈다. 이후 2루를 훔쳐 호투하던 상대 신인 선발 김민우를 흔들었다. 김민우는 1사 2루에서 양의지에게 잘 맞은 우선상 2루타성 타구를 맞았으나 1루수 신성현의 다이빙 캐치로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김민우는 오재일을 고의 4구로 거르고 정진호 타석에서 오재원에게 3루 도루를 허용했다. 볼넷으로 2사 만루에 몰린 김민우는 폭투를 던져 선제점을 내줬다. 유유히 홈을 밟은 오재원이 발로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김민우는 결국 또 다시 볼넷을 내주고 강판했다.
이후 한화는 박정진을 투입했으나 김재호에게 다시 볼넷을 내줬다. 밀어내기 실점하며 0-2로 끌려갔다. 주장 오재원의 끈기와 기동력이 물꼬를 튼 2점이었다.
▲'추가점 무산' 두산, 결국 역전 허용
하지만 김현수의 공백은 생각보다 컸다. 타선에서 무게감이 떨어졌다. 기동력과 작전도 필요했지만 3번 타순에 더 절실했던 것은 한방이었다. 두산 타선은 볼넷 8개를 얻어내면서도 3안타 빈공에 시달렸다. 선제 2득점도 적시타가 아닌 폭투와 볼넷 등 상대 투수의 난조 때문이었다.
이날 두산 클린업 트리오는 볼넷 1개씩을 얻어냈다. 그러나 승부처였던 7회까지 안타가 없었다. 오재원-로메로-양의지 중심 타선이 8타수 무안타였다. 정진호 역시 3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
특히 5회 추가점 기회가 아쉬웠다. 선두 타자 허경민의 안타로 기회를 잡은 두산은 3번 오재원 타석에서 희생번트를 댔다. 1점을 더 얻어 승기를 굳히겠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1사 2루에서 4번 로메로가 좌익수 뜬공에 그쳤다. 이후 볼넷 2개로 2사 만루를 맞았으나 김현수 대신 출전한 정진호가 박정진의 초구를 건드렸다. 투수 땅볼로 물러나 기대했던 추가점에 실패했다.
김현수는 규정 타석을 채운 두산 타자 중 최고 타율(3할3푼4리)이었다. 팀내 타점 1위(71개)에 홈런 2위(14개)였다. 김현수가 있는 두산 공격과 없는 타선은 차이가 컸을 터.
특히 7월 타율 3할8푼9리(72타수 28안타) 맹타를 휘두른 김현수였다. 물론 부상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결장이었으나 김현수의 공백은 두산이 이날 패배한 원인이 됐다. 반면 한화는 4번 김태균이 3타수 2볼넷 무안타에 그쳤지만 간판 좌타자 김경언이 2안타 4타점을 올려 뒤를 받쳤다.
승부처에서 추가점이 무산된 두산은 승기를 내줬다. 6회와 7회 김경언에게 잇따라 동점과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끌려갔다. 8회도 쐐기점을 내준 두산은 한화 필승조 박정진-윤규진-권혁에 눌리며 2-5 패배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