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사병 해외여행 지원'…족(足)장이가 남기는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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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 김원길 사장 "아름다운 흔적 남기며 살아야죠"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면서 살아야지요."

수제화 전문기업인 안토니의 김원길(사진·54) 사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작년에 10억 원 정도를 봉사했는데 10년 뒤에는 연간 100억 원을 사회에 내놓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구두장이로 외길 인생을 살며 번 돈을 즐겁고 유쾌하게 쾌척하자는 것이 그의 철학.

김 사장은 "혼자 잘 사는 게 아니라 제 후배들이 대대손손 재밌게 잘 살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가 요즘 가장 애착을 두는 나눔 활동은 육군 9사단(백마부대)과 2011년 시작한 ‘모범 사병 해외여행 지원’프로젝트다.

김 사장은 "첫째 아들이 특전사로 입대한 뒤 면회를 갔을 때 군대가 너무 지루하다고 하더라"며 "사병들이 재밌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해외 휴가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업에 성공한 뒤 해외 여행을 다니면서 세상에 대한 식견을 넓히게 됐다"면서 "해외휴가를 다녀온 사병들도 사고의 폭이 확대되는 것을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선택한 휴가지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등 유럽이다.

김 사장은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문화 유산이 많은 유럽을 가면 인간 능력의 한계를 볼 수 있다"면서 "단시간에 무얼 이루기보다 시간을 들여 꿈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9사단에서 김원길 사장의 지원으로 유럽 휴가를 다녀온 사병은 지금까지 모두 18명.

2013년 백마부대 명예사단장으로 위촉되기도 한 그는 "해외 휴가를 다녀온 사병들의 만족도가 높아 백마부대 내 지원자는 4명에서 올해 6명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지원을 받아 생애 첫 해외 여행을 다녀온 백마부대 김용운(21세) 병장은 "군대와서 해외에 나갈 것이란 것은 생각도 못해봤다"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껴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병들의 호응이 커지자 김 사장은 2년 전부터 '전진용사상’을 받은 1사단(전진부대) 모범병사도 해마다 4명씩 호주 여행을 가도록 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선행의 이면엔 구둣방에 틀어박혔던 김원길 사장의 과거 우울했던 나날들이 있다.

충남 당진 출신인 김 사장은 18살에 무작정 상경해 서울 영등포의 작은 구둣방에서 견습공으로 구두 기술을 배웠다.

"20대를 돌아보면 너무나 우울하다"는 그는 "중졸 출신에 직업도 변변치 않으니까 이상형의 여자와 데이트는 꿈도 못 꿨다"고 회상했다.

악착같이 기술을 익힌 김 사장은 6년 만에 전국기능경기대회 제화 부문 동메달을 땄다.

이를 계기로 암울하던 그의 인생도 180도 달라졌다.

구두 장인이 된 그는 지금은 없어진 '케리부룩'이란 회사를 거쳐, 맨손으로 국내 컴포트슈즈 업계 1위 회사인 안토니를 일궈냈다.

2011년에는 이탈리아 브랜드 '바이네르(Vainer)'도 인수하며 매출 500억 원대 기업인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나눔 전도사로서의 행보도 전방위적이어서, 지역 주민과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한 효도잔치부터 골프 꿈나무 육성 사업, 농작물 판매 지원,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활동 등 그의 기부와 봉사 활동 목록은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김 사장은 "봉사활동은 중독성이 있고 베푸는 것이 너무 즐겁다"면서 "나보다 더 재밌게 사는 사람에게 3000만원을 주겠다고 공약했는데, 아직 상금을 받아간 사람이 없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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