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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사이다, 온몸이 쪼그라드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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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사이다="" 피해="" 할머니="">
-농약낌새 못 느꼈다, 하루묵은 사이다인줄…
-몸이 실실 돌아가, 픽 쓰러져 버렸다
-누군가 고의로 넣은듯, 범인 검거해야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사이다 뚜껑 달라, 용의자가 표식한 듯
-평소 불만가졌던 주민 범행대상 삼은듯
-무색무취 농약특성 인지한 내부인 소행?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 (피해 할머니),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초복 잔치로 평화로웠던 한 시골 마을이 한순간에 공포의 도가니에 휩싸이게 됐습니다. 경북 상주의 한 마을회관에서 농약이 섞여있는 사이다를 나눠 마신 여섯 분의 할머니들이 중태에 빠져서 급기야는 어제, 할머니 한 분이 돌아가시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된 것인데요. 실제로 사이다를 드시고 구급차에 실려 갔던 할머니 한 분에게 당시 상황이 어땠는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신변보호를 위해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어머니, 나와계시죠?

◆ ○○○> 네.

◇ 박재홍> 어머니, 지금 몸이 어떠세요?

◆ ○○○> 몸이 어제는 조금 개운한 것 같더니 오늘은 자꾸 가라앉아요.

◇ 박재홍> 아…몸에 힘이 없으시고요.

◆ ○○○> 예.

◇ 박재홍> 그런데 그 사이다는 어떻게 드시게 된 건가요?

◆ ○○○> 복날이라고 음료수를 사먹다 남은 게 있어요. 그걸 누가 냉장고에서 가지고 나와서 시원한 거 한 잔 했어요.

◇ 박재홍> 그러니까 어르신들끼리 같이 더위 피하시다가 냉장고에서 꺼내왔다고 해서 같이 드신 거네요.

◆ ○○○> 예, 그거 복날에 먹다가 남은 거래요.

◇ 박재홍> 그 사이다는 누가 준 거예요?

◆ ○○○> 사이다는 누가 줬는지도 모르겠어요. 옆에 앉은 할머니들이 따라서 주더라고요.

◇ 박재홍> 그러면 그 여섯 분 중 한 분이 냉장고에서 사이다를 꺼내오신 거예요?

◆ ○○○> 그렇겠지요.

◇ 박재홍> 그러면 전혀 모르시고 한꺼번에 드신 건데. 사이다 안에 사람이 먹으면 안 되는 살충제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할머니께서 드시면서 냄새라든가 색깔이 이상하다고 전혀 못 느끼셨어요?

◆ ○○○> 전혀 못 느끼고 사이다 맛이 그냥 하루가 묵어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지.

◇ 박재홍> 그냥 하루가 지난 묵은 사이다여서 김이 빠진 사이다였다고 느끼셨군요?

◆ ○○○> 원래 맛이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회관에는 수돗물이랑 물이 없어요. 그래서 시원해서 먹었어요.

◇ 박재홍> 그러면 시원하게 드셨던 건데요. 그러면 드시고 나서 어떠셨나요? 딱 드시니까.

◆ ○○○> 그 자리에서 나는 몸이 실실 돌아가요. 확 쓰러졌네. 내 발이 조그맣게 보여요. 발이 보이는데 아기 발 같았어요.

◇ 박재홍> 너무 어지러워서요?

◆ ○○○> 말은 안 나오지. 온 몸이 아기 같았어요. 내 눈에 다 작아 보여서…

◇ 박재홍> 몸이 줄어든 것처럼 보였다고요? 너무 어지러워서요?

◆ ○○○> 그래서 119 차로 갔는지, 뭘 타고 갔는지도 몰라요.

◇ 박재홍> 이런 참… 어려운 일을 당하셨는데 어떤 생각 드셨어요, 할머니?

◆ ○○○> 그거 범인을 잡아야 돼요.

◇ 박재홍> 범인을 잡아야 된다? 그러면 누군가가 마을회관에 살충제가 들어간 사이다를 넣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할머니, 누가 그랬을까요?

◆ ○○○> 누군가가 넣어도 넣었지. 안 넣었으면 어떻게 하겠어요.

◇ 박재홍> 실수는 아닌 것 같으세요?

◆ ○○○> 범인을 잡아야 돼요. 제발 힘써서 도와주세요.

◇ 박재홍> 어머니, 빨리 건강 회복하시고요. 저희도 이 뉴스 계속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 네.

◇ 박재홍> 음독피해를 입은 할머니의 목소리 들어봤습니다.

(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 박재홍> 이어서 이번 사건의 고의성 여부와 범인 심리에 대해서 범죄 전문가의 의견 들어보죠. 건국대 경찰학과의 이웅혁 교수를 연결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이웅혁>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일단 경우의 수를 좁혀봐야 될 것 같은데요. 우선 농약을 고의로 넣었느냐, 아니면 실수로 넣었느냐. 이게 중요할 것 같은데요. 교수님은 두 가지 가능성 중에 어느 쪽에 무게가 실린다고 보십니까?

◆ 이웅혁> 실수로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저는 고의로 넣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봅니다. 농약이 섞인 사이다가 냉장고 안에 있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고의성이 크지 않겠느냐고 보고요. 왜냐하면 굳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마을회관 냉장고 안에 고의가 아니더라도 농약을 넣은 사이다를 두지 않는 것이 보통의 일이죠.

또한 사이다의 뚜껑이 자양강장제 뚜껑으로 덮어져 있었는데요. 그것이 혹시 용의자가 하나의 표식행위를 한 것이 아니냐고 추측해 봅니다. 왜냐하면 음료수를 다량으로 구입을 했는데 자기는 먹지 않기 위해서 일종의 표식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상당히 고의성이 크지 않겠는가. 종합적으로 봤을 때 실수보다는 고의로 독극물을 넣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정황상 봤을 때 의도적, 계획적인 범행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시는 거군요.

◆ 이웅혁> 네,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하필이면 어르신들이 평소에 많이 모이시는 마을회관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요. 그렇다면 이게 이런 사정을 잘 아는 내부인의 소행일 가능성이 클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이웅혁> 그렇죠. 아무래도 마을회관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내가 상당히 불만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그곳에 많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고요. 그렇다고 본다면 그 사람이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계획을 세워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고 봅니다.

또 설령 그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그분과 함께 다니는 일련의 노인들도 내가 생각하는 적으로 간주를 해서 위해와 공격의 피해대상이 돼도 무방하다는 생각을 마음에 두었을 수도 있고요. 마을회관이라는 특수성을 알고 있는, 즉 내부 사정에 상당히 밝은 자가 용의자일 가능성이 크지 않은가 추정됩니다.

◇ 박재홍> 지금 저희와 인터뷰했던 할머니는 평소에 동네 마을회관에 물이 별로 없기 때문에 물 대신 음료수를 마셨다는 말씀을 하셨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것을 보면 실제로 마을회관에 계신 분들의 생활을 잘 아는 그런 사람이 범인일 가능성이 크겠네요.

◆ 이웅혁> 그렇죠. 만약에 그 할머니의 말씀 자체가 아주 100% 정확하다면 더욱더 내부인 소행 가능성이 높지 않은가 추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CCTV가 마을 입구에는 설치가 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조사한 바에 의하면 외부인이 최근에 이 마을에 등장하거나 나타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렇다면 80여 명인 마을 주민 가운데 범인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이 되고 있는 상황이겠네요. 그리고 사이다에 들어 있던 농약이 원예용 제초제다, 살충제라고 알려지고 있는데요. 농약특성이 또 무색무취라고 하잖아요. 그러면 이러한 농약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범인일 가능성이 높겠네요.

◆ 이웅혁> 예, 아마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크고요. 농약이 만약에 색깔이라든가 냄새가 바로 나는 것이라면 피해자가 바로 감지를 할 수가 있기 때문에 그것까지도 나름대로 마음에 둔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추정해 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본격적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만약에 마을 내부인 소행이라면 자수할 가능성도 있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이웅혁> 상당한 불안감이 분명히 있고 수사의 압박감이 오는 것에 따라서 마음이 흔들릴 수는 있겠지만 구체적인 증거와 용의선상이 압축되기 전까지는 자수할 가능성이 적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수사과정도 지켜봐야겠네요. 말씀 고맙습니다. 건국대 경찰학과의 이웅혁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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