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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탈세용 외제차 씽씽 달리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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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들어볼까요?

◆ 김성완> 요즘 도로에 외제승용차가 부쩍 늘었다, 이런 느낌 받지 않으셨어요?

◇ 박재홍> 이름만 듣던, 알 만한 회장님 차들이 간혹 보여서 깜짝 놀라죠.

◆ 김성완> 우리나라 사람들이 갑자기 돈을 많이 벌어서일까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요. 그것은 아닙니다. 비밀은 바로 세금에 있는데요. 탈세용 외제차 씽씽 달리는 한국,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외제차가 많이 늘었다, 수치, 구체적 근거가 정확히 있는 건가요?

◆ 김성완> 있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빨리 수입차 시장이 성장하는 곳이 바로 한국인데요. 지난 6월 한 달에만 2만대가 넘게 팔렸습니다. 이게 역대 최고치입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를 보면 6월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가 2만 4270대인데요. 지난 달보다 32% 증가했고.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 이상 늘었습니다. 그러니까 지난해 같은 달에서 36%, 39% 계속 늘어났다고 하는 걸 따져보면 한 100%이상 늘었다고 봐도 크게 무리는 아닐 것 같습니다. 반면에 국산 승용차 판매대수는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는데요. 10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판매되는 승용차의 97%가 국산차였습니다. 그런데 5년 전부터 수입차 판매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해서 93%로 떨어지더니 불과 몇 년 사이에 81%까지 떨어졌습니다. 신차 10대 중 2대는 수입차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벤츠나 BMW, 아우디 이런 독일자동차 3사가 국가별 판매순위를 쫙 매겨봤더니 한국이 톱10 안에 들어갑니다. 일본보다 더 많이 팔린다고 합니다.

◇ 박재홍> 일본보다요? 자랑스러워해야 되는 건가요?

◆ 김성완> 자랑스러울만한 건 아닌 것 같은데요.

◇ 박재홍> 그런데 5년 전부터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확 늘어난 것도 아니고.

◆ 김성완> 그렇죠. 수입차 순위가 전세계 30위 정도 수준인데. 수입차 비율로 따지면 전세계 최고수준이라고 합니다.

◇ 박재홍> 수입차도 그런데 다 같은 수입차가 아니잖아요. 수억원을 호가하는 차도 눈에 자주 띄던데요.

◆ 김성완> 아까 회장님 차량 말씀을 하셨지만 회장님 차들이 회장님이 그렇게 많이 늘었나? 도로에 즐비해요, 사실은. 저도 굉장히 많이 느끼는데요. 요즘 도로에서 운전하기 겁난다는 분들 굉장히 많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사고나면 엄청나게 또.

◆ 김성완> 잘못하면, 스쳐도 집 한 채 값이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가 타고 다녀서 유명해진 스포츠카 마세라티라는 게 있는데요. 이게 가격이 2억원이 넘습니다. 작년에 아시아태평양 지역 판매량의 3분의 1 이상이 우리나라에서 팔렸습니다.

◇ 박재홍> 아, 그래요?

◆ 김성완> 대당 가격이 2억원에서 5억원을 호가하는 벤틀리. 강남 매장 판매실적이 전세계 1위입니다. 그리고 벤츠의 최고급 승용차 라인인데요, 대당 가격이 3억원을 호가하는 마이바흐. 차를 사고 싶다고 졸라도 3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그렇게 대기자가 많습니다.

◇ 박재홍> 이건희 회장이 탄다고 해서 또 화제가 됐죠. 마이 바흐.

◆ 김성완> 맞습니다. 다음 달 출시예정인 페라리 '488 GTB'라고 하는 게 있는데요. 최고 시속이 355km입니다. KTX하고 맞먹는 속도인데요. 3억 1000만원짜리인데 40명이 지금 예약대기를 걸어놨다고 합니다.

◇ 박재홍> 우리나라에서요?

◆ 김성완> 우리나라에서만.

◇ 박재홍> 350km을 우리나라에서 어디에서 다닐지 잘 모르겠는데. 여러분 오해하지 마십시오. 자동차 광고하는게 아닙니다. 그러면 무슨 돈으로 이 비싼 차를 다 사는 거죠?

◆ 김성완> 이게 바로 오늘의 행간인데요. 아무리 부자라고 하더라도 3억원짜리 차 타는 거, 이거 자기 돈 내고 타는 거 쉽지 않겠죠. 이건희 회장 정도면 모를까. 대부분 법인차들입니다.

◇ 박재홍> 법인에서 산다?

◆ 김성완> 억대 수입차의 60%가 법인 소유인데요. 올들어 지난 달까지 슈퍼카 5대 브랜드 판매량이 2만 3000대인데 그중 50%가 넘는 1만 4000대가 법인소유였습니다. 제 여담이지만요. 제 차가 14년 됐는데 정비소에 가끔 가게 되는데, 정비소 사장님이 ‘외제차의 대부분이 법인 차량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걸 제가 들은 적이 있는데요. 지난해 법인리스 차량이 7만 9000대가 팔렸는데 4년 전보다 75%가 증가한 겁니다.

◇ 박재홍> 그러면 법인 명의로 차를 사서 개인이 탄다는 거네요.

◆ 김성완> 대부분 그렇게 사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이게 왜 이런 일이 가능했냐면요. 법인세도 줄이고 고급승용차도 생기고 꿩 먹고 알 먹고이기 때문인데요. 법인이나 개인 사업자가 세금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서든 수입을 비용으로 털어내야 합니다. 비용을 많이 썼다고 해서 세금을 조금 내려는 것인데, 이걸 필요경비항목이라고 합니다. 사업에 필요한 경비를 인정하고 공제해 주는 게 있는데. 여기에 승용차 리스도 포함되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그러니까 그만큼 비용으로 많이 터니까 수입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는 건데요. 예를 들어서 연봉 1억원인 개인 사업자라고 말씀드리면 1년에 2300만원 정도를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1억원을 벌면. 그런데 연리스비로 3000만원을 내는 외제차를 법인 명의로 산다, 개인사업자 명의로 산다 이러면 소득이 7000만원으로 줄어들어서 소득세를 1100만원만 내면 됩니다. 이런 식으로 해서 털어버리는 겁니다, 비용을. 이렇게 해서 올해 법인이 감면받은 세금이 한 1조 3000억 정도로 추정이 됩니다.

◇ 박재홍> 1조 3000억이면 입이 딱 벌어지는데. 그러니까 법인 명의로 사가지고 그걸 개인이 타는 그런 방식으로 탈세의 수단이 되고 있는 거네요.

◆ 김성완> 맞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든지 규제를 해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새정치연합 김동철 의원이 업무용 차량을 구입할 때 세금공제에 제한을 두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필요경비 인정액을 3000만원으로 제한을 하는 건데요. 예를 들어서 3억원짜리 차를 사도 필요경비를 3000만원만 인정하는 겁니다. 3억원짜리 차 같은 경우에는 기름을 엄청나게 많이 먹을 거 아니겠어요? 그런 걸 다 합치면 1년에 3억 5000, 4억원씩의 돈을 비용으로 떨어내던 것을, 이제는 3000만원만 인정해 주겠다, 이런 건데요. 이게 과한 규제다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일본 같은 경우에는 약 2700만원까지만 비용으로 인정해줍니다. 우리나라 차량으로 보면 소나타급 정도를 타면 인정해 준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 김성완> 미국은 리스비용의 85%만 인정을 해 주기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지금은 전액 인정을 해 주니까 제한을 하자는 거네요, 그러면?

◆ 김성완> 맞습니다. 전액 인정을 해 주던 것을 3000만원 정도로만 제한을 해 주면 그 나머지 것들은 사실 비용처리가 안 되기 때문에 고스란히 세금으로 물려야 하는, 그러니까 세금으로 내야 하는 그런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과연 이 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하고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을까, 이거 아니겠습니까? 물론 모든 법안에 관해서는 어두운 점이 있으면 밝은 점도 있고. 비용 문제도 지금 리스 얘기를 하지만 꼭 필요한 법인 차량도 있을 수 있거든요. 그런 문제 등이 있을 수 있지만 이게 수년 전부터 그러니까 2007년 정도부터 수차례 개정안이 제출이 됐었어요. 그런데 국회에서 계속 무산이 됐습니다. 왜 그럴까. 제가 가만히 생각해보니까요. 국회의원 중에 변호사, 의사 등 고소득 전문직이 너무 많습니다. 사장님들도 굉장히 많고.

◇ 박재홍> 회장님도 많잖아요.

◆ 김성완> 맞습니다. 아마 그런 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다만 국회의원들이 이거 하나만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지하경제 양성화하겠다고 해서 교통단속 엄청나게 많이 하고 있고. 담배가격도 엄청나게 많이 올렸잖아요. 갑자기 2000원씩이나 올렸는데. 그런데 국회의원들하고 관계 있다고 이 법안 통과 안 시키면 아마 틀림없이 오해받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경비인정 안 해 주면 경제가 위축된다, 이런 핑계 대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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