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앞세운 제품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한때는 사치재라는 인식이 높았던 향기 제품은 탈취, 방향제 제품을 넘어 이제 매일 쓰는 샴푸나 바디용품까지 점령한 분위기다.
애경은 '샤워메이트 위드 마릴린'의 최근 6개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0% 급증했다고 6일 밝혔다. '마릴린의 향을 입는다'는 콘셉트가 소비자들에게 소구하면서 지난해 4월 리뉴얼 이후 매출이 2배 가까이 늘은 것이다.
애경 측은 퍼퓸샴푸 시장에서 케라시스가 선전한 데 이어 향을 강조한 바디용품이 인기를 끄는 것에 고무된 눈치다. 애경은 앞서 지난 2012년 향을 메인 콘셉트로 한 케라시스를 런칭하면서 퍼퓸 샴푸시장을 탄생시킨 바 있다.
퍼퓸샴푸 시장은 비듬,두피 샴푸나 한방샴푸 등 지지부진하거나 줄어들고 있는 다른 카테고리와 비교했을 때, 시장점유율이 해마다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탈취·향균·방향제 등까지 포함한 국내 향기 제품 시장 규모는 연 2조5000억원으로 매년 1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도 아예 향 자체에 집중한 제품을 내놓는 사례가 속속 생기고 있다. '커피는 맛이 아니라 향'이라고 강조하는 코카-콜라사의 커피 신제품 조지아 고티카가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향기'라고 하면 향수를 가장 먼저 떠올렸는데, 지금은 굳이 향수가 아니더라도 여러 방식을 통해 자연스럽고 지속적으로 향을 누리려는 소비자가 많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