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중이던 메르스 환자를 모두 다른 병원으로 옮기기로 했다. 또 확진자와 접촉한 의료진 약 960명에 대해 전수 유전자 검사도 마쳤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4일 브리핑에서 "삼성서울병원 전체 의료진 3800여명 가운데 한 번이라도 메르스 확진자 진료에 참여한 96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 검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검사 결과 삼성서울병원 간호사인 184번(24·여), 의사인 185번(25·여)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의료진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날 확진된 185번 환자는 지난달 11일부터 29일까지 확진자들이 머무는 중환자실에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3일 실시된 유전자 검사에서는 음성이었으나, 지난 2일 일제 시행된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무증상 확진'으로, 감염 경로 역시 아직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았다.
정은경 현장점검반장은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감염됏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면서 "접촉자에 대해서는 조사와 조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확진자를 담당했던 의료진 960여명 중에서도 노출 정도나 일시에 따라 격리 대상으로 분류되는 인원은 14일간 자가격리를 실시할 예정이다.
격리가 끝나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음성으로 확인된 뒤 업무에 복귀할 방침이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메르스 확진자 16명으로, 이 가운데 12명은 국가지정 격리병상인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보라매병원으로 전원이 완료된 상태다.
또 156번(55) 환자는 완치돼 전날 퇴원했고, 나머지 3명도 보호자의 동의와 전원 병원의 준비 과정을 거쳐 모두 옮겨질 예정이다.
현재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있는 일반 환자는 총 390여명으로, 이 병원 병상이 1900여개인 것을 감안하면 평상시의 약 20%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영업 손실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의 손실보상금(예비비) 지원 대상에 삼성서울병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보건당국이 메르스 대규모 감염 과정에서의 부실 대응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